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열려 있는 캐주얼 다이닝, 서울 한남동 '세컨드키친'

입력 2014-01-24 16:30   수정 2014-01-24 16:25


-오토타임즈 맛집여행②

 값비싼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은 부담스럽고, 패밀리 레스토랑은 식상하다면 한남동 세컨드키친이 대안이 될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팅그룹 'JOH'가 두 번째 문을 연 미국식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벽돌로 지은 2층 단독건물에는 별다른 간판없이 외벽에 숫자 2만 덩그러니 쓰여 있다. 그래도 알만한 사람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만큼 방문 전 예약은 필수다.






 벽돌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높은 천장과 복층구조의 실내, 제법 큰 규모의 와인 진열대와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커피바가 한 눈에 들어온다. 느긋한 브런치와 맛있는 커피, 괜찮은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연상했다면 세컨드키친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한 셈이다. 종로 뎀셀브즈에 직접 의뢰해 로스팅한 원두는 기대 이상의 질을 보증한다. 커피 하나만 놓고 봐도 방문할 가치가 충분하다. 






 세컨드키친이 구비한 와인은 50종 이상. 이 와인은 모두 같은 가격에 제공한다. 가격이 부담돼 와인을 소극적으로 고르는 모습이 안타까워 내린 결정이다. 값보다 음식과의 조화, 나아가 와인 자체의 맛에 따라 자기 취향에 맞는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이 곳의 가장 큰 미덕이다.

 지난해 4월 개장 이후 바뀐 메뉴판만 벌써 세 번째다. 세컨드키친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에릭과 크리스틴 두 셰프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하고, 한국인 입맛에 맞는 메뉴 선정을 위해 고심한 흔적이다.






 에릭 셰프가 추천한 메뉴는 튀긴 케일을 올린 시저 샐러드. 씹히는 맛이 일품인 통로메인에 다양한 재료를 시저 샐러드와 곁들였다. 북유럽 스타일의 기본에 충실한 샐러드이지만 튀긴 케일의 고소함과 바삭함, 블랙 올리브를 말려 갈아낸 크럼블의 풍미는 이 가게만의 특징이다.






 메인 디시 '부드럽게 익힌 삼겹살과 호박고구마'는 계절에 맞게 소스와 곁들임 재료에 변화를 줬다. 저온 조리한 부드러운 삼겹살에 돼지등뼈 육수와 쉐리(와인에서 추출한 식초)로 만든 새콤한 소스를 더했다. 호박고구마는 달짝지근한 향과 맛이 일품이다. 치즈를 연상시키는 그린요거트와 씨겨자 소스는 느끼함을 덜어준다. 커피파우더는 부드럽고 새콤한 향과 함께 재미있는 식감을 더했다.






 디저트로 나온 라즈베리 레드 벨벳 케익은 초코케익에 브라운버터 아이스크림과 파인애플 크럼블, 팦핀 캔디를 곁들였다. 달콤쌉싸름한 케익에 헤이즐넛향과 고소함을 추가한 아이스크림의 조화가 깔끔하다.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팝핀캔디의 촉감이 반갑다.

 세컨드키친에는 과도한 친절이나 딱딱한 격식은 없다. 누구든지 편안히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한다. 명절을 제외하면 연중무휴라는 점,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영업시간동안 브레이크 타임이 1시간(오후 5~6시)에 불과한 점도 그래서다. 가까운 지인들과 편안한 복장으로 만나 맛있는 식사와 와인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주차는 발렛 서비스를 제공한다. 02-794-7435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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