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S/S 서울패션위크] 이지선 “미스코리아 진(眞)에서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입력 2013-10-04 14:32   수정 2013-10-04 14:32


[임수아 기자/사진 정영란 기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예쁘다는 여자를 만났다. 2007년 51회 미스코리아 진(眞) 출신 디자이너 이지선.

미스유니버스까지 진출하며 전 세계를 주름잡던 이지선은 현재 동료 디자이너이자 친언니 이지연과 함께 브랜드 제이 어퍼스트로피의 2014 S/S 서울패션위크를 앞두고 있었다. 미스코리아부터 디자이너까지 남다른 이력에 이끌려 그의 쇼룸을 찾았다.

시즌을 앞두고 분주한 그의 쇼룸에는 패션쇼를 기다리는 컬렉션 의상이 가득했다. 이때 시선을 끌었던 것은 블랙앤화이트의 심플한 컬러와 강인한 실루엣의 디자인. 두 자매의 예쁜 외모를 보고 페미닌한 의상을 기대했지만 브랜드는 독립적인 여성을 타깃으로 ‘반전’ 있는 의상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서울에서는 두 번째 컬렉션을 갖는 신진 브랜드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50여 개국에 판매되고 있는 제법 규모 있는 제이 어퍼스트로피의 디자이너이자 오너 이지선, 이지연을 만났다.

제이 어퍼스트로피, 옷은 ‘보는 것’이 아니라 ‘입는 것’


서울패션위크에 관심 많은 이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제이 어퍼스트로피. 이는 블랙앤화이트를 메인 컬러로 모던하면서도 과감한 실루엣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진 브랜드다.

제이 어퍼스트로피는 2011년 해외에서의 첫 론칭을 시작으로 2013 F/W 서울패션위크로 성공적인 국내 역진출에 성공했다. 이미 ‘화려한 귀향’을 마친 셈. 이에 제이 어퍼스트로피는 미스코리아 진(眞)출신 이지선의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한국에서 먼저 데뷔 무대를 가지지 않은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샀다.

“브랜드의 전략이었다” 국내 데뷔 후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에 이지연은 단박에 답을 뱉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만큼 먼저 해외 판매에 중점을 두었다고. 어느 정도 인지도와 기반을 다진 후 2013 F/W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데뷔를 했을 때 첫 쇼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이는 미스코리아 진(眞)이라는 타이틀에 기대지 않고 온전히 디자이너로써 역량을 평가받고 싶었던 그들의 필연적인 선택이었을 것. 노련한 ‘전략’대로 해외에서 수많은 고초를 겪고 난 뒤 그들은 더욱 단단하고 강력해진 브랜드만의 색채를 지니게 됐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브랜드의 2013 F/W 서울패션위크 흥행을 예정되었던 절차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제이 어퍼스트로피는 뉴욕, 라스베가스, 파리, 일본 등 해외에서 50여개 매장에서 높은 판매 수확을 올리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해외에서 패션쇼가 마친 뒤 아시아권을 위해 핏을 재수정하는 작업을 병행한다는 것.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정신없이 바쁜 패션쇼를 치르고 나면 휴식을 취하는 것이 공공연한 업계의 관례지만 제이 어퍼스트로피는 번거로울 법도 한 이 작업을 고수하고 있었다.

그들은 런웨이 위 긴, 팔다리의 서양 모델에게 맞춰진 의상이 동양인의 리얼웨이룩으로 소화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 “제가 한국인이다 보니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서양인모델에 맞춘 옷을 아시아인에게 억지로 입히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지선의 디자인 철학.

그는 디자이너로써의 실험적인 도전정신을 잃지 않는 동시에 옷은 ‘보는 것’이 아니라 ‘입는 것’이라는 실용주의 역시 겸비하고 있었다. 이에 이지연 역시 “무대 위 의상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 때문에 제이 어퍼스트로피는 런웨이 룩에 디테일을 더해 쇼와 리얼웨이 모두 만족시키는 디자인 제작에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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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 뉴욕 다운타운의 힙걸을 뮤즈로 하고 있는 만큼 브랜드는 강인한 여성을 담아낸 컬렉션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때문에 독립적인 여성의 ‘잔다르크’ 콘셉트에 이어 2013 F/W 서울패션위크에서는 ‘이중적 요소의 조합’을 테마로 잡았다.

