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중형 세단, 가솔린보다 LPG가 더 팔려

입력 2013-11-13 13:53   수정 2013-11-13 13:53


 올해 1-9월 판매된 국산 중형 세단을 연료별로 집계한 결과 가솔린보다 LPG 판매량이 더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LPG차 가운데 86.2%가 현대기아차 제품으로, 중형 가솔린 점유율 69.8%보다 월등히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경쟁사들이 중형 세단 입지 확대를 위해선 LPG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국산 중형 세단은 가솔린 7만1,073대, LPG 6만2,835대 등 모두 13만3,908대로 나타났다. 외형으로 보면 가솔린이 많지만 현대기아차는 LPG 판매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 쏘나타의 경우 가솔린이 2만6,728대에 그친 반면 LPG는 3만544대(NF 포함)에 달했고, 기아차 K5 또한 LPG 판매량이 2만3,657대로 가솔린 대비 1,000대 가량 많았다. 덕분에 양사의 LPG차 점유율은 86%를 넘어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중형 LPG 시장 지배는 전체 중형차 점유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도 하다. 현대차의 경우 중형 가솔린 점유율은 37.6%지만 LPG는 48.6%에 달한다. 사실상 택시와 렌터카, 장애인용 LPG차 시장을 휩쓰는 셈이다. 기아차도 K5 가솔린 점유율은 32.2%지만 LPG 점유율은 37.6%다. 

 이처럼 현대기아차의 아성에 도전을 내민 곳은 르노삼성이다. 르노삼성은 9월까지 SM5 LPG를 8,087대 판매했다. 판매량은 쏘나타 또는 K5 대비 크게 적지만 중형 LPG의 유일한 경쟁차로 지목되는 중이다. 그러나 르노삼성 SM5 LPG는 대부분 개인택시로 판매되고 있어 시장 확대가 여의치 않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법인택시 공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르노삼성 관계자는 "시장을 넓히자면 법인용 저가 택시 공급이 필요하지만 이 경우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어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는 설명을 내놨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쉐보레가 중형이 아닌 MPV LPG로 택시 시장을 공략 중이다. 쉐보레 올란도 LPG 판매 비중이 적지 않은 것. 9월까지 올란도 LPG는 4,057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디젤 판매량 6,329대와 비교해 상당한 비중이다. 쉐보레 내부에선 중형 세단 말리부 LPG의 부진을 올란도가 뒷받침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공항을 오가는 택시나 지방 도서 지역에서 판매가 많다"며 "MPV 택시라는 틈새 시장 확보에는 성공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형 세단 LPG 시장의 향후 전망에 대해선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정부가 디젤 엔진 택시에 유가보조금 지급을 검토하면서 LPG 시장이 급격히 디젤로 옮겨간다는 예상과 달리 디젤 택시의 경우 가격이 비싼 데다 여전히 미세먼지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여서 도입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대립 중이다. 또한 배기량 기준에 따라 요금을 받아야 되는 현재의 택시 요금 시스템도 엔진 다운사이징이 진행되는 자동차업계의 추세와 맞지 않아 걸림돌로 꼽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디젤 택시 도입이 되려면 배기량 1,600㏄ 디젤 엔진 차종도 중형택시 요금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배기량 1,600㏄ 미만은 소형택시로 분류돼 적정 요금을 받을 수 없는 게 한계"라고 설명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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