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정 기자] 1980년대 이전에 출생한 성인이라면 어렸을 적 '이명래 고약'이라는 고약을 한번쯤은 붙여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당시만 해도 종기가 생기면 이명래 고약을 붙이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으로 여겨졌다.
이명래 고약은 용법에서도 특이했다. 종기가 곪기 전과 곪은 다음의 사용법이 달랐기 때문이다. 곪기 전에는 고약을 환부의 두 배 정도로 늘려서 매일 한번 씩 갈아붙였다. 곪은 다음에는 '발근고'라는 것을 녹두알 크기로 떼어내 환부에 붙이고 그 위에 다시 고약을 환부의 두 배로 늘려서 매일 한 번씩 갈아붙였다.
당시만 해도 왜 그렇게 종기가 자주 발생했는지 동네마다 고약을 붙인 아이들이 꼭 한 두 명씩은 있었다. 이미 고름이 생겨 환부가 아파오면 성냥불에 녹인 고약을 붙였고 그렇게 며칠 있으면 신기하게도 고름이 쏙 빠지고는 했다.
이명래 고약은 각종 종기에 사용되는 것 이외에도 주사 맞은 부위가 붉고 단단하게 부어올라 아플 때나 몸에 상처가 나서 붉고 단단하게 부어올랐을 때, 몸에 여드름 같은 종기가 날 때, 가시에 찔렸을 때나 가시를 뺀 후 아플 때, 가슴에 붉고 단단하게 부어오르며 통증이 느껴지는 종기 같은 염증이 생길 때, 문에 손이나 발을 찧었을 때 등 실로 다양한 상처의 치료제로 활용된 국민상비약이기도 했던 것이다.
1970년대 이전만 해도 전 국민의 상비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널리 사용됐던 이명래 고약. 이명래 고약은 왜 사라졌다가 어떻게 다시 나타난 것일까?
이명래 고약은 1906년 프랑스 선교사인 드비즈 신부로부터 서양약학을 배운 이명래 선생이 개발한 종기치료제다. 고약은 생약성분이 들어 있는 약재에 열을 가해 태운 후 제조된다. 고약 1g에는 연교, 금은화, 목향, 유향, 몰약 등의 염증을 삭히는 성분들이 들어 있다. 고름근을 빼내주는 역할을 하는 발근고는 소나무 뿌리를 태워 추출한 기름을 사용하여 제조한다. 창출, 황, 석검, 청피를 주원료로 만들어 진다.
'이명래 고약'은 우리나라 최초의 이름 상표 출원 제품이기도 하다. 이명래 고약은 본인 이름과 얼굴을 내건 상표 중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한 이명래 고약은 국내 최초의 신약이기도 하다. 이명래 선생의 막내딸이자 제헌 헌법을 기초한 유진오 선생의 부인인 이용재 여사는 구로구 궁동의 와룡산에 위치한 ‘이명래 고약 공장’에서 고약을 만들었으나 수요감소로 1978년 결국 문을 닫게 된다.
이명래 고약은 그러나 최근 다시 편리하게 개발되어 판매되며 사랑을 받고 있다. 토탈 헬스케어 유통 전문기업인 태전약품에서 편리해진 밴드타임으로 만들어 시판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의 명성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이 아직도 종기에는 이명래 고약을 찾고 있어 판매가 꾸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명래 고약은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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