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에게 '레드: 더 레전드'가 뜻깊은 이유 (종합)

입력 2013-06-29 20:19  


[윤혜영 기자] 배우 이병헌이 '레드: 더 레전드'로 돌아왔다.

6월28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시어터홀에서 열린 영화 '레드: 더 레전드' 쇼케이스 및 R.E.D 클럽파티가 열려 '지.아이.조' 1, 2에 이어 세 번째로 할리우드 작품에 진출한 이병헌이 팬들과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이날 이병헌은 영화 제목처럼 붉은색 수트를 입고 무대까지 이어져 있던 레드 카펫에 올랐다. 그는 꽤 오랜 시간 동안 팬들에게 직접 사인도 해주고 사진도 함께 찍으며 매너를 과시했다.

포토타임을 가진 후 그는 리포터 김태진의 진행으로 영화에 관련된 토크를 이어나갔다. 

'레드: 더 레전드'에서 프랭크(브루스 윌리스)를 암살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계속 그를 쫓으며 싸우는 암살자, 한 역을 맡은 이병헌은 "원래 캐스팅 될 때 중국인이었는데 프로듀서한테 '대세에 지장이 없으면 한국사람으로 바꿔달라'고 해서 이름이 한이 된 것 같다"며 "영화 장르가 액션 코미디인데 한 역시 2% 부족한 허당 킬러다"고 설명했다.

뉴올리언스에서 '지.아이.조2'를 찍고 있던 이병헌은 재키찬(성룡), 이연걸, 주윤발과 함께 캐스팅 물망에 올랐다. 그야말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캐스팅된 셈. 하지만 그는 경쟁자들의 이름을 듣고 "'다른 작품을 알아봐달라'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전작 '레드'를 워낙 재밌게 봤기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고 말문을 연 이병헌은 "(경쟁자들이) 워낙 훌륭하시고 티켓 파워도 센 분들이라 당연히 저는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제가 캐스팅 됐다더라. 아마 제일 싸서 그런가보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병헌은 캐스팅에 얽힌 귀여운 로비 일화도 공개했다. '지.아이.조2' 프로듀서와 '레드: 더 레전드'가 같았던 것.

그는 "솔직하게 그 전에 로비도 잠깐 했었다. '지.아이.조'를 촬영하는데 거의 캐스팅 가능성이 있다는 애기를 들었을 때 프로듀서한테 식사하자고 했다"면서 "매니저한테 '한국에서 좋은 와인을 구해달라'고 해서 식사가 끝나고 와인을 줬다"고 전했다.

이어 "이게 무슨 와인인지 아느냐?고 물었더니 '이거 OO와인이 아니냐? 되게 좋아하는 와인이다'고 답하길래 '아니다. 이거 '레드' 와인이다'고 말했다"라며 "프로듀서도 '재밌는 유머였다'고 하더라. 그게 힘이 됐는지 안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재밌는 에피소드다"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이병헌은 '지.아이.조2'에서 만났던 브루스 윌리스는 물론, 존 말코비치, 안소니 홉킨스, 캐서린 제타존스, 헬렌 미렌, 메리 루이스 파커 등 내노라하는 배우와 함께 작업하게 됐다. 그 역시 "어렸을 때부터 너무나 존경하는 배우들이었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꿈꾸는 것 같은 기분으로 촬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렇게 대배우와 작업한 것도 개인적으로 영광이었겠지만 사실 이번 영화가 이병헌에게 뜻깊은 이유는 하나 더 있다. 

그는 "영화 내용 중에 제가 프라이빗 제트를 가지고 있다. 그 안에 쓸 소품으로 제 사진을 원하더라. 하나는 증명사진 또 하나는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와 찍은 사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갖다줬는데 막상 비행기 안에서 찍을 때 아버지 사진을 보니 굉장히 감개무량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병헌은 이어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TV의 '주말의 명화'를 보여주시면서 영화의 스토리며 배우들의 이야기며 심지어는 다음 나올 대사까지 이야기해주는 할리우드 영화에 빠져계신 분이셨다. 모르긴 몰라도 아버지의 꿈이 영화배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5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얼마 전, 할리우드 차이니즈 시어터에서 핸드프린팅을 하면서 영어로 소감을 말할 기회가 있었다. 그날 '아버지가 간접적이나마 출연하게 됐다. 이 장면을 보면 얼마나 뿌듯해하시고 아들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하실까'고 했더니 감독님이 감동스러운 얘기라며 PD를 불러 '아버지 성함을 알려달라. 이름 올라갈 때 스페셜 땡스에 이름을 넣어주시겠다'고 했다. 아버지의 첫번째 데뷔작이다"고 뜻깊은 감명을 전했다.

하지만 감동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는 "영화 홍보차 뉴욕에 갔는데 감독님이 '사진출연 또한 간접 출연이기 때문에 스페셜 땡스 말고 메인 연기자 타이틀에 아버지 이름을 넣었다'고 했다. 다시 한 번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레드: 더 레전드'는 25년 만에 재가동된 최강 살상 무기 밤 그림자를 가장 먼저 제거하기 위해 은퇴 후 10년 만에 다시 뭉친 CIA 요원 R.E.D의 유쾌 통쾌한 활약을 담은 작품으로 이병헌을 비롯해 브루스 윌리스, 메리 루이스 파커, 캐서린 제타존스, 존 말코비치, 안소니 홉킨스, 헬렌 미렌 등이 출연한다. 7월18일 개봉. (사진: bnt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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