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팀]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은 ‘수입 화장품’과 ‘브랜드숍’이라는 이중 구도를 달리고 있다. 백화점에 들어서면 1층 매장 전체를 수입 화장품이 가득 메우고 있는 반면, 건물 밖은 각종 브랜드숍이 즐비하게 늘어서 소비자를 끌어 모으기 위한 이벤트 프로모션을 펼친다.
대한 화장품 협회가 발표한 2012년 화장품 수출입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 시장규모는 16조 6000억 원대로, 국산화장품과 수입화장품의 비중은 58대 42, 국산화장품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9억 8천만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으며, 5년 간 국내 생산 실적 성장률은 연평균 10.8% 보이고 있다.
수입화장품 실적 역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해 전체 12억 4천만 달러의 규모를 수입했다. 주요 수입국은 미국(30%), 프랑스(24%), 일본(18%) 순이며, 특히 전체 수입국 중 약 4분의 1 가량을 미국과 프랑스가 각각 차지하고 있었다.
국산화장품 성장, 브랜드숍의 영향 높아
수입 화장품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높은 제품 가격만큼 화장품의 효능이 크다고 믿는다. 또 수입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면 자신의 가치도 그와 함께 높아질 것이라 믿는 소비 심리도 작용한다. 때문에 여성들 사이에서 고가 화장품을 사용한다는 미묘한 자존심을 무너뜨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가운데 국산화장품의 성장은 국내 브랜드숍에 의한 한류열풍과 국산화장품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따른 결과이며, 국내 브랜드숍의 기술력과 규모 성장으로 가능해진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앞으로 5년 안에 국내화장품 무역이 수입화장품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브랜드숍이 수입 화장품과 경쟁구도에 설 만큼이나 인기를 누릴 수 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매스티지 전략이다.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똑똑한 현대인
매스티지는 대중(mass)과 명품(prestige product)을 조합한 신조어로, 명품의 대중화 현상을 의미한다.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 그리고 감성을 중요시하는 매스티지는 명품의 가치는 누리지만 가격은 저렴해 상류층의 라이프스타일을 추종하고 사회적 교류가 왕성한 현대인들의 소비 스타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국내 시장에 매스티지 열풍이 부는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얼어붙자 고가의 수입 화장품을 소비하던 여성층은 고가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살 수 있는 여력이 충분치 않아졌다. 이에 소비자들은 수입 화장품의 품질은 갖추면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매스티지 상품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SNS와 커뮤니티의 발달로 현대 소비자들은 뷰티 관련 정보를 쉽게 얻으며 비교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수입 화장품의 가격 거품이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한 케이블 방송에서 실시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는 다수의 중저가 브랜드숍 제품이 1등으로 선정되며 ‘비싼 게 좋은 화장품’이라는 편견이 허물어지고 있기도 하다.
가격과 품질로 당당하게 맞붙어
국내 브랜드숍은 수입 화장품과 브랜드숍 할 것 없이 제조 원가 자체는 매우 저렴하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화장품 용기와 디자인, 광고비 절감을 통해 제품 가격을 낮추며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뒤바꿔놓고 있다.
미샤는 기존 제품 보다 성능을 향상시킨 화장품을 저가 화장품 보다는 비싼 가격으로, 수입 화장품 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양 쪽 모두에 차별화를 둔 매스티지 제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광고 전면에 럭셔리 브랜드의 제품과 자사의 제품을 적나라하게 내세우며 당당히 경쟁하겠으니 비교해달라는 문구로 소비자의 관심과 호기심을 샀다.
그 결과 SK-Ⅱ의 ‘피테라 에센스’와 비교 제품으로 출시된 ‘타임 레볼루션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는 4개월 만에 50만 개 판매 기록을 세웠다. 에스티로더의 갈색병 에센스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리커버리 콤플렉스’의 효능을 갖춘 일명 보랏빛 앰플 ‘나이트 리페어 뉴 사이언스 액티베이터 앰플’은 2개월 만에 20만 개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시슬리의 아이크림과 경쟁하는 ‘미사 금설 기윤 아이크림’을 출시해 경쟁 구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인기 향수 브랜드의 부재, 블루오션을 노린다
미샤는 또한 수입 브랜드가 독식하고 있는 국내 향수 시장에 당당히 도전하고자, 세계적인 조향사와 ‘로 드 미샤’(L’EAU DE MISSHA) 향수라인을 공동 개발해 나가고 있다. 향수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착안, 향수 가격에도 매스티지 전략을 도입했고, 30ml에 3만 5천 원의 저렴하지만 수입 화장품만큼의 부담은 없는 가격대를 설정하였다.
