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기 기자] “누구나 좋아하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혹여나 흘러 넘칠 새라 꾹꾹 눌러 담은 진심은 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웠다.
2012년 데뷔한 남자 아이돌의 수는 약 50여팀에 달한다. 숫자만 보면 바야흐로 보이그룹 전성시대가 도래했노라고 해도 좋을 정도지만 이 중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새로운 앨범을 발매한 ‘생존자’는 한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취업난에 버거워하는 것은 취업준비생과 연예인지망생 모두 마찬가지인 것이다.
가능성이 채점되는 ‘인턴’의 기간 동안 보이그룹에게 부여되는 미션은 일명 ‘수니’의 주축인 소녀팬을 잡는 것이다. 굳건하고 변함없는 무조건적인 애정으로 스타의 활동을 지지하는 이들은 또 다른 의미의 보스와 같다. 하지만 회사의 보스가 그러하듯 소녀팬의 수는 한정되어 있다. 인턴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보이그룹의 수 역시 한정적이라는 의미다.
지아이엠(G.IAM)은 여느 보이그룹이 해내고자 애쓰는 이 미션을 조금 다르게 해석한다. “한국에서 아이돌은 10대들의 우상이라는 의미가 강하잖아요. 저희는 아이돌이라고 불리기에는 평균연령이 좀 높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누구나 좋아하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더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고 마주할 수 있는 그런 가수가 되는 게 저희 목표예요”
여섯 멤버가 모이기까지
지아이엠의 멤버 전원은 타 회사에서의 연습생 생활을 포함해 모두 5년 이상 연습생 생활을 거쳤다. 댄스팀으로 활동하던 에이톰, 베가, 은율의 가능성을 박애홍 이사가 아깝게 여겼고 이후 오디션을 거쳐 모두 다섯 명의 멤버를 발탁했다. 바울이 합류하게 된 것은 이미 지아이엠이 데뷔한 이후의 일이었다.
“저희 회사가 패밀리 개념이 강해서 형, 누나 그렇게 부르고 지내는데도 바울이 들어왔을 때는 놀랐어요.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게 정말 짧더라고요” 결실은 바울의 친화력에 아직도 혀를 내두른다. 덕분에 연예계 인맥 역시 독식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고향이 순천이다 보니 그 덕을 좀 보는 게 좀 있죠. 사투리를 쓰면 대개 친근감 느껴하시거든요”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해보인 바울이 씩 웃었다.
서로 충돌하는 부분은 없는 지 묻자 에이톰이 조금 다른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동생들이 한참 달릴 나이다보니 참 적극적이고 열심히 하는데. 솔직히 저는 따라가기가 조금 힘들어요” 작아지는 에이톰의 목소리에 은율이 쐐기를 박았다. “연습할 때 가끔 리더 형이 쉬고 싶다고 우는 소리를 할 때가 있어요. 아빠보고 싶다고. 집에 가고 싶다고” 에이톰의 고개가 땅에 닿을 듯 떨어졌다.
여섯 멤버가 모두 함께
지아이엠은 무대경험이 많은 베테랑 그룹이다. 크고 작은 무대를 합치면 그 횟수가 700~800번 정도 된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일본에서였다. 지아이엠이 일본에서 자리를 잡은 뒤에야 합류한 바울은 아직도 그 점에 대해 미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멤버들이 고생을 많이 했죠. 제가 갔을 때는 숙소도 되게 좋더라고요”
“완전히 신인이었으니까 팬도 없었고 환경도 열악했어요. 집 근처에 기찻길도 있고 무덤가도 있었거든요. 자고 있으면 집이 흔들리고. 공연 끝내고 돌아오면 고양이가 튀어나오기도 하고. 근데 바울이형도 고생을 안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을 하는 건데. 누구나 힘들죠” 베가의 말이 자뭇 어른스러웠다.
