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스마트폰, 자동차를 점령하다

입력 2013-08-29 10:40  


 스마트폰이 자동차 시장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연결한 '커넥티드(Connected)'로 음악을 듣거나 통화를 하고 영화를 보는 건 이미 오래 전이다. 이젠 자동차의 시동을 걸고, 창문을 내리고, 선루프를 여닫는 수준에 이르렀다. 심지어 자동차의 고장 상태까지 스마트폰으로 진단 가능한 시스템도 등장했다.






 이 가운데 애플은 최근 자동차용 iSO7을 발표했다. iOS7 기반의 핸드폰을 자동차에 연결하면 'IVI(In Vehicle Information,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휴대폰을 더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미 비슷한 기능을 여러 완성차업체가 내놓고 있지만 사용자 경험이 풍부한 애플이 내놓았다는 점에서 파급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본다면 IVI 시스템은 자동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기능이 됐다. 오디오, 내비게이션, 핸즈프리 등 과거 별도로 분리됐던 여러 기능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고 있다. 또한 자동차 내부 관리 및 조절 기능과 외부를 연결하는 자동차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BMW i드라이브(iDrive), 메르세데스-벤츠 커맨드(Comand), 아우디 MMI 등을 비롯해 포드의 마이포드 터치와 싱크(SYNC), 크라이슬러 유커넥트(uConnect)와 같은 IVI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메이커나 브랜드마다 다양한 시스템을 소개하는 중이다. 






 그러나 IVI는 무엇보다 시스템의 안정성과 확장성, 기기 간 호환성과 업그레이드 편의성, 소비자들의 인식과 편의성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그만큼 개발에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아직까지 독자적인 IVI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완성차회사들도 많다.

 또한, 이런 고려사항들 때문에 시스템 플랫폼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와중에 애플사는 지난 6월에 열린 2013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13, Apple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2013)에서 iOS7과 함께 자동차전용 통합 IVI 시스템 플랫폼을 발표한 것이다. 
 
 자동차용 iOS는 올 가을에 정식 배포될 예정인 iOS7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용 iOS가 탑재된 IVI 시스템을 iOS7으로 구동되는 아이폰과 연결한다는 의미다. 휴대기기의 다양한 기능을 IVI 시스템으로 활용토록 하겠다는 의지다. 이미 다른 자동차용 IVI 시스템을 통해 제공되는 휴대폰 통화와 내비게이션 기능은 기본이며, 일부 시스템에서 제공되는 문자 메시지(SMS) 전송 및 수신 기능도 iOS 고유 메시지(iMessage) 기능을 통해 구현된다. 음성인식인 시리(Siri)와 문자을 읽어주는 아이즈프리(Eyes Free)로 이뤄져 운전 중 스크린에 시선을 빼앗기거나 별도의 조작이 필요 없다.

 하지만 이번 WWDC 2013에서 자동차용 iOS는 상세히 언급되지 않았다. 특히 자동차 제어 시스템 통합 부분과 관련된 내용은 살짝만 소개됐을 뿐 활용도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풍부한 소비자 경험을 갖춘 애플의 고정 소비자가 많다는 점이다. 이는 곧 기존 업체들에게 상당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또한 IVI 플랫폼 시장에 애플이 진출, 운전자가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쓸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금까지 자동차회사가 스마트폰 연동을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야말로 스마트폰이 자동차를 선택하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김태식(자동차전장칼럼니스트)
 autosoftca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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