미샤의 야심작인 만큼 출시 당시 한류열풍의 주역인 동방신기와 모델 이혜상이 함께 티저 영상을 제작해 옥타곤 클럽에서 론칭식을 올렸으며, 최근에는 동방신기와 전속 모델 고준희가 함께 찍은 광고 영상을 공개해 국내외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소비자들은 미샤 뷰티넷 홈페이지와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제품 후기를 남기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독창적인 향 개발과 디자인을 도입한 미샤는 해외 유명 향수에 견주어도 경쟁력이 있을 만큼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로서 도약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초라인부터 색조, 바디, 향수까지 완벽한 화장품 브랜드로써 입지를 다지게 되었다.
놓치기 힘든 끌림, 할인 이벤트가 터진다
이와 같은 열화와 한류열풍에 힘입어 미샤를 비롯한 더페이스샵, 에뛰드하우스, 네이쳐리퍼블릭 등의 브랜드숍 매장은 꾸준히 증가하며 국내에서 땅 값이 가장 비싼 명동을 비롯해 전국 메인 상권과 지하철역 상권 등을 섭렵하고 있다. 주기 별로 파격적인 할인 이벤트와 시즌별 사은품을 증정하며, 장‧단기적 매출 성장을 꾀하고 있다.
미샤는 매월 10일을 ‘미샤데이’로 지정해 미샤의 베스트셀러 제품을 최대 50%까지 할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8월에는 구매 금액별 사은품 증정 이벤트를 펼친다. 1만 원 이상 구매 시 미샤 네일폴리쉬 리무버 티슈 또는 네일 드라이 커버 증정, 4만 원 이상 구매 시 미샤 수퍼 아쿠아 마린 스템셀 미니어쳐 3종 세트 증정, 6만 원 이상 구매 시 미샤 민트 트윈 포켓 파우치를 증정한다.
또 누적 판매 수량 350만병 돌파기념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 뉴 사이언스 액티베이터 앰플을 출시했으며, 뉴 사이언스 액티베이터 앰플 리미티드 에디션 대용량(90ml)을 58,000원으로 인하해서 판매한다. 뿐만 아니라 선제품 1품목 구매 시, 동일 가격대 선제품을 하나 더 증정하는 1&1 행사를 진행하고, 에어-핏 매직 쿠션 케이스 구매 시, 드라마틱 파운데이션 미니어쳐를 증정할 예정이다.
이처럼 매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저렴한 화장품을 더 저렴하게 제공하고, 계절에 맞는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K-뷰티산업, 세계 화장품 산업의 기회
국내 브랜드숍의 반란은 수입 브랜드가 한국 백화점을 독과점하고 있던 국내 화장품 시장의 불균형을 바로 세워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나아가 현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창조경제, 경제 민주화에 부합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의 성장은 국내 수출 흑자와 소비 시장의 활성화로 결부된다. 브랜드의 매출 증가를 통해 화장품 프랜차이즈의 본사를 비롯한 수 백 개의 가맹점주들의 경제 활동에도 일조하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현재 토종 브랜드숍이 경제 시장의 주춧돌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국내외 시장에서 그들이 껴안아야 할 과제와 책임 권한 또한 더욱 방대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잠들지 않는 한류, 브랜드숍이 이끈다
브랜드숍의 인기는 이웃나라인 중국이나 일본을 비롯해 베트남, 홍콩, 인도네시아, 태국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더욱 폭발적이다. 이는 브랜드숍을 광고하는 국내 스타들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K-뷰티, 패션, 드라마, 음악, 음식, 관광 산업 분야까지 꾸준한 매출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
합리적인 매스티지 전략으로 어필하는 한국 브랜드 숍. 이들의 기술과 유통 시스템이 점차 강화되고 한류열풍의 중심에 화장품이 존재하는 이상 수입 화장품과 국내 브랜드숍의 경쟁 구도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브랜드숍은 뛰어난 제품 공정과 혁신적인 기술력을 키워 해외 시장으로 뻗어 나가야 할 것이며,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수입 브랜드와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세계 속의 한국 브랜드숍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사진제공: 미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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