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송도 서킷, 현대차의 한 수 통할까

입력 2013-12-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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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창원 F3 이후 11년 만에 시가지 레이싱 대회가 부활한다. 현대차와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이 인천 송도에서 내년에 시가지 레이싱을 펼치키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송도 컨벤시아, 2013 KSF 종합 시상식에서 주최측은 송도 국제업무지구역 인근에 공도 서킷을 조성해 내년 5월16~18일 개막전을 포함해 총 두 경기를 치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와 인천도시공사는 대회 개최와 문화사업 후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송도 시가지 서킷은 KSF측이 보다 많은 관중을 경기장으로 불러오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지난 수년 간 대회를 치르면서 수도권 내 경기장 필요성이 절실했다는 게 주최측 설명이다. 국내 모터스포츠 메카로 군림했던 용인 서킷은 재개장 이후에도 레이싱 개최가 불투명한 데다 전남 영암, 강원도 인제 등 메이저급 서킷은 수도권에서 200~400㎞ 떨어져 접근성이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따라서 관객 동원을 위한 수도권 경기의 필요성은 늘 주최측의 고민이었고, 결국 송도가 해답을 제시했다.  






 서킷 조성지인 인천 국제업무지구역 부근은 송도 지구에서도 외곽 지역으로 주변 개발이 더딘 편이다. 관중석 등을 만들 부지도 충분하고, 민원이 들어올 여지도 적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3년간 해당 지구의 무료 사용, 어린이 카트대회나 교통안전교실 등 공익사업 지원, 지역 홍보 등을 약속했다.

 KSF와 함께 국내 양대 모터스포츠 대회로 손꼽히는 슈퍼레이스의 경우 올해 공연을 접목한 나이트레이스와 두 차례 해외 대회를 열면서 유료 대회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KSF는 대회 취지가 모터스포츠 문화와 아마추어 선수 육성에 있는 만큼 상업 대회와 직접적인 비교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KSF에도 프로 리그가 존재하는 만큼 보다 많은 관중 동원이 필요했던 게 사실이다.

 KSF는 내년 5월16~18일 개막전과 최종전을 포함해 두 차례 송도 서킷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후 최소 3년간 연 2회 이상 시가지 대회 계획도 밝혔다. 경쟁자가 해외로 눈을 돌릴 때 국내 팬 유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모회사인 현대차의 지원도 약속받았다. 현대차는 송도 서킷에서 대형 K팝 콘서트, 수소연료전지차 시연 등 신기술 전시와 체험, 드라이빙 스쿨 및 도심 서킷 체험, 드리프트 대회 등을 지원키로 했다. 

 송도 서킷에 관한 소식이 알려지자 모터스포츠 팬은 물론 선수 및 관계자들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식 서킷에서 치르는 대회보다 위험할 수 있지만 관중 동원만큼은 확실하지 않겠냐는 전망에서다. 그래서 KSF가 목표로 잡은 관람객은 10만명이다.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 8만, 전체 16만명 정도의 관중을 유치했던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다. 

 하지만 냉정히 말하자면 10만명은 꿈 같은 숫자다. 하지만 사전에 준비만 잘 한다면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구름 관중이 경기장을 찾도록 경기 외에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마련하고, 가족들을 위한 공간이 주어진다면 충분히 발걸음을 옮길 만하다. "자동차 경주를 좋아해도 영암이나 인제는 가기 싫어서 안 간 것이 아니라 아이 데리고 가기에 너무 멀어 갈 수 없었다"는 지인의 말이 귀를 맴돈다. 그는 "이제 한 두번은 보러 갈 수 있겠다"고 했다. 그런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는 점은 분명 호재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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