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패션업계 “유통업, 엔터테인먼트 등 新사업 진출, 새 전략 짠다”

입력 2013-08-29 08:50  


[윤희나 기자] 장기화되는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국내 패션업계가 위기를 겪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SPA 브랜드의 사세 확장과 소비자의 소비 패턴 변화, 급변하는 유통 환경 등이 더해지면서 패션업계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적응하지 못한 패션업체들은 매출 부진으로 경영난에 시달리거나 결국 브랜드를 중단하는 사태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패션업계에 위기의식이 놓아짐에 따라 패션업체들은 저마다 위기 극복 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고 각자의 장점을 살린 전략을 세워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패션 사업과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를 전개, 신 성장동력으로 삼는가하면 기존 브랜드를 리뉴얼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新비즈니스 사업 전개 ‘신 성장동력’으로


패션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패션 외에 새로운 비즈니스 사업을 구상하는 업체들도 증가하고 있다. 패션과 관계없는 엔터테인먼트, 외식업에 진출하거나 편집숍, 유통 관련 브랜드를 론칭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이랜드그룹과 세정이다. 세정은 최근 라이프스타일 패션 전문점 웰메이드를 론칭했다. 월메이드는 인디안 등 다양한 자사 브랜드를 한곳에 모은 원스톱 멀티쇼핑공간으로 폭넓은 연령대와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카테고리 브랜드를 추가로 론칭하고 기존 인디안 매장을 웰메이드로 리뉴얼할 계획이다. 2014년까지 매출 5,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키고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등 해외에도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박순호 회장은 “경기 불황과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국내 패션업계가 위기를 맞았다. 이에 대응할 필요성을 느껴 우리만의 방식을 담아 새로운 비즈니스를 전개하게 됐다. 그동안 40년이 패션 전문 기업이었다면 향후 40년은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 유통사업을 바탕으로 성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랜드그룹은 한류 콘텐츠 사업에 진출한다. 10월부터 한국 드라마와 K팝 등 한류 콘텐츠를 엮은 ‘와팝’ 공연을 시작하는 것.

한류 열풍에 비해 관련 상품과 문화를 공간이 없다고 판단, 3년 전부터 한류 콘텐츠를 구상했다. 와팝은 한류 드라마 명장면을 상영하고 K팝 가수들의 콘서트를 가미한 새로운 형태의 공연으로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첫 번째 공연은 ‘이병헌과 함께 떠나는 아름다운 추억의 사랑 테마 여행’이며 지속적으로 다양한 드라마, K팝 가수들의 공연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랜드그룹은 2015년까지 이랜드의 공연을 보러 한국에 찾는 관광객을 500만명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브랜드 리뉴얼’로 리프레시


달라진 소비자와 시장 흐름에 맞춰 기존 브랜드를 새롭게 리뉴얼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기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되 변화된 고객의 니즈나 트렌드를 반영, 새로운 이미지를 어필하는 것. 특히 요즘과 같은 경기 침체에 투자 비용이 높은 새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보다 기존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 

코오롱FnC부문은 사업을 중단했던 남성복 맨스타를 리뉴얼해 내년 S/S시즌에 리런칭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는 유지하되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 중가 브랜드로 포지셔닝해 고객들에게 어필한다는 전략이다. 기존에 백화점 영업 대신 가두점, 아울렛 위주로 전개, 차별화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백화점 브랜드 이미지는 유지하되 가격 경쟁력을 높여 남성 고객들을 잡을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LG패션은 ‘질스튜어트 액세서리’를 리뉴얼한다. 이를 위해 올초 갭, 리즈클레이본에서 액세서리 전문 디렉터 캐시리를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라인별로 차별화된 라인과 신규 친환경 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캐시리 CD는 “가을 시즌 리뉴얼의 핵심은 단순히 디자인만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뉴욕 오리진을 높이고 친환경 제품 라인을 확대해 브랜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다”고 리뉴얼에 대해 설명했다.

이처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패션기업들이 앞다퉈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변화에 소극적이었던 업체들도 시장 흐름에 맞춰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주변 환경과 남들의 방식을 따라가기 보다는 철저한 마켓 조사 및 소비자 분석을 통해 자신만의 강점을 살리면서 새로운 환경에 맞는 전략과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사진출처: 세정, 질스튜어트 액세서리, 금강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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