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정 기자] 최근 특이한 여행사로 부각되고 있는 회사가 있다. 생긴지 1년도 안된 회사가 급속도로 성장하며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변혁을 예고하고 있는 이 여행사 이름은 ‘택시 플라이’다.
이 여행사는 스타들과 각종 셀러브리티들 사이에서 “다른 여행사와는 다르다”는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또한 한국인이 없는 호텔만 소개해주며 스타들이 밀월여행으로 자주 이용한다는 소문까지 돌며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기자는 이 소문의 진실과 얼마나 독특한 곳인지 알기 위해 ‘택시 플라이’ 한재남 대표와 박혜상 팀장을 만났다.
▶엔터테인먼트 사장에서 여행사 사장으로
시원시원한 외모와 헌칠한 키의 한 대표는 “안녕하세요. 기자님”이라며 유쾌하게 말문을 열었다. 알고 보니 여행사인 ‘택시 플라이’는 연예인 소속사인 ‘택시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였다.
엔터테인먼트 사장님이 갑자기 여행사를 차리기는 쉽지 않았을 터. 어떤 연유로 여행사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궁금증이 생겨 던진 질문에 한재남 대표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박혜상 팀장을 만났던 사연부터 공개했다.
“저 자신도 여행을 원체 좋아하고 자주 다닙니다. 여행사를 차리기 전에는 당시 모두투어에서 근무 중이었던 지금의 박 팀장이 소개해준 여행을 자주 다녔습니다. 여행을 다녀와 너무 즐거운 나머지 밥 한번 먹자고 자리를 만들었죠. 그 날 대화 중 우연히 여행자와 엔터테인먼트의 관계 사이에서 할 것이 너무 많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대화가 ‘택시 플라이’를 만든 계기가 되었다. 한 대표도 처음 시작하려고 마음먹기까지는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 막상 시작하고 나서는 특유의 결단력 있는 성격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 가기 시작했다. 지금의 박혜상 팀장을 영입하고 나서는 완연한 여행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독특한 여행사라고 불리는 이유
처음 예상대로 엔터테인먼트와 여행사와의 상관관계는 친밀했다. 남들이 말하는 스타 마케팅이 쉽게 이루어졌던 것이다. 대표적으로 ‘김우빈과 함께하는 발리 상품’이 SNS와 블로거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지면서 대박이 났다. 또한 “엔터테인먼트 사장님이 소개해주는 여행이니 실제로 연예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여행사라는 소문”도 얼추 맞다.
그러나 진짜 이 여행사가 유명해진 이유는 한 대표만의 독특한 경영 전략에 숨어 있었다. 바로 틀에 박혀있는 여행사가 아니라 연예인을 하나하나 매니지먼트 해주듯 여행 가는 고객의 매니저가 된 입장에서 맞춤형으로 여행 상품을 소개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패키지상품 같은 경우에는 ‘몇 가지 호텔 중에서 선택하세요’가 너무 많았는데, 이게 너무 싫었습니다. 이 친구를(박 팀장) 직접 영입하면서 제일 먼저 한 것이, 기존에 있는 호텔들 말고 우리가 현지 가이드를 통해서 한국인, 중국인들이 최대한 많이 안 들어오는 호텔부터 섭외했습니다”라며 한 대표는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외국을 나갔는데 국내콘도 같은 느낌이 나면 안 되잖아요? 이게 너무너무 싫었습니다. 음식도 패키지 같은 경우 갈비만 나오는 한국식당에 가는 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외국에 나가면 외국 같아야 여행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대표는 말을 이어서 “그래서 저희가 판매하는 상품은 정말 죄송하지만 한국인들이 많이 안 들어가는 곳을 우선으로 선택해서 보내드립니다. 다행이도 저희 고객들이 모델 에이전시 협회나 매니지먼트랑 연결되어 있어서 패션피플, 모델, 현지 연기자들에게 반응이 좋아요. 연기자들은 많이 안 알려지고 조용한 호텔이지만 럭셔리하고 좀 더 자기들의 공간이 있는 호텔을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실무자에게 듣는 비하인드 스토리
정형화된 패키지 시스템을 없애기 위해서 매번 새로운 호텔과 식당을 찾아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이번에는 옆에 박 팀장이 입을 열었다.
