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팀] 고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판을 치는 코스메틱 마켓에 당당히 중저가 화장품 미샤(MISSHA)로 시장을 평정한 에이블씨엔씨 주식회사(대표 서영필)가 칩시크(cheap-chic)의 신화를 다시 이어갈 수 있을까.
화장품은 비쌀수록 좋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뒤엎고, 중저가 코스메틱 브랜드 돌풍을 일으키며 브랜드샵 1위 자리를 고수해 온 미샤가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신발 끈을 다시 동여매고 있다.
2000년에 에이블커뮤니케이션을 설립, 온라인 코스메틱 브랜드 미샤를 론칭했다. 미샤는 처음에 ‘뷰티넷’이라는 온라인 전용매장을 통해 3,000원짜리 화장품으로 태어났다. 2004년 12월에는 매출액 1,000억 원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2005년 2월에는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2010년 4월 멤버십 회원 500만명 돌파, 같은 해 12월 2,400억 원 매출과 360개 중국매장 오픈, 2012년 약 4,500억 원 매출로 화장품 시장 3위로 등극하는 등 미샤의 수직 상승은 계속됐다.
작년에는 국내에만 613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샵인샵을 포함하여 전 세계 31개국에 1,121개의 매장을 오픈 하는 등 연간 매출 4,000억 원을 돌파하면서 당당히 국내 화장품 업계에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의 신화로 평가받고 있는 미샤의 성장 스토리를 살펴본다.
‘소비자가 정하는 화장품의 가격’
미샤는 창업 초기부터 ‘뷰티넷’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판매 및 고객과의 소통을 꾸준히 하고 있다. 뷰티넷에서 품평단, 마니아 구축 등 적극적인 활동을 유도해 의견들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반영하도록 한 것.
부정적인 의견이 보이는 제품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생산을 중단하고 회원들이 제안하는 제품을 개발하도록 힘쓰는 등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개발 제품에 대해서는 회원들이 품평하여 생산 여부를 판단한다. “뷰티넷 회원에게 미샤의 제품 가격이 얼마면 사겠느냐는 물음에 많은 고객이 3,000원을 꼽았다. 거기에 부가세 10%를 더해 3,300원이라는 제품가격을 정했다”라는 ‘미샤 3,300원의 신화’라는 책에 소개된 내용을 봐도 미샤가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브랜드 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미샤와 뷰티넷 회원 간의 오프라인 모임을 통하여 의견 차이를 좁히면서 소비자에게 한발 다가서고 있다. 이러한 지속적인 만남의 결과 이후 ‘미샤 그리팅데이’의 시발점이 되면서 미샤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됐다.
뷰티넷 ‘거침없는 서대표’ 게시판과 서영필 대표의 페이스북을 통해 솔직하고 직접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댓글을 달며 대표와의 직접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개설되어 있다.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표가 직접 의사소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온/오프라인에서 끊임없이 고객과 회사 간의 쌍방향 마케팅에 집중하도록 한 결과 지금 뷰티넷은 국내 최대 여성 뷰티포털로 성장했다.
합리적이고 정직한 가격의 화장품, ‘버블버블 제로버블’
화장품은 알고 보면 제품원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미샤는 이러한 화장품 시장의 좋지 못한 트렌드를 깨고 ‘합리적이며 적정한 가격의 정직한 화장품’을 실현시켰다.
직영점, 가맹점 형태의 직판 체제로 유통과정을 단축하고, 박스포장을 없애 사용설명서를 제품 뒤에 표기하도록 한 것. 그 밖에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비용구조 혁신을 통해 화장품 내용물이 용기값보다 비싼 화장품을 만들었다.
이에 미샤의 매출은 만 1년 만에 10배가 상승했으며 전국 주요 유통 거점을 장악했다. 하지만 오래 이어지지는 못했다. 첫 해엔 33억 원, 2003년 130억 원, 2004년에는 1,1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곧 유사 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쏟아지면서 미샤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도 떨어지게 됐다.
