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이 출범 1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참가 대수를 늘리고 경기 재미를 더하기 위해 많은 제안이 주최측과 팀 사이에 오갔고, 그 결과물이 지난 20~21일 개막전에 나타났다.
가장 큰 변화는 대회 대표격인 제네시스쿠페 챔피언십을 두 클래스로 나눈 것. 실력이 비슷한 팀끼리 경쟁을 붙여 보다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를 유도하고, 최상위 클래스에 피트 스톱을 도입해 변수를 더했다. 올해 성적에 따라 클래스 간 승급과 강등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그러나 성장을 위한 많은 변화에는 피할 수 없는 진통이 따랐다. 특히 제네시스 쿠페 하위 리그격인 20클래스 출전 팀들은 이번 변화의 수혜자이자 불편도 감수해야 했다. 먼저 20클래스 출전 차는 10클래스보다 제약이 많다. 차동제한장치(LSD)를 교환할 수 없고, 타이어는 하드타입만 지급된다. 엔진출력은 전자제어장치(ECU) 세팅으로 10클래스보다 낮춰야 한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제네시스쿠페 챔피언십에 참가했던 팀은 비용을 들여 성능을 약화시켰다. 상위와 하위 클래스의 명확한 구분을 위한 것이지만 성능 기반의 경주에서 성능 제한을 둔 결정은 참가팀보다 주최측 편의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 20클래스 경기에 대한 참가자들의 반응은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10클래스와 별도로 순위를 정해 시상식과 상금이 수여됐기 때문이다. 팀 주목도를 높이고, 경제적인 혜택도 거둘 수 있다. 동기부여가 되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실력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개막전 20클래스 우승자인 이문성 바보몰 감독 겸 선수가 좋은 예다. 결승전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이문성 감독은 "20클래스는 나를 위한 경기 같다. 오랜만의 우승이어서 기쁨이 더하다"며 "내 실력이 지금 프로와 아마추어 경계선이라 생각한다. 신예 선수들이 나를 뛰어넘어 시상대에 선다면 상위권 경쟁 실력을 갖추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20클래스에는 바보몰, 채널A동아일보, 록타이트, 리얼레이싱 등 지난해까지 하위그룹을 형성하던 팀과 스쿠라-모터스포츠, 스토머 레이싱, 울산토바 등 신규 팀이 가세했다. 이들은 쏠라이트인디고, 아트라스BX 등 상위팀보다 힘든 환경에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KSF라는 무대가 없으면 레이싱팀도 활동할 자리가 없다. 반대로 팀이 없으면 대회도 없다. 생존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면 이제는 서로의 입장을 살피고 보듬을 시기다. 무엇보다 각 팀에 대한 주최측의 생각이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속담과 같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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