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신차 공세에 국산차 휘청되나

입력 2013-06-20 08:15  


 -하반기 수입 신차 주력 차종 많아

 국산차의 내수 시장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시장 회복 속도가 좀처럼 더딘 데다 하반기 수입차 대표 차종의 신차 출시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땅히 돌파구가 없다는 점에서 국산차 고심이 깊다. 수입차 점유율 확대를 막아내야 하는 국산차로서는 그야말로 발등에 불에 떨어진 격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신차는 약 30종이다. 이 가운데 국산차는 연식 변경에 따른 제한적인 변화, 기존 차종의 파생 상품 정도만 준비돼 소위 '파괴력 부재' 문제가 예상된다. 반면 수입차는 주력 차종이 출격을 준비중이어서 대조적이다. 

 우선 폭스바겐은 7세대 골프를 내놓는다. 4년 만에 등장한 완전변경 신차로 이전보다 연료효율이 23%(유럽기준) 개선되고, 안전·편의 품목도 대폭 강화했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는 8월 A클래스를 추가한다. 글로벌 소형차 전략에 따라 개발된 '젊은 벤츠'로, 국내 시장에는 직렬 4기통 1.8ℓ 직분사 터보 디젤 엔진을 얹은 A200 CDI부터 소개된다. 아우디 역시 새로운 엔트리 세단 A3 투입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오는 24일 벤츠가 주력 E클래스 페이스리프트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1월 북미국제오토쇼에 처음 공개됐으며, 기존 제품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일신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수년간 수입차 돌풍의 중심에 서 있던 BMW 5시리즈 역시 9월 페이스리프트를 예고했다. 신규 LED 헤드램프와 범퍼 등으로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고 다양한 디젤 엔진을 탑재해 트림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처럼 수입차 공세가 신차 중심으로 강화되자 국산차 업계는 주력 차종의 상품성 강화로 일단 급한 불을 끈다는 방침이다. 판매량은 물론 수익 보존을 위해 자동차 회사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중형차 판매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포문은 르노삼성차가 열었다. 1.6ℓ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을 얹은 SM5 TCE를 출시한 것. '중형차 = 2,000㏄'라는 인식이 강한 국내 시장에서 고성능 다운사이징 엔진으로 승부를 걸었다. 최대 190마력과 ℓ당 13㎞의 연료효율(복합기준)이 강점으로 차별성을 강조했다. 덕분에 초반 기류는 상승세다.






 기아차는 외관 디자인을 일부 개선하고, 상품성을 높인 더 뉴 K5를 내놨다. LED 안개등과 신규 라디에이터 그릴 등을 적용했다. 차가 접근할 경우 시각·청각 신호로 경고를 알리는 후측방 경보 시스템과 전후방 주차보조 시스템, 동승석 통풍시트, 뒷좌석 열선 시트 등 안전·편의품목을 강화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내수 점유율 확대를 위한 수입차 공세가 만만치 않다"며 "내수 시장 위축이 우려되는 시점에 국산차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가지치기나 부분변경 제품 등으로 방어에 나서지만 그간 사례를 비춰봤을 때 성공으로 보기는 어럽다"며 "판매 볼륨이 높은 중형차 선전이 필요할 때인 만큼 국산차 업계 전략도 중형차의 상품성을 강화하거나 디자인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급한 불을 끄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누적 내수 판매대수는 56만2,46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6만1,695대로 전년 대비 19.4% 증가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두 자리 수를 기록했던 수입차 승용 점유율은 지난달 12%를 넘기도 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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