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주 기자/사진 김강유 기자] 2014 S/S 서울패션위크에서 가장 주목 받는 디자이너 중 한명인 박수우. 패션쇼를 준비할 때 의상은 물론 무대를 비롯한 전체적인 비주얼에 심지어는 초대장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신경을 쏟는 그는 K패션의 미래이자 현재이다.
그는 어떠한 한가지 일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 속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꿈을 좇는 디자이너 폴 스미스의 삶을 동경한다고 말한다. 때문에 그가 선보이는 패션에서는 어떠한 큰 틀에서 하나하나 꼼꼼하게 기획하고 도형화한 듯한 느낌이 들며 컬렉션 자체가 하나인 듯한 힘이 느껴진다.
남성복의 디테일을 여성복에 접목한 컬렉션을 선보이는 디자이너들은 많다. 하지만 그러한 행위들이 트렌드라는 거대한 폭풍에 휩쓸리듯 선보이는 다른 디자이너들과 달리 박수우의 컬렉션은 한결 같으면서 고집이 있다.
그의 컬렉션에는 건축적인 형태에서 느껴지는 절제되면서 시크한 매력,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를 허무는 디테일이 주는 독특함이 돋보인다. 국내 패션계는 물론 거대 자본으로 떠오르는 패션 시장이 되고 있는 중국 패션계까지 이름을 알리고 있는 디자이너 박수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명품(名品)을 꿈꾸다
“국내 소비자들은 국내 디자이너들의 브랜드 의상보다 명품이라고 불리는 제품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요. 소비자들은 국내 브랜드에 어떠한 편견이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점이 국내 브랜드의 가장 큰 한계이자 공통된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 박수우는 수우가 인터내셔널 브랜드가 됨과 동시에 명품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당당하게 말했다. 디자이너이자 한 브랜드를 책임지는 오너로서 그는 국내 패션계와 소비자들의 냉담한 편견과 반응에 우려를 표했다.
“저의 개인적인 목표는 제 자식 같은 수우의 모든 의상과 액세서리들이 좋은 주인을 만나 따뜻하고 좋은 옷장에서, 좋은 관리를 받으면서 주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10년, 20년 후에도 옷장에 걸려있었으면 합니다”
박수우의 목표는 어쩌면 디자이너로서 당연한 것이자 가장 소박한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모든 것을 기획한 작품이기에 모든 아이템이 자식같이 느껴진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진심이 느껴졌으며 본인 역시 20년, 35년 전에 산 옷을 아직까지 입는다고 말하는 모습에서는 수우의 의상 역시 오랫동안 사랑 받을 수 있다는 확고한 의지와 자신감이 보였다.
디자이너 박수우, 초현실주의 앞에 서다
2013 F/W 시즌 디자이너 박수우의 브랜드 수우는 로저 페이텔슨의 ‘지형적 은유’라는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의상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눈길을 사로 잡은 것은 비비드한 오렌지 컬러의 코트였다.
여기에 콘셉트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펜던트를 모델들이 손에 들고 나오거나 착용해 전체적인 흐름을 잃지 않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나의 컬렉션이 마치 유기체처럼 살아있는 듯한 느낌이었으며 전체적인 그림의 일부분 같아 작품을 본 것 같은 수우의 런웨이는 인상 깊은 컬렉션 중 하나였다는 평을 받았다.
2014 S/S 시즌, 그가 선보이고자 한 봄과 여름은 무엇일까. 디자이너 박수우는 이번 시즌 메일 컬러는 블랙과 화이트라고 말한다.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작품처럼 산과 바다, 하늘 같은 자연을 단순하고 심플한 도형 혹은 선으로 표현한 그들의 작품세계에서 영감 받아 간결하면서 미니멀한 디자인을 선보인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그의 모든 컬렉션의 가장 큰 특징인 ‘라펠’은 이번 컬렉션에서도 눈여겨봐야 하는 디테일이라고 살짝 귀뜸해줬다. 블랙과 화이트 컬러, 여기에 남성복을 대표하는 디테일인 라펠을 접목시킨 여성복, 초현실주의의 만남은 건축적이면서 미니멀한 브랜드 수우를 가장 잘 반영하는 요소라고 생각된다.
“브랜드 수우는 코트나 재킷의 라펠에서 느껴지는 조형미가 가장 큰 특징입니다. 남성복의 가장 큰 디테일인 라펠을 여성복에 접목시켜 페미닌하면서 매니시한 매력이 동시에 느껴지는게 수우입니다”
SPA 브랜드 vs 수우
최근 패션계는 급격히 바뀌는 트렌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인스턴트패션’으로 일컬어지는 해외 SPA 브랜드들이 물밀듯이 들어와 국내에도 자리잡았으며 국내 대기업에서도 저마다 SPA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패션계에서 신진 디자이너들이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으며 외면당하고 있다. SPA 브랜드들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싸고, 트렌디하다는 것이다. 수우 역시 이러한 SPA 브랜드들과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다.
고심 끝 박수우가 내린 결론은 “SPA 브랜드들이 못하는 제품을 만들자”이다. 일반적인 아이템과 디자인은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 하에 그들이 절대 담을 수 없는 디자이너의 ‘감성’을 제품에 담기 시작했다. 이러한 디자이너의 감성은 규격화 되어있지 않은 무형의 존재로 SPA 브랜드에게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2014 S/S 시즌 보여주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감성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이번 컬렉션의 런웨이 위에 있다. 이는 컬렉션 그 자체가 하나의 상품인 것과 동시에 그 속에 다양한 메시지를 담은 아이템들이 있는 그의 컬렉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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