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S/S 서울패션위크] “여성스러움 속 강인함” 디자이너 이지연의 ‘꿈’

입력 2013-10-17 08:00  


[손현주 기자/사진 김강유 기자] 세련된 여성미를 뽐낼 줄 아는 디자이너 이지연.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그의 ‘자렛’은 여성이라면 입고 싶을 수밖에 없는 의상이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국내는 물론 세계가 주목하는 브랜드 자렛의 이지연은 트렌드와 고집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신진 디자이너로서 브랜드의 개성과 뚝심이 돋보이는 자렛은 그가 많은 여성복 디자이너 가운데 주목 받을 수 있는 이유 아닐까.

디자이너 이지연에게 이번 시즌 컬렉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이다. 누구보다 확보한 꿈을 갖고 있는 프로이면서 브랜드 자렛을 좀 더 알리고 싶다며 당차게 말하는 그의 모습 에서 브랜드에 대한 애착과 패션에 대한 꿈이 느껴졌다.

2014년 더욱 빛을 발할 브랜드 자렛의 디자이너 이지연이 생각하는 꿈은 무엇일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지연을 만나 그가 추구하는 디자인과 이번 시즌 컬렉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패션, 남들과 조금 다른 그에게는 즐거운 꿈


“단순히 시간이 많이 남아서 코스프레 의상을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의상을 구입한 분들에게 사진을 남겨준 것이 학생들은 물론 잡지사에 주목 받았죠. 그 때 일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 중 하나예요”

디자이너 이지연에게 패션이란 그저 즐거운 일이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새로움을 좇기 위해 시작한 디자이너라는 일이 지금까지 계속된 것처럼 패션은 그에게 즐거움을 주는 하나의 도구이자 수단이다.

재미를 얻기 위해 시작한 이대 앞 지하에 있던 작은 숍. 그곳에서 이지연은 당시 흔치 않았던 코스프레 의상을 제작했다. 작은 일이었지만 그는 그 당시 받았던 관심과 즐거움 때문에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지금까지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소녀시대와의 작업 역시 디자이너 이지연에게 하나의 즐거운 과정이었다. 소녀시대를 위해 그들의 음악 콘셉트를 이해하고 의상으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낀 새로운 작업이었다고 말한다.

하루 12시간이 넘는 고된 자신과의 싸움 가운데 화려한 디자이너의 모습이 아닌 열정이 살아있는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꿈꾸고 있는 것 아닐까.

듀얼리즘의 쟈렛


“평소에는 캐주얼한 스타일을 즐겨 입어요. 하지만 제가 추구하는 여성의 아름다움은 매니시에 드레이프, 곡선을 활용한 여성스러움을 가미한 극과 극의 대비가 대부분입니다”

2013 F/W 시즌 자렛은 강인한 여전사의 모습을 표현했다. 앙리 루소의 작품 ‘전쟁’에서 착안한 강인한 여성상에 브랜드만의 페미닌한 여성스러움을 동시에 아우른 스타일을 선보였다. 때문에 디자이너 이지연이 선보인 의상들은 하나의 스토리가 있는 작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그가 생각하는 2014년의 봄은 ‘꿈’이다.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에서 영감을 받은 그의 이번 시즌은 현대 사회 패션의 컨템포러리한 면과 고전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클래식한 감성을 함께 풀어내고자 노력했다.

그가 생각한 꿈은 매일 밤 꾸는 꿈이 아닌 마취 후 느끼는 환각이다. 잠깐사이에 스쳐 지나가는 강렬한 꿈속에서 그는 또 다른 꿈의 세계를 무의식의 세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일종의 환각증세로 마취 속에서 기억의 단면이 어긋나는 그 찰나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를 완성하기 위해 새로운 레이스 원단과 프린트 개발에 힘을 쏟았다고 말한다.

주목할만한 점은 격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자신의 철학과 클래식 작품 속 판타지를 하이엔드 스타일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시즌 의상들은 불규칙적 속 규칙적인 모습이며 지난 시즌보다 한층 밝아진 컬러가 눈에 띈다. 독특한 프린트는 브랜드의 개성을 표현해주며 마치 또 다른 꿈의 세계로 인도해 주는 것 같은 작품을 선보인다.

끝나지 않는 꿈, 끝이 없는 열정


지금에 있기까지 디자이너 이지연에게는 수많은 시련과 굴곡이 있었다. 어렸을 적 그의 꿈은 디자이너가 아니었다. 그에게는 단순히 일찍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패션을 접했고 즐거움과 재미를 느낀 순간이 지금 ‘자렛’의 이지연이 된 것이다.

“새로운 친구들이 계속 올라온다는 것에 대한 압박감, 빠르게 일을 해야 한다는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그러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친구들의 차근차근 일 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 받았어요”

디자이너 이지연이 처음 내셔널 브랜드에 입사했을 당시에는 빠르게 일을 해야 하는 시스템에 회의를 느꼈다고 한다. 디자이너의 감성이나 콘셉트 보다는 트렌드의 흐름에 맞춰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그는 힘들어했고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브랜드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자렛은 파리에서 진행되는 ‘후즈 넥스트’에 참가할 만큼의 실력과 경쟁력을 갖춘 세계가 주목 하는 브랜드이다. 아직 대중들에게 크게 알려진 브랜드는 아니지만 지금의 위치에서 한 단계 성숙되고 올라가기 위해 디자이너 이지연은 오늘도 멈추지 않는다.

앞으로 그가 어떤 꿈을 꾸게 되고 또 이루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또 그것이 2014 S/S 시즌 자렛의 의상을 기대하며 기다리게 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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