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자동차 급발진, 결함 확인 안돼"

입력 2013-04-09 18:42  

 국토교통부가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를 조사한 결과 원인이 될 만한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9일 밝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두 번의 조사결과 발표에 이어 이 날 3차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대상은 지난해 우선조사대상으로 선정한 6건의 사고 중 발표를 미뤘던 대구 효명동 앞산순환도로 YF쏘나타와,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BMW 528i 등 2건이다.

 YF쏘나타 사고의 경우 사고기록장치(EDR)와 제동 시스템 등을 정밀조사한 결과 급발진이 발생할 수 있는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23일 차주의 요청으로 진행한 EDR 공개분석결과 사고발생 5초 전 차의 속도는 시속 96㎞, 사고발생 시 속도는 시속 126㎞였다. 사고발생 5초 전부터 발생까지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기록돼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것으로 추정한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528i 사고는 당시 엔진제어장치(ECU)에 '제동등 점등'과 '브레이크잠김방지장치(ABS) 작동'이 기록돼 이 부분을 집중 조사했다. 운전자가 해당 기록을 자신이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은 증거로 내세웠기 때문. BMW측은 이러한 현상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국토교통부는 BMW에 해당 현상을 과학적이고 공학적인 방법으로 소명할 것을 요구했고, 회사는 모의충돌시험(SLED TEST) 시행결과를 제출했다. 모의충돌시험은 사고차의 충돌특성을 이용, 실제 사고와 유사하게 사고상황을 재현하는 실험이다. 에어백과 안전벨트 개발이 주 목적이다.

 BMW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시속 15㎞, 27㎞, 56㎞로 충돌 시 관성력으로 인해 브레이크 페달이 74~120㎜ 움직여 제동등이 점등되는 게 확인됐다. 또 ABS 작동의 경우 사고 발생 시 바퀴가 미끄러지는 휠 슬립 현상이 나타나거나 바퀴 간 회전속도가 달라져 ABS가 작동할 수 있다는 소명자료를 제시했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도 소명자료에 대한 검증을 위해 모의충돌시험을 시행한 결과 BMW측 실험결과와 마찬가지로 충돌 시 관성에 의한 브레이크 페달 밀림 현상을 확인했다. 국토부는 해당 실험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사고의 원인이 '차의 결함으로 인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윤진환 국토교통부 자동차운영과 과장은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사고 발생원인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걸 의미한다"며 "현재 기술력으로는 차의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간조사합동반의 목적은 잘못을 따지는 게 아니라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차 결함에 의해 발생하는 지 찾아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합동조사반에서 급발진 조사대상으로 선정한 6건의 조사를 마친 결과 차의 결함 유무와 급발진 원인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다고 전하고, 당초 발표대로 급발진 현상을 재현하는 공개실험을 시행키로 했다. 공개실험에 참여할 전문가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공고하는 급발진 현상 재현실험 신청서를 작성, 자동차결함신고센터(www.car.go.kr, 080-357-2500)에 내면 된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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