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가 북미에서 고급 브랜드 '어큐라'로 판매하는 자동차 2~3종을 혼다 브랜드로 국내에 투입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는 내년초 어큐라 TL을 포함한 세단 2종과 SUV 1종 등 3종을 들여올 예정이다. 어큐라는 1987년 혼다가 북미에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다. 렉서스, 인피니티와 함께 북미시장 내 고급차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국내엔 정식으로 소개한 바 없다. 제품군으로는 ILX와 RLX, TL, TSX 등 세단 라인업과 MDX, RDX, ZDX 등의 SUV가 있다.
혼다가 어큐라차를 들여오는 건 침체된 분위기를 개선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혼다는 지난 2008년 1만2,356대로 수입차시장 점유율 1위(20.04%)를 차지했으나 지난해는 4,856대(3.10%)까지 곤두박질쳤다. 오딧세이와 파일럿, 크로스투어 등 틈새시장용 신차 3종을 선보였음에도 주목할만한 수요를 창출하지 못했다. 따라서 혼다의 관심이 고급차로 옮겨 갔다는 것. 고급차의 경우 볼륨이 크진 않으나 판매사 입장에선 수익성이 좋아 그 동안 꾸준히 도입을 요청해 왔다.
경쟁사들의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도 어큐라 차종의 출시를 결정한 배경으로 판단된다. 한국토요타는 지난해 토요타 브랜드가 부진했으나 렉서스 브랜드가 9.0% 성장해 부진을 보전했다. 한국닛산은 인피니티 제품명을 'Q' 명명체계로 고친 후 분위기 전환을 노리고 있다.
혼다가 어큐라 브랜드를 수입하면서 다른 브랜드와 달리 대중 브랜드인 혼다 배지를 다는 건 본사 방침 때문이다. 혼다는 어큐라 브랜드를 정식 출범하지 않은 지역에선 어큐라차라도 혼다 엠블럼을 붙인다는 것. 어큐라 브랜드를 출시한 지역은 북미뿐이어서 사실상 북미 외 지역에서 어큐라 엠블럼을 찾는 건 불가능한 셈이다. 그럼에도 고급 브랜드 도입이 그나마 혼다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프리미엄 차종을 강화하는 중이고, 고급차 수요가 꾸준해 혼다도 어큐라 차종을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혼다차만으로는 더 이상 판매를 늘리기 어렵다는 자체 판단도 반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혼다가 선보일 어큐라 TL은 최고 280마력의 3.5ℓ와 305마력의 3.7ℓ 엔진을 얹었다. 판매가격은 최저 3만6,030달러(한화 약 3,900만 원)에서 최고 4만5,510달러(약 4,926만 원)까지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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