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신화' 김정훈, "서울대 치대 자퇴? 살짝 아쉽지만…"(일문일답)

입력 2013-09-03 15:58  


[윤혜영 기자] JTBC 월화드라마 '그녀의 신화'(극본 김정아, 연출 이승렬)에서 김정훈(도진후 역)이 완벽한 캐릭터 구축으로 물오른 연기감각을 뽐내고 있다.

즉흥적이고 제멋대로인 철부지 같은 재벌가 집안의 후손이지만 거침없으면서도 천진한 캐릭터 매력을 잘 살려내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에는 최정원(은정수 역)을 상대로 톡톡 튀는 러브라인을 구축해가며 '김정훈표 감성연기'를 폭발시키고 있다.

장난스럽게 짐짓 거칠게 다가갔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멋대로(?) 제자리로 돌아오는 '못된 남자'의 캐릭터 매력을 결코 미워할 수만은 없게 소화, '실제 김정훈의 캐릭터와 꼭 닮은 거 아니냐'는 오해까지 살 정도다.

지난 주말 '그녀의 신화' 촬영이 한창인 흑석동 미연네 집 인근의 촬영현장에서 진행된 김정훈의 현장 인터뷰가 공개됐다.

✔ '그녀의 신화'에 출연하고 있는 소감은? 그리고 극중 진후 역의 캐릭터가 자신과 잘 맞나.
한마디로 이번 '그녀의 신화'는 나에겐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뒤늦게 연기생활을 시작해 이제야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을 만났다는 느낌이 들어요. 지난해 출연했던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과 이번 드라마 '그녀의 신화'는 제 연기인생의 전기가 될 것 같아요.

캐릭터도 저와 닮은 구석이 많은데 정말 하면 할수록 배역에 빠져드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개인적으로 이제야 제가 찾던 작품을 만난 셈이죠. 진후와 제 실제 모습의 싱크로률은 80%쯤 될 것 같아요. 제가 집안의 막내로 귀여움을 받고 자라 좀 제 내키는대로 하는 편이고, 싫은 건 죽어도 못하는 성미거든요. 한마디로 철이 없는거죠(웃음)

✔ 진후의 캐릭터가 요즘 대세라는 '나쁜 남자' 같은 이미지 속에 귀엽고 친근한 매력을 드러내면서 김정훈이란 배우의 인지도가 크게 올라가고 있는데 실감하고 있는지.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주위에서 캐릭터가 매력적이라고 말씀을 많이들 해주시더라고요. 한마디로 캐릭터가 귀여운 구석이 많죠. 겉으로는 못되게 굴지만 속 마음은 오히려 여리고 정이 많은 남자가 진후 캐릭터잖아요. 좀체 속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못해 사랑에도 서툰 남자, 그래서 늘 여자 앞에서 버벅대는 타입이죠.

근데 그게 꽤 친근감 있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처음엔 좀 걱정했던 게 사실이거든요. 남을 무시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게 행동하는 재벌 3세라는 역할이 딱 밉상으로 보이기 쉽잖아요. 자칫하면 제대로 욕 좀 먹겠다 싶기도 했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역할도 미워할 수 없을 만큼 귀엽게 소화해 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귀엽게 봐 주시니까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부모님들도 드라마 속 진후 캐릭터에 친근감을 느끼시는거 같아요. 제가 여자 앞에서 못되게 굴고 깐죽거리는데도 그렇게 싫지 않은 표정이세요. 심지어 집에서도 부모님이 저를 놀리듯 오이지(오만하고 이기적이고 지랄 맞기까지 하다는 듯)라고 부르실 정도니까요.

✔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해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또 도전해보고 싶은 배역은?
연기자로 나선 이상 연기에 전념할 생각이지만 제가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가 일본 등 해외에서 공개될 경우 쇼케이스 차원에서 콘서트 등도 할 수 있죠. 음악활동도 연기활동과 병행할 계획입니다.

이번에 참 저한테 정말 잘 맞는 옷을 입고 연기하는 느낌이라 더욱 연기에 애착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츄리닝 입고 건들대는 식의 백수역할이나 깡패 뭐 이런 캐릭터 한번 제대로 소화해 내고 싶어요. 한마디로 좀 더 망가져서 '김정훈이 저렇게도 변할 수도 있네'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의 역할 말이죠.

✔ 알려진대로 서울대 치대를 다니다 결국 졸업을 못하고 대중의 사랑을 받는 가수로 또 연기자로 거듭났는데 학업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물론 아주 없는 건 아닙니다. 부모님 말씀대로 전문의 자격증을 따 놓고도 연예 활동을 할 수 있었는데 게으름을 핀 거 같아서요. 물론 치과 전문의 자격증을 땄어도 개업은 절대 하지 않았겠지만요. 전문의자격증을 갖고 연예활동을 하는 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닌데 당시엔 아마도 그런 게 누구한테 보이기 위한 간판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소홀히 했던 것 같아요. 처음엔 부모님이 많이 안타까워 하셨는데 지금은 제가 연기자로 활동하는 거에 대해서 흡족해 하세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인정해주시는 거죠.

✔ 결혼계획은 세웠나. '그녀의 신화'를 찍으면서 결혼 상대자로 어떤 타입의 여자가 좋겠다는 생각을 한번쯤 해봤을 거 같은데.
저 역시 아직까지 딱 '내 여자다' 싶은 그런 여자를 만나보지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솔직히 결혼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못하고 지내왔습니다. 집에서도 결혼을 재촉하거나 누굴 만나보라는 말씀은 거의 안 하세요. 위로 형과 누나는 다 결혼해 조카들까지 있습니다. 아마도 막내여서 그런지 부모님의 결혼 성화는 없으세요.

그리고 만약 이상적인 배우자상을 꼽으라면 저한테는 그냥 막연하지만 첫째가 착한 여자이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그녀의 신화' 정수 같은 캐릭터의 여자가 현실에 있다면 꼭 그런 여자를 만나고 싶습니다. (사진: bnt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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