그간의 남성적인 컬렉션에 이지선은 “실제로 남성복에서 영감을 얻을 때가 많다”며 “동료 디자이너로는 무명시절부터 알고지낸 알렉산더 왕을 통해 동기부여를 받는 편”이라고 전했다. 같은 아시아 출신 디자이너로서 매해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자극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어 그는 “미스코리아 출신인 여성이 옷을 만든다고 하면 여성스럽고 아기자기한 디테일을 디자인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때로는 미스코리아의 이미지와 정반대의 컬렉션이 오히려 바이어나 고객들에게 큰 흥미를 유발시킨다”며 편견이 주는 독특한 이점을 공개했다.

지난 컬렉션이 성공적이었던 만큼 2014 S/S 서울패션위크에서는 한층 부담감이 컸을 터. 때문에 이번 컬렉션에서는 독특하게 칸딘스키의 콤퍼지션에서 영향을 받아 ‘리듬감’을 테마로 했다. 평면적인 그림 속 컬러의 변화를 통해 느껴지는 리듬감에서 영감을 얻어 모델의 워킹을 비롯해 세밀하게 2014 S/S 서울패션위크의 무대를 꾸린 것.

일반적으로 칸딘스키의 콤퍼지션하면 많은 색채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에 제이 어퍼스트로피는 “지난 컬렉션에 비해 S/S 시즌인 만큼 컬러를 더 사용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블랙앤화이트의 단순한 컬러에서 오로지 디테일을 통해 리듬감을 전달하는데 더 중점을 두었다”며  리듬감에 대한 일차원적인 견해를 단숨에 무너뜨렸다.

제이 어퍼스트로피의 메인 컬러인 블랙앤화이트는 화려한 컬러가 디자인적 요소를 방해하지 않도록 고려한 디자이너의 자신감이었던 것. 또한 콤퍼지션은 복식에서 색, 모양, 크기 등 디자인적 요소를 통합하는 의미를 지닌 만큼 유기적인 컬렉션 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아내이자 디자이너의 삶 “주어진 시간을 기회로 삼다”


문득 ‘갖출 거 다 갖춘 여자’ 이지선의 꿈이 궁금해졌다. 이에 이지선은 “내가 50세까지 패션쇼를 연다고 가정했을 때 40번을 할 수 있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나면 숫자는 39가 된다. 매 순간을 내게 주어진 기회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것이 나의 꿈이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어린 나이에는 기회가 항상 주어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한 번 놓친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더라. 서른을 넘기면서 내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솔직담백한 답변을 했다.

반면 언니 이지연은 일과 가정을 동시에 지키고 싶어 하는 이 시대의 커리어우먼을 대표하듯이 운을 땠다. “디자인과 내 인생은 동일선상에 있다. 패션이 결부된 내 삶은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사랑하는 남편, 가정과 늘 함께 공유하고 싶다”

최종적으로 제이 어퍼스트로피에서는 한정적인 커스터머를 위한 상업적인 브랜드가 아니라 제한 없이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브랜드를 꿈꾼다고.

이지선은 미국 뉴욕의 파슨스 대학생활과 미스 유니버스 경험으로 다양한 인종, 국적을 아우르는 포용력과 열린 시각을 갖게 된 것. 그는 “특히 미스 유니버스 당시 각국의 참가자와 함께 생활하면서 편협했던 미의 기준이 새롭게 정립됐다”고 말을 덧붙였다. 

‘예쁜 외모’에 기대지 않고 디자이너로서 한 길을 꾸준히 걸어온 두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제이 어퍼스트로피가 어떤 이유로 독립적인 실루엣을 갖게 되었는지 비로소 납득이 갔다. 확고한 신념으로 똘똘 뭉친 두 디자이너가 한국의 대표 미녀가 아닌 대표 디자이너로서 우뚝 설 날을 기대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출처: 서울패션위크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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