“처음에는 ‘안녕하세요’ 라는 말도 몰랐는데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니까 하게 되더라고요. 지금도 계속 공부하고 있어요. 드라마 같은 것들 보면서” 노력파 결실을 돕듯이 혹은 놀리듯이 에이톰도 거들었다. “그래서 결실이가 일본 팬분들하고 이야기할 때 보면 거의 반말이에요. 그래도 연령대가 높은 편이라 그런지 귀엽게 받아주시더라구요. 물론 대화 전에 존댓말을 모르니까 이해해달라고 설명 드리죠”
“저희는 일본에서 시작을 했다는 느낌이라서 한국 활동을 적게 했던 데에 후회는 없어요. 일본에서 많이 활동하긴 했지만 그 동안 중국-한국-일본을 왔다 갔다 하면서 꾸준히 크고 작은 활동들을 계속해오기도 했고요. 이번에는 국내활동을 주력으로 해보자고 왔으니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유원의 말에 멤버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돌고 돌아서, 한국으로
내년 초에 연이어 앨범을 발매할 계획도 갖고 있을 만큼 지아이엠은 국내 활동에 전념중이다. “이를 갈고 있습니다” 다양한 개인기를 갈고 닦은 바울을 필두로 멤버 전원이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경험이 없으니까 처음에는 욕을 먹을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걸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고 성장할 수 있느냐 하는 게 문제겠죠”
한참 때라는 막내들의 기세도 범상치 않다. “벌레나 동물 잡는 거 되게 좋아하거든요. ‘정글의 법칙’에 한번 나가보고 싶어요. 잘 할 자신 있어요” 해맑은 얼굴로 그러는 은율의 뒤로 베가도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저는 런닝맨이요. 몸으로 하는 건 자신 있거든요. 운동도 딱히 못하는 건 없고요. 잘하면 김종국 선배님도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키가 있으니까”
유원은 음악적으로 다양한 도전을 시도하려 노력중이다. “아직 솔로를 할 만한 그릇은 아닌 것 같아요. 대신 피처링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요즘 서인영 선배님이 남자 아이돌과 작업 많이 하시던데 그분들 정말 부럽고요… 저는 탑 선배님과 옥택연 선배님의 뒤를 잇는 피처링을 해보고 싶습니다. 꼭 기회를 주세요, 백지영 선배님”
지아이엠, 글로벌 아이 엠
남자답고 퍼포먼스적인 요소가 강했던 ‘Brand New World’와 달리 이번 신곡 ‘I’ll Be There’은 밝고 귀여운 느낌이 두드러지는 노래다. 덕분에 곡을 처음 받던 날 바울과 베가는 잔뜩 난색을 표했다. “은율이나 유원이가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유원이가 득을 봤죠. 파트도 제일 많고, 뮤직비디오 주인공이기도 하고요” 에이톰 역시 어깨를 으쓱였다.
“저희가 한국에서는 신인에 가깝지만 데뷔한 지 이제 3년차거든요. 나이도 많은 편이고 그러다 보니까 신인인데도 되게 선배처럼 느껴진다고 선배님들이 좀 무서워하시더라구요. 저희는 아닌데 주위에서 이러시니까 뭔가 갱스터같아요” 힘을 주어 말하는 은율의 얼굴이 천진난만했다. “좋게 생각하려구요. 무대를 자유롭게 즐기는 사람들이라는 느낌으로 해석할 수도 있잖아요”
댄서 출신의 멤버를 주축으로 퍼포먼스적인 요소를 많이 내세웠던 지아이엠이지만 최근에는 이를 줄여가고 있다. “퍼포먼스에 의존하지 않아도 무대를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려고요. 빨리 완전체가 돼야죠” 바울의 말에서 결코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각오가 엿보였다. “저는 형들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지 않나 싶은데” 순순히 말을 잇던 베가는 역시 한 방을 잊지 않았다. “그래도 형들보다는 제가 더 오래 했으면 좋겠어요”
“그 동안 위기도 많았는데 멤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 같이 가자는 마음으로 이겨내 왔으니 앞으로도 다 같이 가야죠. 저희는 이를테면 짬뽕같은 그룹이에요. 굴곡도 많고 캐릭터도 음악성도 변화무쌍하고요. 그걸 잘 살려서 1990년대나 2000년대 가요가 그리운 분들에게 중간다리 역할을 해드리고 싶어요. 요즘 풍으로 세련되게 전달하면 향수를 가지신 분들과 지금의 세대를 누리는 분들 모두 좋아해주실 수 있는 그룹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진출처: bnt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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