그중에서도 ‘자연주의 화장품’ 콘셉트를 내세운 더페이스샵이 등장하면서 2005년에는 업계 1위의 자리를 빼앗겼다. 인테리어, 제품의 콘셉트, 디자인, 광고 등 무엇하나도 미샤가 우위에 있는 것이 없었다. 심지어 더 나아가서는 ‘싸구려 화장품’이라는 인식까지 될 정도로 가치가 하락했다. 후발 브랜드들은 미샤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체계적으로 전략하여 등장했지만 미샤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방안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 주원인이다.
진검승부, 값비싼 수입화장품과 ‘맞짱’!
후발주자와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미샤는 차별화 전략을 다시 세웠다. 뷰티넷 재건과 제품력 보강, 제품들을 분류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브랜드 내 제품 라인업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 소비자 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은 싼 맛에 국내 브랜드 제품을 이용하지만 정작 갖고 싶어하는 화장품은 고급 화장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저가 라인을 줄이고 용기도 전부 바꿨다. 또한 주력 신제품을 고기능성 화장품에 맞추고 타깃을 25~35세로 선정했다.
“부담 없이 경험하고 냉정하게 평가하자”라는 슬로건의 ‘WHY MISSHA 1&1’이라는 프로모션을 내세웠다. 이 캠페인을 통해 왜 미샤이어야만 하는지, 미샤가 다른 브랜드들과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 제품이라는 것을 품질을 통해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급 수입화장품을 겨냥한 ‘비교 마케팅’을 진행했다. ‘SK-2의 피테라 에센스와 미샤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 ‘에스티로더 갈색병과 미샤 뉴 사이언스 액티베이터 앰플’, ‘ 시슬리 아이크림과 미샤 금설 기윤 아이크림’등 고가 화장품과의 비교 마케팅은 케이블 방송의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힌트를 얻어 제품의 품질을 직접 주장하지 않고 전적으로 소비자에게 품질평가 권한을 주면서 고객이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는 결과에 열광하고 자발적으로 제품에 대해 평가를 하기 시작했으며 지금도 많은 소비자가 비교를 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저가로 각인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고급 브랜드로 전환하고 핵심 주력 제품을 새로이 설정하여 미샤의 브랜드 리뉴얼 작업에 주력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마침내 미샤는 2011년 매출 3,302억을 달성하며 2005년 이래 ‘더페이스샵’에 줄곧 뺏겼던 브랜드샵 1위 자리를 되찾게 됐다.
한류 스타를 미샤 모델로
미샤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스타마케팅’이다. 미샤는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면서 워너비 스타와 한류스타를 모델로 기용하는 등 다른 브랜드와의 확실한 차별화와 고급화를 노렸다.
브랜드 고급화 작업을 하면서 자신감 넘치고 건강한 피부를 자랑하는 배우 김혜수가 프레스티지 스킨케어 브랜드 ‘타임 레볼루션 이모탈 유스’ 등의 신제품을 선보이며 강렬한 카리스마로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샤 특유의 트렌디하고 역동적인 아이덴티티를 강조해 매스티지 브랜드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것에 절대적인 기여를 해 매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왔다.
또한 한류스타 배우 이병헌을 내세우며 론칭한 남성 라인 ‘미샤 옴므 어번소울’은 탄력 있는 몸매와 매끈한 피부로 남성적인 매력을 한껏 발휘, ‘몸짱 신드롬’을 일으켰다. 특히 미샤 옴므 라인은 남성들이 미용에 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기능성은 물론 선호하는 향과 고급스럽고 심플한 용기 디자인 등 취향들을 세심하게 고려하여 출시됐다. 30~40대 남성들을 중심으로 ‘동안 피부 가꾸기’ 열풍이 불면서 이병헌처럼 젊어지고 싶은 남성들과 이병헌을 좋아하는 여성들에게 크게 어필됐다.
최근에는 해외에 거세게 불고 있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산 화장품 브랜드의 인기도 덩달아 올라감에 따라 미샤 역시 해외에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현재 미샤는 아시아 모델로 동방신기와 보아를 기용해 해외 뷰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의 긍정적인 이미지와 영향력을 중심으로 글로벌하고 고급스러운 브랜드 콘셉트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것. 그 밖에 워너비 스타 고준희, 박주미, 이혜상, 윤진이를 모델로 기용하며 국내외 소비자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 있다.
