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선 기자] 2013년 유통 트렌드가 진화하고 있다. 점차 창조적인 가치에 역점을 둔 가치중심적 소비문화로 인해 일진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쇼핑 및 유통 관련 백화점 부문 1위 롯데백화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2013년 유통 트렌드 키워드를 발표한 바 있다.
바로 기분전환(refresh 기분전환), 경제불황(economic recession ), 아시아 열풍(Asian wave), 기술혁신(technology ), 창조적 융합(innovative convergence) 가치중심(value based), 친환경(eco friendly)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1인 가구 수가 증가함에 따라 편의성이 높은 상품의 수요가 증가하며 힐링 열풍이 지속되면서 기분전환을 위한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과도 관계가 있다.
가치중심적인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유통 트렌드도 좀 더 크리에이티브하게 발전하고 있다. 재미(fun)를 기본에 둔 새로운 방식의 소비 트렌드를 겨냥해 사업이 재편성되고 있는 것.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팝업스토어의 활성화를 들 수 있다. 팝업스토어란 짧은 기간 동안만 운영하기 때문에 ‘떴다 사라진다(pop up)’는 의미의 상점을 말하는데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한두달 정도로 짧은 기간만 운영하는 상점을 지칭한다
팝업스토어는 입소문 마케팅에 유리하고 브랜드의 특징을 자세히 알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2009년 해외유통시장에서 유행을 시작했다. 특히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데 효과적으로 패션뷰티 업계에서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다수의 브랜드에서는 브랜드 론칭이나 신제품 출시를 공식적으로 알리는 장이자 전시나 공연 등과의 콜라보레이션이나 고객들의 체험 등을 기반으로 둔 다양한 방식의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한 달 사이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명동본점에 각각 7일씩 팝업스토어를 진행한 패션잡화 브랜드 ‘블랙마틴싯봉’을 들 수 있다.
3월15일부터 21일까지 열린 잠실 팝업스토어에서는 일주일간 2억 매출을 달성하며 인기를 입증한 바 있다. 팝업스토어 진행 당시 2013 SS 신상품들은 물론 팝업스토어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혜택을 파격적으로 적용하여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고 이는 팝업스토어 종료 후에도 재구매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블랙마틴싯봉의 경우 3월12일 오픈한 롯데 미아점을 제외 압구정, 영등포 타임스퀘어, 홍대, 롯데 울산, 롯데 대구, 롯데 광복점에서도 3월 매출 1억 돌파를 기록한 바 있다.
이와 같이 기록적 매출을 달성하는 데 과연 팝업스토어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롯데백화점 매입부 장창모 MD를 통해 이모저모를 들었다.
Q 블랙마틴싯봉 팝업스토어 오픈의 목적과 계기는?
A 플랫슈즈에 대한 수요 증가가 첫번째 이유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이힐보다는 플랫슈즈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플랫슈즈 시장 상황 속에서 블랙마틴싯봉은 마틴싯봉이라는 고급스럽고 프렌치시크한 이미지와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2012년 혜성과 같이 등장했다.
이러한 상품성을 높게 평가하여 2012년 1월 울산점을 필두로 롯데백화점에 속속 입점을 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전개하고 있는 3개점에서 구두 브랜드 중 매출 1~2위를 다투고 있다. 향후 블랙마틴싯봉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게 되어 잠실점 팝업스토어인 더웨이브 오픈 행사로 진행하게 되었다.
Q 팝업스토어 오픈이 백화점 매출에도 영향을 주나?
A 팝업스토어의 가장 큰 목적은 카멜레온과 같이 변화하는 매장을 보여줌으로써 백화점에 생동감을 연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블랙마틴싯봉과 같은 경우는 1월에 처음 오픈하여 몇 개월간 고정 매장에서 폭발적인 고객반응을 일으켜 왔다. 이것은 팝업스토어 본연의 역할인 역동성 뿐만 아니라 매출이라는 부수적인 효과 또한 얻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진행한 온라인 우수 여성의류 브랜드 ‘나인걸’의 팝업스토어는 7일간(3월1일~7일) 2억이라는 매출을 기록하며 백화점 팝업스토어의 위력을 보여준 사례다. 그러나 단순히 매출만을 생각하기 보다는, 협력업체의 입장에서는 백화점 방문 고객들에게 상품과 브랜드를 소개해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홍보의 기회가 될 수 있고 백화점은 기존 매장과는 다른 느낌의 트렌드를 고객들에게 유연하게 제시할 수 있는 등 매출외에 다른 중요한 것들이 매우 많다고 생각한다.
Q 팝업스토어 vs 백화점 내 단독매장, 차별성을 두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치나
A 팝업스토어의 핵심은 생동감이다. 일반 정상 매장은 오늘의 매장과 1년 뒤의 매장이 같기 때문에 생동감 있는 매장을 연출하는데 많은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팝업스토어의 장점을 살려 내기 위해서 기존 인테리어 집기와 차별성을 두는데 역점을 두었다.
일례로 블랙 마틴싯봉의 로고인 사슴(마티니)를 매장 집기 위로 입체적으로 노출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팝업 스토어의 성격상 고객이 일시에 집중적으로 몰릴 것을 예상하여 일반 단독 매장의 한달 준비 물량 수준으로 대량 준비했다.
대체로 일반적인 팝업스토어는 한시적인 매장이기 때문에 예산적인 제약으로 인하여 인테리어 집기의 완성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테리어의 완성도가 낮으면 상품에 대한 이미지도 같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블랙마틴싯봉의 경우 집기의 완성도를 단독 매장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Q 시장불황을 겪고 있는 현재 블랙마틴싯봉이 성공요인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블랙마틴싯봉 브랜드에 대해 내부적으로 분석한 성공 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 플랫슈즈 시장의 지속적 성장이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플랫슈즈 수요가 지속적 증가하는 시장환경을 분석, 도입기에서 성숙기로 전환이 되는 시점 론칭했다.
두번째, 명확한 콘셉트와 아이디어다. 네온과 비비드 컬러 등 과감한 컬러와 3켤레 신발 론니 슈즈 등 독특한 아이디어의 아이템이 소비자의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했다.
세번째, 블랙마틴싯봉은 ‘브랜드 인지도+합리적인 가격’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다. 디자이너 마틴싯봉의 프렌치시크 이미지를 10만원대 전후의 슈즈와 30만원대 백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다가왔다.
네번째, 시장트렌드에 맞는 상품구성과 편집숍 콘셉트다. 최근 편집숍 주도의 유통 트렌드를 반영한 슈즈와 백, 악세서리, 섬유 등 다채로운 상품 구성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다섯번째, 모기업의 유통 노하우와 자금력에 대한 신뢰감 때문이다. 1967년 창업한 ㈜슈페리어의 축적된 유통 노하우와 자금력을 통해 브랜드가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사료된다.
한편 블랙마틴싯봉은 프랑스의 패션 디자이너 마틴싯봉의 감성을 담은 패션 잡화 브랜드다. 현재 울산과 대구, 광복, 전주점과 서울 직영점 3곳(압구정, 타임스퀘어, 홍대), 롯데 미아점 등 8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반기 내 롯데백화점 명동본점과 잠실점 등 매장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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