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걸스데이 ‘여자대통령’ 작곡가 남기상, 소통으로 대한민국을 뒤흔들다

입력 2014-01-06 11:51   수정 2014-01-06 11:46


[김재영 기자] 걸스데이 ‘여자대통령’이 공개된 날 대한민국은 떠들썩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발매되어 더욱 화제가 되었던 것.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가사, 파격적인 리듬 템포는 걸스데이를 단번에 음원차트 1위에 올려놓으며 핫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대박을 터뜨린 걸스데이 여자대통령은 대중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남기상 작곡가의 가치관이 또렷이 담겨있다. 일상과 지인들의 대화를 통해 영감을 얻고 작곡을 시작해 스토리를 만드는 것.

“대중을 위한 음악이기에 멀리서 찾으면 답이 안 나와요. 가까이에서 찾는 게 중요하죠”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소통으로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남기상 작곡가에게 그의 음악 인생을 들어봤다.

■ 그가 말하는 작곡 이야기 ‘소통’


남기상 작곡가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하는 것,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남에게 노래를 들려줄 때와 흥얼거리는 것에서 행복을 느꼈던 그는 음악을 좋아했지만 공대를 가야만 했다. 부모님의 허락을 맡기 위해 스탠포드 대학교를 간 타블로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수업을 들어간 순간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가수에 도전하다 워너뮤직코리아의 가수로 들어가고 성공적인 음반발매를 기대했지만 중단됐다. 이후 1~2년의 방황기를 가졌다. 그 때의  나이가 26.

가수의 꿈을 접은 뒤로는 그림자처럼 가수를 서포트하는 직업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작곡을 시작하게 됐다. “고등학교 때는 밴드를 했었는데 서로 마찰이 일어났어요. 컴퓨터음악은 대학교에서 접했는데 혼자서 할 수 있어서 편한 것이 작곡의 매력이죠”

이제는 가수에 대한 꿈보다는 작곡에 더 큰 뜻이 있다. “가수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앞에 나서는 건 고민스럽죠. 얼굴 없는 가수로 나오고도 싶은데 계속 나이를 먹어서 좀 힘들 것 같네요”
이제는 베테랑 작곡가로 활동을 하고 있는 그에게 자신만의 영감창고가 있다. 스토리에 따라 곡을 입히는 방법을 시도해보는데 실제로 겪는 일들을 토대로 작곡을 시작한다. 뭔가 자신의 이야기 같아야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그 음악을 찾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을 통해서 조금 느리게 표현하면 좋겠다하는 부분들이 발라드로, 직접적이고 직설적인 표현들은 댄스로 매치해요” 평소에 느끼는 것들은 핸드폰이나 메모장에 메모하고 곡에 가사를 입힌다.

그가 생각하는 소통의 시작에는 걸스데이가 있다. ‘반짝반짝’, ‘기대해’, ‘한번만 안아줘’ 등을 작곡하며 걸스데이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작곡가만의 음악 취향과 기준은 뭘까 “예전에는 흑인음악을 좋아했어요. 알켈리처럼 소울이 있는 곡이요. 작곡가라면 다양한 장르를 듣는 것도 중요하죠”

가수에게 딱 맞는 곡, 그 가수가 살아나는 곡을 쓰는 것이 작곡가로써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자신의 색깔이 강하지 않는 것이 작곡가로써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로 박근태 작곡가를 꼽았다.

물론 깊이 있는 음악들을 들으며 철학을 쌓고 음악에 그러한 것을 담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그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로써 음악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댄스음악은 신나야하고 발라드 음악은 따뜻하게.

■ 여자대통령, 그리고 걸스데이


음악작업을 오랫동안 해온 그에게도 특별히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 공중파 방송에서 걸스데이를 1등 시켰던 곡 ‘여자대통령’이 바로 그것. 그 다음에는 ‘기대해’라는 곡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여자대통령 랩은 직접 짰어요. 정치적으로 치우치는 편은 아닌데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여자 대통령이 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아 그 점이 궁금했어요”

그는 세상이 남녀평등을 외치지만 전쟁이 없으면 여성 상위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가서 연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우리나라 여성들이 그런 것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집안에 정치권과 연결된 것이 아니냐 욕을 먹기도 했어요. 제목이 너무 새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는데 영어 이름도 고민이 많았구요. 프레지던트로 할까 피메일로 할까 고민이었는데 지금은 우먼으로 돼있죠”

민감한 소재인만큼 작업 할 때 떨렸던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군통령이라는 용어도 유행이었던 때라 그런 부분들을 활용해 재미있게 작업했다. 이 때문에 걸스데이와의 작업도 한층 활기를 띄었다.