2017년 LG생활건강 추월 다짐
2004년 호주에 처음 진출한 이래 2006년 홍콩,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2008년 아랍에미리트, 베네수엘라, 뉴질랜드, 파라과이까지 모두 31개국에 약 천여 개의 매장을 열었다. 진출 초기에는 유색인종들의 다양한 피부 톤을 고려해서 다양하게 출시하였으나 제품의 다양성은 생각보다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미샤는 국가별 특징을 고려한 주력 제품을 선정, 특화된 화장품을 개발해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정했다.
중동시장은 스킨케어 제품에 주력하는 아시아와 달리 체취에 민감해서 향수에 대한 소비 욕구가 강했다. 이에 대용량 향수 대신 가격 경쟁력이 있는 대용량 미스트를 출시하여 수시로 들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여성들이 차도르를 두르고 눈만 드러나 있기 때문에 강렬한 눈 화장을 선호해서 스모키 화장 관련 제품을 강화하는 등 나라별 특색에 맞는 상품을 선정했다.
서영필 에이블씨앤씨 대표는 “제품군이 다양해지고, 프리미엄 제품들의 판매가 좋아짐에 따라 매장 확대에 가속화를 내려 한다. 매출 신장과 기업 성장을 위한 기반이 확고해졌다”며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와 함께 동북아 시장과 아랍권 시장에 더욱 집중해 글로벌 브랜드로서 확고한 입지를 굳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시장 중 가장 먼저 진출한 일본에서는 각종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처음 진출한 곳인 만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위해 뷰티 업계 현지인들을 고용하여 현지 영업 네트워크 구축에 중점을 두었다. 워낙 일본 화장품 시장은 규모도 크며 고객들도 까다로워 타국인이 아닌 일본 시장을 가장 잘 아는 현지인이 직접 하는 것이 나을 것이로 판단됐기 때문. 그 결과 매년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단독 브랜드샵과 샵인샵 등 다양한 곳에서 미샤의 제품을 볼 수 있게 됐다.
또한 최근 가장 큰 해외 시장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에서 본격적인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온라인 시장에서 강세를 띄며 10년 전 국내에서 일으켰던 돌풍을 다시 재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월에 있었던 중국 화장품 전문 쇼핑몰 1위인 쥐메이 3주년 이벤트 행사를 통해 미샤 화장품의 하루 매출액이 6,700만 위안(120억 원)을 기록하기도.
최선 중국법인 지사장은 현재 탄력을 발판 삼아 백화점 입점과 주요 상권의 브랜드샵 등 브랜드 이미지를 차곡차곡 구축해 2016년 매출 10억 위안 달성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최근 서 대표는 간담회를 통해 “지난 2012년은 미샤의 제품력을 확실하게 증명해내며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확대시켜 주도적으로 시장 성장을 이끌어온 의미 있는 해였다” 며 “2013년 매출목표 5,461억 원 달성을 기대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2017년도 매출 1조 원 돌파로 화장품 부문에서 LG생활건강을 추월, 국내 화장품 업계 2위를 차지하겠다”고 표명했다. 화장품 업계 2위인 LG생활건강을 잡지 않고서는 더 이상은 미샤의 미래도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샤는 소비자의 수요 트렌드에 앞선 창조경제를 통해 3,300원의 신화를 지속, 비용 대비 고도성장을 목표로 브랜딩 전략 구사에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이 미샤 뿐만 아니라 국내의 많은 브랜드들이 함께 성장하는 도화선이 되어 해외 명품 화장품 브랜드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작성: 홍지혜 기자, 김가현 기자 / 사진출처: 미샤 TV 광고 캡처, 뷰티넷 홈페이지, 미샤 페이스북, 서영필 대표 페이스북)
bnt뉴스 기사제보 beauty@bntnews.co.kr
▶[유행 예감] 요즘 대세 ‘컬러 파우치’ 리얼 사용 후기
▶[유행 예감] ‘원 포인트 메이크업’은 이렇게
▶“모두가 속았다!” 감쪽같은 민낯 뷰티 시크릿
▶스타일 甲 ‘고준희 헤어스타일’ 비법은?
▶“아빠 어디가” 아빠와 아이가 함께 하는 뷰티 아이템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