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아 기자] 어느덧 달력의 마지막 페이지가 2013년의 끝을 알리고 있다.
언제나 지나간 시간은 그리움으로 남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유독 과거를 떠올리며 추억하는 이들이 많았던 것 같다.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을 시작으로 2013년에도 꾸준하게 향수를 자극하는 드라마와 문화가 큰 인기를 끌었던 것.
이는 동시대를 겪어온 세대뿐만 아니라 10대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패션뷰티, 드라마와 영화, 문화 전 영역에 걸친 ‘복고열풍’에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 2013년을 되짚어봤다.
응답하라! 1990’s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열풍이 범상치 않다. 케이블 방송으로는 이례적으로 시즌2까지 배출해내며 높은 인기를 과시하고 있는 것. ‘응답하라 1997’의 두 번째 이야기인 ‘응답하라 1994’는 12월28일 케이블 방송 종합 시청률1위라는 기록으로 종영하기도 했다.
두 드라마는 모두 1990년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가수들과 그들의 패션을 표방하는 10~20대의 문화가 그려냈다. HOT와 서태지와 아이들 등 한 시대를 대표했던 가수들과 함께 도트패턴, 서스펜더, 청청패션, 아가일 니트 등 당시의 유행패션이 등장해 과거를 더욱 생생하게 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드라마를 주목받게 했던 것은 각박한 지금과는 다른 낭만이 살아있던 시대의 정서에 있었다. 드라마는 디지털과 기계화에 접어들기 이전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의 1990년대를 배경으로 동시대를 살아온 이들에게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응사’의 나비효과?
‘응사’의 대박으로 올 한해는 그 어느 때보다 복고를 향한 인기가 뜨거웠다. 패션부터 뷰티, 영화, 음악까지 문화 전반에 걸쳐 1990년대 감성의 복고 열풍이 분 것.
패션의 경우 도트, 체크, 스트라이프 패턴부터 허리춤에 셔츠를 묶는 연출법까지 1990년대의 스타일을 현대에 걸맞게 해석한 것들이 눈에 띄었다. 뿐만 아니라 1990년대의 인기 패션 브랜드 보이런던, 잔스포츠가 아이돌의 무대의상부터 스트릿을 휩쓸며 다시 각광받았다. 향수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들이 특히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음악 역시 2010년대부터 기계음을 이용한 일렉트로닉 뮤직이 유행했던 것과 달리 2013년에 들어서는 통기타, 하모니카, 젬베, 파이노 등의 악기를 연주하는 어쿠스틱 음악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영화 ‘건축학개론’ 속 ost로 등장했던 ‘기억의 습작’의 전람회를 비롯해 고 김광석까지 90년대 음악이 다시 음원차트에 오르기도 했다.
2013 베스트 복고 아이템은?
2013년 겨울, 최고의 복고패션은 단연 떡볶이 코트다. 단추부분이 떡볶이의 떡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인 일명 떡볶이 코트는 1990년대의 대표적인 패션아이템이다. 다른 말로 더플코트라고도 불리는 이 아이템은 올 겨울 가장 트렌디한 아우터로 재탄생됐다.
특히 최근에는 가수 산다라박부터 ‘상속자들’, ‘응답하라 1994’, ‘예쁜남자’, ‘총리와 나’ 등 인기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이 착용하고 나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한 ‘응답하라 1994’ 속에서는 삼천포 역의 김성균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크리스탈, 박신혜, 아이유는 어딘가 촌스러운 디자인의 떡볶이 코트를 선택한 대신 2013년 유행한 버건디나 블루 트렌디한 컬러를 더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사진출처: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97’, ‘건축학개론’ 스틸컷, SBS ‘상속자들’, KBS ‘예쁜남자’ 방송 캡처, 산다라박, 이청아 미투데이, 매거진 에스콰이어, 코스모폴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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