아티스트를 이해하는 팀과의 작업이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걸스데이와는 2년간의 긴 호흡을 맞춰갈 수 있었다는 것. 심지어는 걸스데이가 1등이 될 때까지 다른 작업은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했다.

‘반짝반짝’이라는 곡을 시작할 당시 욕도 많이 먹고 논란도 많았지만 100등 순위가 3등으로 올라가는 과정은 감회가 새로웠다. 1등을 했을 때는 자식이 잘됐을 때 흐뭇한 아버지의 마음이었고 지금은 또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었다.

“여자대통령이 1위를 한날 아시아나 비행기가 폭발해 가요프로그램에서 1등 발표가 취소되었어요. 트로피는 수상한날은 받지 못했고 이후에 받았어요. 하지만 그 여운은 그대로 있네요” 재밌었던 1위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는 그의 웃음에 걸스데이의 성장과정이 엿보인다.

■ 음악 에너지는 일상으로부터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일을 하는 만큼 그에게는 에너지가 들어갈 일도 많다. 이러한 에너지는 일상의 휴식으로부터 얻는다. 작업을 안 할 때는 최대한 편하게 쉬려고 노력하며 집에서 가만히 명상의 시간을 가지며 에너지를 얻는다.

“아무것도 안 할 때는 차타고 다니고 그런 것들도 좋아해요. 하지만 일로써 쌓인 스트레스는 일과 관련된 것으로 풀기도 하는데 영상을 보거나 새로운 것을 찾는 게 즐거워요” 그는 술로 일상을 달래는 날도 많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주량은  한 병 반이다. 365일 중에 360일은 매일 마신다. 일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마시거나 긴장감이 풀리지 않아 술을 찾게 된단다. 음식 만들어 먹는 것도 즐겨하는데 사람들을 초대해서 함께 먹거나 김치찌개, 닭볶음탕, 백숙, 알리오 올리오 등을 해먹는 걸 좋아한다. 좋아하는 음악장르는 영화음악, 클래식, 재즈 등 듣기 편안한 음악 위주로 들으며 평소에는 리듬 없는 편한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다잡는다.

기분이 우울할 때 들으면 좋을 추천 곡으로는 윌아이엠&저스틴 비버의 댓 파워(that power)를 꼽았다. “클럽에서 들어도 좋고 일상에서 들어도 좋아요. 엄청 신선하죠. 우리나라 음악에서 한번쯤 시도해볼만한 노래예요” 그렇다면 그가 앞으로 만들고 싶은 노래는 어떤 곡일까.

남기상 작곡가가 생각하는 현재의 음악은 단순하게 곡을 쓰는 작업이 아닌 작곡가와 가수의 궁합이 중요한 작업이라는 것. 한명의 가수를 조각해 함께 호흡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것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좋은 음악을 만들고 오래 작업하게 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꼽는다.

■ 남기상 작곡가가 만들고 싶은 음악이란


신인과 함께하는 작업에 흥미를 느낀다는 그는 최근 ‘첫눈에 반했어’라는 곡으로 화제가 된 틴트를 키우고 있다. 1월 달에는 비트 윈이라는 보이그룹을 데뷔시킬 예정으로 틴트처럼 좋은 반응을 얻기를 기대하는 중.

그가 상상하는 10년 뒤는 박진영 프로듀서처럼 자신이 가진 탤런트를 잘 발휘해서 미디어 시장에 중요한 인물이 되는 것이다. 또한 크리에이티브하게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며 갖고 있는 주변상황을 통해 모두가 동반상승할 수 있는 중요한 일원으로서의 역할도 해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작곡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그의 마음 따뜻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세요. 곡을 많이 써서 곡에 담고 있는 느낌이 제 3자도 느낄 수 있는지 연습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이론은 도구지 그것이 전부가 될 수는 없거든요. 들려주고 싶은 얘기를 잘 전달하는 사람이 좋은 작곡가예요”

가요계에 큰 즐거움을 줬던 남기상 작곡가가 만드는 음악에는 또 어떤 컬러가 담겨있을까. 그가 만드는 2014년 신곡이 또 한 번 대박을 터뜨릴지 그 행보가 기대된다.
(사진출처: 걸스데이 페이스북, 틴트 페이스북, bnt뉴스DB)
(사진: bnt포토그래퍼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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