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확실히 세련되게 변했다. 구형보다 차체를 컴팩트하게 다듬었다. 그러면서도 휠베이스는 늘렸다. 패키징 실력이 좋아졌다는 증거다. 차체 크기는 길이 4,525㎜, 너비 1,805㎜, 높이 1,610㎜, 휠베이스 2,750㎜다. 길이, 너비는 각각 20㎜, 15㎜ 줄었다. 높이는 40㎜ 낮췄다. 동시에 휠베이스는 50㎜ 늘렸다.
앞모양은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HID 헤드 램프는 크고 매끈하게 완성했다. LED 주간조명등은 포인트다. 패밀리룩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롬장식을 둘러 강조했다. 하단에 자리잡은 큼직한 그릴과 안개등이 호쾌한 느낌을 준다.
측면 실루엣은 해치백 세단에 가깝다. 차체를 낮추면서 A필러를 눕혀 날렵한 선을 만들었다. C필러부터 뒤쪽으로 떨어지는 각도도 해치백과 유사하다. 뒷모양은 SUV의 느낌이 강하다. 스포티지R이나 쏘렌토보다 현대자동차 싼타페가 떠오른다.
대시보드는 화려하지 않지만 깔끔하다. 센터페시아의 각종 버튼은 쓰기 편리하게 배치했다. 운전중 기기를 안전하게 조작할 수 있을 만큼 금방 익숙해졌다. 두툼한 스티어링 휠은 가죽으로 매끈하게 마감해 고급스럽다. 운전 시 팔꿈치가 닿는 문 손잡이나 센터콘솔을 비롯해 내부 곳곳에 가죽을 씌워 촉감이 부드럽다.
운전석은 버킷 타입으로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쿠션도 적당해 피로감이 덜하다. 주말 나들이 등 장거리 운전에 적합할 것 같다. 2열 시트는 6:4로 접힌다. 앞뒤로 180㎜를 움직일 수 있어 다리 공간이 넉넉하다. 또 뒤로 16도까지 눕힐 수 있는 리클라이닝 기능을 적용했다. 세단 2열에선 경험할 수 없는 점이다.
수납공간은 넉넉하다. 2열 시트 아래는 독립 수납공간이 있다. 디젤차종은 5인승이어서 7인승 LPI의 3열 시트 공간에 추가 수납공간이 있다. 2열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용량이 1,168ℓ까지 늘어난다.
▲성능
제원표 상 1.7ℓ VGT 디젤엔진의 성능은 140마력, 33.0㎏·m다. 시승 전 기아차 관계자에게 배기량 선택 이유를 물었다. 경제성과 정숙성을 고려한 판단이라는 설명이 돌아왔다. 이를 감안해 시승에 임했다.
시동을 걸고 아이들링 소음과 진동을 확인했다. 상당히 억제한 듯 했다. 적어도 카렌스 실내가 시끄럽다고 불만을 가질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시속 50㎞를 넘지 않는 도심주행에서도 정숙함은 여전하다.
차를 움직였다. 승차감이 푹신한 편이어서 세단을 운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SUV의 장점인 세단보다 높고 넓은 시야는 운전을 편하게 한다. 여성 운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다.
서스펜션은 주행성능보다 승차감을 우선한 세팅이다. 스포츠 주행은 자제하는 게 좋겠다. 속도를 높이면 출렁임이 심해진다. 그러나 고속도로 제한속도인 시속 110㎞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문제없다. 핸들링도 예상보다 안정적이다. 무게중심을 낮게 가져간 효과로 해석된다.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기대하기는 무리지만 힘은 부족하지 않다. 치고 나가는 맛은 없어도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지체없이 부드럽게 속도를 붙여 나간다. 고속에서 변속시점은 생각보다 조금씩 지체된다.
▲총평
시승에 앞서 진행한 신차설명회에서 기아차 임원진은 신형 카렌스가 기존 세그먼트로 분류할 수 없는 새로운 컨셉트라고 강조했다. 신조어를 만들지도 않았고, 일반 소비자에게 이미 익숙한 '크로스오버'라는 용어도 쓰지 않았다. 그저 '세단 스타일과 RV의 공간활용성을 결합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자연스럽게 시장에 파고들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출시 전부터 판매가격이 비싸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디젤차와 LPG차 간 가격차이, 트림별로 구형과의 가격비교 등을 통해 적극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풀체인지에 걸맞게 상품성을 강화한만큼 가격의 합리성은 소비자가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1.7ℓ 디젤의 판매가격은 2,085만~2,715만 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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