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급발진, 원인으로 '제동장치 압력 이상 추정'

입력 2013-05-27 17:36   수정 2013-05-27 17:36


 -자동차업계, 추정일 뿐 과학적 검증 없어 반박

 자동차 급발진이 제동장치 압력 이상으로 발생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별도의 진공펌프 설치를 통해 사고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 발표됐다. 그러나 자동차업계는 원인이 추정됐을 뿐 과학적 실험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26일 자동차급발진연구회(이하 연구회, 회장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자동차 급발진 원인을 추정했다. 이 자리에서 김 교수는 "이번 급발진 원인 추정 발표는 국토해양부의 급발진 조사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며 "원인으로 추정되는 진공배력장치 문제는 어디까지나 추정된 것일 뿐 재현 실험은 제조사의 몫"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여러 급발진 원인 연구 가운데 이번 추정의 신뢰도가 가장 높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논란을 일으키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연구회가 지목한 원인은 브레이크 진공배력장치의 '압력 서지(Pressure Surge)' 현상이다. 사람의 힘으로 자동차가 멈출 만큼 제동력을 충분히 늘려주는 제동 배력장치 내의 공진 현상으로 급발진이 발생하다는 것. 즉, 배력장치가 운전자 페달 답력을 높여줄 수 있는 힘을 엔진으로 들어가는 공기의 압력에서 가져오는데, 이 때 압력차가 발생해 공기 흐름을 여닫는 밸브가 최대한 개방되면 급발진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급발진은 점화를 통해 엔진이 작동하는 가솔린 및 LPG에서 집중되며, 그 이유는 점화 엔진은 진공배력장치가 흡기관에 연결돼 있는 반면 디젤엔진은 배력장치가 별도의 압력을 만들어 주는 장치(진공 펌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급발진 연구회 김창용 연구원은 "급발진 현상은 1970년대 이후 시작됐고, 변속기 오조작 방지 장치(시프트 록)가 적용되기 시작한 2000년 중반 급격히 떨어졌지만 근본적인 전자식 가속제어장치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며 "대책은 디젤차처럼 별도의 엔진 흡기관에서 힘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별도의 진공펌프를 완성차 제조 과정에서 부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지구상에 운행되는 자동차 10억대 가운데 7억대 정도가 ETCS 적용에 따른 압력 서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실험을 통해 문제가 입증되면 대량 리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회사는 없다"고 단언했다.

 더불어 김필수 교수는 "이번 원인 발표는 추정이고, 남은 과제는 실험을 통해 입증을 하는 것"이라며 "실험은 제조사가 스스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급발진 원인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며 "30년 누적된 급발진을 원인 연구 측면에서 접근했다는 점을 살펴야 하고, 급발진은 제동페달을 밟거나 떼 때 발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원인 추정 발표에 대해 완성차업계는 흡기다기관의 압력차는 수시로 발생하는 곳이며, 자동차의 여러 장치 작동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해당 원인만으로 급발진을 추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정부가 관련 시험을 앞두고 있는 데다 무조건 자동차에 문제가 있거나 결함이 있는 것처럼 개연성만 가지고 발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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