‘남자가 사랑할 때’ 첫 방송, 몰입도는 높은데 설정이 진부?

입력 2013-04-04 21:59   수정 2013-04-04 21:58


[김민선 기자] MBC 새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가 극과 극 반응 속에 첫 방송을 마쳤다.

4월3일 방송된 MBC ‘남자가 사랑할 때’(극본 김인영, 연출 김상호)에서는 주인공들의 운명적인 만남이 그려졌다. 한태상(송승헌)과 서미도(신세경)는 사채업자와 채무자의 딸로 처음 만났으며, 이재희(연우진)와 미도는 저소득층을 위한 쌀 나눔 행사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미도는 자신의 아버지를 자살까지 몰고 간 태상을 증오했으나 태상은 사채업자에게 맞서는 그에게서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보며 연민은 느꼈다. 또 재희는 까칠하고 당돌한 미도의 모습에 묘한 감정을 가지게 됐다.

가진 건 자존심뿐인 미도는 태상에게 차라리 자신을 사라고 말하지만, 정작 태상은 “네 나이 때 내가 이런 도움을 받았다면 이렇게 살지 않았을 거야”라고 말하며 대가없이 그를 지원했다.

이러한 태상의 모습은 보스(이성민)의 눈엣가시처럼 들어왔다. 2인자임에도 자신의 지시를 무조건 따르는 것도 아니고 자꾸만 의견을 제시하는데다 애인 백성주(채정안)의 마음마저 가져간 태상은 그를 분노케 했다.

치졸한 방법으로 태상을 제거하려 했던 보스는 미도를 납치했고, 미도를 지키고자 한 태상의 등에 칼을 꽂았다. 그 후로 7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죽은 줄 알았던 태상은 성공한 사업가로 나타나 다음 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태양의 여자’와 ‘적도의 남자’ 등을 집필한 김인영 작가는 이번에도 무게감 있는 극을 그려냈으며, ‘아랑사또전’과 ‘내 마음이 들리니’ 등을 연출한 김상호 PD는 “원래 멜로가 내 전문이다”라는 말을 입증하듯 적절한 회상신과 빠른 장면전환 그리고 클로즈업 기법으로 인물의 감정을 제대로 잡아냈다.

방송이 끝난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송승헌이 제 몸에 꼭 맞은 옷을 입은 듯하다”(ine*****), “어제 완전 빠져들어서 1시간이 참 빨리 가더군요”(shi****), “송승헌 씨 이성민 씨 연기에 감탄했습니다. 신세경 씨 연기도 무척 좋았어요”(sun*******) 등의 호평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들은 동시에 캐릭터 설정이 다소 진부하다는 의견도 보였다. 신세경의 “나를 사요” 대사는 과거 ‘가을 동화’ 속 원빈과 송혜교를 떠올리게 했으며, 이후 이어질 전개가 뻔히 보인다는 반응이다. 또한 신세경을 향한 송승헌의 한없는 사랑과 멋진 액션은 자칫 조폭과 대부업을 미화시킬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러한 진부한 캐릭터를 벗을 수 있을지에 대한 숙제가 던져지긴 했지만 주연배우들의 연기력과 연출 등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4월4일 방송될 MBC ‘남자가 사랑할 때’ 2회에서는 세월이 흘러 어엿한 기업가로 변신한 태상의 모습이 본격적으로 그려질 전망이다. (사진출처: MBC ‘남자가 사랑할 때’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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