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현대·기아차·르노삼성 '반색', 쉐보레·BMW '난색'

입력 2013-06-20 02:47   수정 2013-06-20 02:47


 올해 하반기 환경부의 전기차 급속충전기 보급계획이 가시화되면서 자동차제조사들 사이에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환경부가 기아차 레이와 르노삼성 SM3의 충전 방식을 보급키로 결정해서다. 반면 북미 방식을 따른 BMW i3와 쉐보레 스파크 EV는 충전에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14일 환경부에 따르면 당분간 전기차 급속충전기는 레이가 채택한 직류(DC) 차데모 방식과 SM3 Z.E.에 적용하는 교류(AC) 3상 방식을 보급한다. 주로 차데모 방식을 추가하는 한편 교류 AC 3상 방식은 기존 충전기가 설치된 장소에 추가하거나, 계약상황에 따라 개별 설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결정에선 북미식 직류(DC) 콤보 방식을 배제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올 하반기 출시할 쉐보레 스파크EV와, 2014년 국내에 소개할 BMW i3 등이 DC 콤보 방식인 것. 지난해말 기준으로 전국에 설치한 급속충전기는 모두 80기로, DC 차데모 방식이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의 절대 다수가 레이이기 때문이다.

 박광칠 환경부 교통환경과 전기차보급추진팀장은 "DC 콤보 방식을 배제하는 게 아니라 현재 해당 기술은 표준화돼 있지 않아 정부 시행사업에 입찰 자체를 할 수 없다"며 "한국산업(KS) 표준은 안되더라도 단체표준 인증을 우선 받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기차 보급을 위해 충전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지만 도로 시설 등 대형 사업과 달리 충전기 설치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며 "신형 전기차 출시 시점에서 계약상황 등을 고려해 맞춤식으로 충전기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결정으로 당장 DC 차데모와 AC 3상이 국내 표준규격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국내 표준을 정하는 권한은 기술표준원에 있는 것. 기술표준원은 공용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급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섣부른 표준화 결정은 경계하는 모습이다. 지난 4월 열린 전기차 급속충전 방식 표준안 선정 공청회에서 양상배 기술표준원 연구관은 "급속충전기는 아직 국제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유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성급한 충전소 보급은 부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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