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수입차는 내수에 15만5,497대를 내보냈다. 전년 13만858대와 비교해 19.6% 성장한 것. 승용 점유율은 12%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국산차 판매는 2.1% 줄었다. 수입차 약진이 돋보였던 셈이다. 하지만 일본과 미국차들은 혹독한 시련기를 맞고 있다. 시장이 대체적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이들의 성적은 떨어지고 있는 것. 소비자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탓이다. 유럽 중심인 현재의 수입차 시장에서 지나친 친미 성향은 시대착오라는 분석이 적지않다. 무엇보다도 디젤차 부재가 문제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디젤 대항마로 내세운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특정 회사에만 편중돼 있고, 한-미 FTA 효과도 크지 않다. 가시밭길 투성이다.
▲토요타-흐림/렉서스-옅은 비
토요타는 2013년 1만1,000대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7,438대에 그쳤다. 마이너스 성장이다. 주력 차종인 캠리를 비롯해 프리우스, 라브4 등이 부진했다. 하반기 등장한 아발론의 경우 들여온 차를 모두 판매했지만 양이 많지 않아 실적 뒷받침은 역부족이다. 100대 한정 판매하는 FJ크루저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신임 사장이 한국에 부임했다. 오랜 기간 마케팅 분야에 매진해 온 전문가다.
렉서스는 2013년 전년대비 9.0% 성장했다. 토요타가 부진한 상황에서 렉서스의 실적 상승은 회사 전체에 큰 도움이 됐다. 다만 3시리즈를 겨냥한 IS 인기가 높지 않았다는 점은 뼈아프다. 유럽 디젤차와 겨루는 ES300h가 없었다면 렉서스 역시 성장을 담보하지 못했을 것이다. 올해는 신형 RC 쿠페와 신형 SUV LF-NX가 출시된다. 여기에 CT200h가 페이스 리프트로 거듭나 소비자를 찾을 예정이다. 모두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제품이다. 이들이 고루한 이미지의 렉서스를 젊게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닛산-짙은 구름/인피니티-안개
닛산은 2013년 3,061대로 전년대비 27.6% 늘었다. 그 중심에는 전체 판매의 60%를 점유한 알티마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쥬크는 상당히 고전했다. 젊은층을 고려한 독특한 디자인을 내세웠지만 디젤 엔진 부재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최근 7인승 SUV 패스파인더를 출시, 각 체급별 SUV 라인업을 완성했다. 그러나 대배기량 가솔린 차종이라는 점에서 마음이 걸린다. 반면 오는 7월 한-EU FTA에 따른 1,500㏄ 차종 관세 철폐는 닛산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유럽산 디젤 제품을 들여오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닛산 역시 디젤 출시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지난 몇 년간 시장에서 고전해 온 인피니티는 분위기 전환을 꾀한다. 승용 계열은 'Q'를 사용하고, RV 계열을 'QX'를 쓴다. 새로운 차명의 첫 차는 'Q50'이다. 올해 출시가 계획돼 있다. 디젤 라인업도 갖춰 국내 출시에 무게가 실린다.
▲혼다-천둥번개
2012년말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2013년 목표량 8,000대를 내세웠지만 크게 못 미쳤다. 주력 어코드는 캠리는 커녕 알티마에게도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해치백 시빅 유로는 디젤 부재로 외면받았다. 크로스오버 크로스투어는 국내 소비자와 공감대 형성에 실패했으며, 파일럿은 미국산 가솔린 대형 SUV가 한국에서 살아남는 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더욱이 뚜렷한 신차 계획 없는 올해도 험난한 길이 예고된다. 나아가 어코드의 파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큰 악재다. 소극적인 홍보 전략, 오직 판촉 조건에만 집중한 마케팅 등은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다.
▲포드/링컨-쾌청
2013년 활약이 두드러졌다. 7,214대를 시장에 내보내며 5위 토요타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링컨 역시 신형 MKZ 인기에 힘입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형 가솔린 SUV 익스플로러는 조용한 강자가 아닌 완전한 주력으로 떠올랐다. 대형 세단 토러스 파괴력도 여전했다.
올해는 4종의 신차를 선보인다. 우선 포드가 상반기 퓨전 하이브리드와 하반기 신형 머스탱을 투입한다. 하이브리드로 외형을 확대하고, 스포츠카를 출시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 링컨도 MKZ 하이브리드 선보인다. 지난 11월 LA오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컴팩트 SUV MKC도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크라이슬러-흐림/짚-맑음
크라이슬러는 2013년 조용한 한 해를 보냈다. 신차가 없었기 때문이다. 모든 지원도 잘 나가는 짚과 새로 합류한 피아트에 빼앗겼다. 실적은 4,143대로 0.5% 성장에 머물렀다. 올해도 대단한 반전은 없을 전망이다. 엔트리 세단 200C를 계획하고 있지만 소비자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차종은 아니다. 그나마 가격이 관건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니밴 그랜드보이저는 한국을 다시 찾는다. 최근 인기가 높은 미니밴인 만큼 어느 정도 판매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크라이슬러와 달리 짚은 독특한 내수 지위를 바탕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경쟁 없는 랭글러는 거침없이 진격 중이고, 지난 11월 출시한 그랜드 체로키 성적도 나쁘지 않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 신형 체로키를 선보인다.
▲캐딜락-폭설
미국에서는 고급스러움의 상징과도 같지만 한국에선 가장 존재감 없는 차가 캐딜락이다. 2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GM코리아의 홍보 기능이 한국지엠으로 넘어갔음에도 지원은 많지 않았고, 오히려 소비자와 단절되는 느낌이 강하다. 기대를 모았던 ATS가 실패를 겪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1분기 신형 CTS를 선보이지만 어디까지 선전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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