“사장님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실무를 하는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에 대입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었습니다. 다양한 호텔과 음식점을 찾아 출장도 자주 다니고 준비도 오래 하느라 지금까지 자리 잡는데 다른 여행사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렸던 것도 사실이구요. 하지만 이런 방법들이 입소문이 나면서 그에 따른 인지도나 메리트가 갑자기 증가해서 최종적으로는 빨리 자리를 잡은 셈이죠”
박 팀장은 또 “발권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모두투어 쪽에서 하는데 1년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매출이 좋은 회사에 속한다고 밝혔을 정도입니다. 매출도 높고 하니까. 호텔도 직접 영업을 하지 않아도 역으로 호텔 쪽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다이렉트로 하는 경우가 늘어나 해외 현지 호텔들과 계약이 많이 된 편입니다”라고 말했다.
▶장사꾼이 남는 것 없다면 거짓말
이 정도로 고객 한 명에게 정성을 다하면 상품 가격이 높을 줄 알았는데 실제로 타 여행사보다 가격적인 경쟁력도 있는 편이라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는데 가격적으로 저렴하면 손해를 보지는 않는가?”라는 질문에 한 대표와 박 팀장이 동시에 손을 내저으며 대답했다.
“만약 친구 2명이 여행 가는데 풀 빌라를 해드릴 수는 없는 거죠. 그렇다고 너무 작은 것을 해드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냥 조용한 휴양을 원하는 고객에게 단순 휴양지를 갖다 붙이는 것이 아니라 조용한 산속에 호텔을 찾아서 추천하는 것이 맞아요. 비용보다 고객과 1:1로 맞춰서 수익이 적더라도 특성에 맞춰드리는 것이 중요해요”
이번에는 잠자고 듣고 있던 박 팀장이 말을 이어갔다. “장사꾼이 수익 안 남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라지만 우린 진짜예요. (웃음) 예를 들어 200만 원짜리 패키지다. 하면 우리에게 5%, 즉 10만 원 남아요”라고 밝혔다.
그러자 옆에 있던 대표님이 말을 바로 이었다 “수익보다는 제가 여행업을 너무 좋아하니까 내가 여행을 다니면서 즐기며 좋았었던 것을 공유하고자 하는 바가 제일 큽니다. 제 직원들한테도 ‘본인이 직접 여행을 간다’ 생각을 해보고 추천하라고 말합니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죠”라고 말했다.
▶진정성 있는 고객 만족 서비스
하나부터 끝까지 고객 만족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박 대표의 철칙은 비록 직원들은 힘들게 할지라도 그만큼 메리트가 되어 고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국내에서 큰 폭으로 성장하는 여행사 중에 하나로 자리 매김 중이다.
고객의 우선으로 하는 서비스 중에는 ‘카카오톡’ 연락을 24시간동안 운영하는 서비스도 있다고 한다.
“보통 여행사들이 6시 이후로 전화를 안 받아요. 오히려 ‘6시 이후로 전화 거를 하는 사람이 실례다’라고 표현하죠. 그러나 여행 가는 사람은 절대 6시까지만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는 밤이라도 시차가 다른 해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요. 바로 ‘카톡’ 해서 가고 싶다고 할 수도 있는 거죠. 답변만큼은 빨리빨리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대표는 또 “예를 들어 중국을 가신 분이 여권이나 비자 등을 잃어버렸을 경우에는 바로 처리 안 해드리면 일주일이 넘도록 중국에 체류해야 하는 일도 있어요. 사건이 터졌을 때 중국에 있는 현지 가이드를 붙여서 대사관에서 바로 발급받을 수 있도록 처리합니다. 일 처리를 빨리하는 것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지만 또 택시라는 이름이 걸맞아요. 택시란 이름이 느릿느릿하면 택시가 아니라 거북이죠”라고 말했다.
모든 것을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는 한 대표의 생각은 ‘카카오톡’ 상담뿐만 아니라 다른 서비스로도 표현되고 있었다. 단 1명이 여행을 가더라도 여행 가이드북 한 권에 심혈을 기울여 다른 여행 서적은 보지 않아도 될 만큼 제작한다. 또한 건조한 기내에서 사용하라고 여행파우치에 미스트와 마스크 팩까지 챙겨 주고 있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택시 플라이’를 한번 이용한 고객들이 모두 단골이 될 수밖에 없는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택시 플라이’의 목표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한 대표는 두 눈을 반짝이며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저희는 여행 가시는 분들의 매니저가 되어드리는 것입니다. 여행객들에게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는 것이죠. 이게 저희 생각이고 회사에서도 여행사를 만든 이유입니다”라고 명쾌하게 마무리했다. (사진제공: ‘택시 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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