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중개수수료율 상한선이 법정화됨에 따라 자동차판매사와 금융사의 손익계산이 한창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금융위원회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부업법) 개정에 따른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대부업자와 여신금융회사가 지급하는 대부중개수수료율에 상한선을 설정했다. 수수료율 상한선은 대출규모에 따라 차등화했다. 대출규모 500만 원 이하는 5%, 500만 원 초과 1,000만 원 이하는 4%, 1,000만 원 초과는 3%를 각각 적용한다.
개정안의 시행일은 오는 12일이다. 그러나 시행일 이전인 6월1일부터 개정안이 적용될 전망이다. 시행령 적용 기준이 대출금 지급일인데, 일반적으로 그 날이 익월 10일 전후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미칠 파장은
자동차업계에선 이러한 변화가 당장 여신사와 수입차 판매일선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업법이 정의한 대부중개수수료에는 자동차 판매사원에 대한 판매수수료, 금융상품을 판매한 대출모집인의 수수료, 딜러와 금융사 간 계약수수료 등이 모두 포함돼서다. 개정안의 목적이 서민금융 안정과 대부 이자율 저하인만큼 법정 한도치는 기존 판매사원 등이 받던 금액보다 낮게 정했다.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 대상은 수입차 판매사원이다. 각사가 공식적으로 제안하는 판촉조건 외에 판매사원은 자신이 받는 수당과 수수료의 범위 내에서 추가 할인이나 틴팅,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등을 서비스한다. 그러나 새 제도를 시행하면 판매수수료가 사라지거나 줄어들어 그 만큼 개인이 제공하던 소비자 혜택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한 수입차 판매사원은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평균적으로 차 1대 팔아서 받는 수당보다 할부나 리스 중개 수수료가 4~5배 정도 많다"며 "개정안을 시행하면 (여신사 등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수수료가 80% 이상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여신업계가 우려하는 점도 대출모집인(에이전트)의 자동차금융 영업력 저하다. 여신사는 은행과 달리 지점 수가 적어 사외 대출모집인에 대한 영업의존도가 높다. 실제 자동차금융의 경우 대부분 모집인을 통해 계약을 성사한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개정안을 시행하면 할부대출 1,000만 원 기준 최대 4.5%의 수수료를 지급할 수 있는데, 이를 대출모집인과 딜러사, 판매사원이 나눠야 하는 구조"라며 "이들 3자의 몫이 모두 줄어드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 발효가 가져올 변화는
업계는 개정안 발효를 앞두고 여신사와 자동차판매사 모두 대출모집인을 배제한 사업구조를 모색하고 있다. 대출모집인이 받을 수당만큼 판매사원에게 보전해주기 위해서다.
여신업계는 대출영업을 정규직이 맡거나 기존 모집인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2개월간 고용승계, 비용증가 등의 이유를 들어 적극 나서는 업체가 없었지만 최근 한 대형 캐피탈업체가 개인 대출모집인을 계약직으로 모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입차업계에선 일부 딜러사가 모집인을 거치지 않고 여신사와 직접 거래하기 위해 금융담당자를 채용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금융상품 이용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리스상품 중 운용리스는 중계수수료 상한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그렇다. 금융위원회는 운용리스료를 물건 사용의 대가로 보고 이자범위에서 제외한 것. 따라서 소비자가 할부가 아닌 운용리스를 이용할 경우 판매사원은 현재와 같은 수익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개정안 시행으로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면 금리가 낮아질 여지가 생긴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실질 이자액에는 각종 수수료가 포함돼 있어서다. 거래율이 낮긴 하지만 금융리스 역시 리스료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영업일선에서 판매사원이 운용리스로 적극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할부를 선택했을 경우 이전보다 혜택이 줄어드는 반면 운용리스를 택하면 기존 혹은 그 이상의 좋은 조건을 제시받을 수 있어 나쁘지만은 않다.
한편, 업계 일부에선 이번 개정안이 수입차업계에 끼칠 영향이 적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이자율이 낮아지는 만큼 여신업계는 원금을 높여 결국 받는 금액을 보전하는 방식을 취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운용리스는 이번 개정안에 포함하지 않아 자칫 과도한 리스 영업을 촉발할 위험성은 있다"고 예상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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