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S/S 서울패션위크] J KOO 최진우-구연주 부부 디자이너 “스타 디자이너보단 스타 브랜드를 꿈꾼다”

입력 2013-10-23 09:39  


[이세인 기자/사진 김강유 기자] 이번 서울패션위크가 네 번째 무대인 신진 디자이너이기도 하지만 언론 노출을 꺼려하는 디자이너는 아닌지 궁금증마저 들게 할 만큼 베일 속에 가려진 디자이너 최진우, 구연주. 이들이 ‘부부’라는 사실 또한 많이 알려지지 않은 J KOO의 듀오 디자이너다.

디자이너도 스타가 되는 시대, 방송 출연 등 다양한 활동으로 디자이너의 이름 자체를 알리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것이 요즈음 국내 패션계 분위기다. 더군다나 많지 않은 부부 디자이너의 희소성을 활용한다면 더없는 광고 효과가 될 것.

하지만 기자가 만난 이들은 분명 특별함을 가졌지만 이를 겸손함과 소탈함으로 소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을 하든 충분한 내공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J KOO의 최진우와 구연주. 부부 디자이너로서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로 일과 가정에 시너지 효과를 내는 디자이너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Chapter1. ‘부부 디자이너’로 살아간다는 것.
‘유학 준비 중 자연스럽게 만나 함께 영국 유학. 같은 디자인 스쿨 입학, 브랜드 론칭까지 물 흐르듯 시작된 J KOO’

“특별한 것 없어요. 우연히 유학 준비하다 만나 같은 학교에 입학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함께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습니다”라고 무던하게 말하는 최진우와 구연주.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결혼 5년차 부부. 결혼까지 골인하게 된 러브스토리를 꾸며 얘기할 만도 한데 오히려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다”고.

두 사람은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100퍼센트 신뢰로 서로에게 비즈니스 파트너로, 서로의 쉼터로 밸런스를 유지한다. 지금은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디자인에 대한 의견 조율과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알게 됐지만 어려움도 많았다고. 아직도 많은 것을 배우고 담고 싶다는 꿈 많은 부부다.

이들이 말하는 부부 디자이너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에 대한 교집합을 만들어가는 과정, 서로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 필요한 작업, 인간으로서가 아닌 디자이너로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명쾌하고 솔직한 정의가 내려졌다.


Chapter2. 2014 S/S 서울패션위크 그리고 해외 완판 신화

J KOO의 이번 서울컬렉션의 콘셉트는 힙합과 스트릿적 요소를 대폭 가미했다. 힙합 가수 울트라 마그네틱의 앨범 ‘크리티컬 비트 다운’에서 영감을 받았다. 기본 J KOO의 느낌은 그대로 가저가돼 힙합적인 컬러와 디테일을 섞었다.

“J KOO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지금도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S/S는 소프트하고 프린팅에 중점을 둔다면 F/W는 솔리드하고 테일러링한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다른 느낌일 수는 있지만 이것이 J KOO다”


J KOO의 두 디자이너는 눈앞의 결과와 현상에 대해 고군분투하기 보다는 한 단계 한 단계 준비하는 디자이너다. 브랜드를 론칭한 이후 유난스럽지는 않지만 차근차근 해외 매장과 쇼룸에도 준비해 왔다. 미국, 싱가폴, 일본, 홍콩 등에서도 꾸준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시장 공략에도 조금씩 반응이 와 파리에서 쇼룸을 열기도 했다.

런던 디자인 학도였던 만큼 국내보다 오히려 런던 패션 시장이 친숙한 부부다. 이러한 이유였을까. 런던에서 처음 브랜드를 론칭, 그들이 처음 만든 200만원 상당의 실크 드레스는 완판 신화를 쓰기도 했다.

당장 이번 서울컬렉션에서는 대중들에게 J KOO가 더욱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그리고 좋은 바이어를 만나는 성과도 조심스레 기대해 보는 부부다. 특히 이번에는 컬렉션의 30퍼센트 정도를 남성복으로 꾸몄다. 두 사람 모두 남성복을 전공, 남성복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이번 컬렉션의 성공적인 남성복 론칭으로 더욱 J KOO가 여성복과 더불어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Chater3. J KOO의 꿈
“스타 디자이너 보다는 스타 브랜드로, 영원토록 남는 브랜드가 되길”


부부가 한국에 와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답답하다”였다. 이슈 메이커로 충분히 스타 디자이너로서 어필할 수 있는 스토리와 조건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않음에 대한 답답함이었다.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부부 디자이너’로 언론 홍보와 마케팅으로 어필할 수 있었지만 조곤조곤 소소한 즐거움을 인터뷰 중 나누는 두 사람을 보고 그 이유에 대해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디자이너 최진우와 구연주는 브랜드를 운영함에도, 디자인에도 모두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 습관적 리서치, 다양한 분야의 지식 등 10년 뒤에 쓸 지도 모를 디자인 소스를 리서치를 통해 찾는다고. 당장은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지만 멀리 봤을 때 내실 있는 브랜드와 디자인으로 승부할 ‘조용한 집중력’을 발휘한다.

억지스러움과 부자연스러움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다는 디자이너 최진우와 구연주는 “스타 디자이너보다는 스타 브랜드를 꿈꾼다”고 전한다. “우리 부부가 세상에 없게 된다 해도, 디렉터가 바뀐다 해도 J KOO는 영원히 존재했으면”이라고 조용하지만 누구나 꿈 꿀 수 없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타인이 보기엔 느리게 가는 것 같지만 넓은 시야와 거시적 관점으로 속이 꽉 찬 브랜드를 만들고 있는 디자이너 최진우와 구연주. 날이 갈수록 퇴보가 아닌 진화로 어떻게 ‘조용한 집중력’의 열매를 보여줄지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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