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희, 프리 선언 그 후 “야구여신에서 ‘국민누나’로…”

입력 2014-03-12 19:10   수정 2014-03-12 19:09


[윤희나 기자] 프리랜서를 선언한 아나운서들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예전보다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는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방송국 아나운서 자리를 박차고 나온 이들에게는 배신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때문에 프리랜서를 선언한 전 아나운서들은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 동안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기도 한다.

KBS N스포츠의 간판 아나운서였던 최희 역시 프리랜서 선언 후 부정적인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야구여신’이라 불릴 정도로 야구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던 그녀가 아나운서를 그만두자 대중들의 아쉬움은 곧 화살이 돼 돌아왔다.

최희는 “직장인들이 이직을 고민하는 것과 똑같다. KBS N스포츠에 4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내가 너무 안주할 것 같았다”고 프리랜서를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안정된 삶과 직장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그녀는 “직장인에서 자영업자가 된 기분이다”고 털어놨다. 프리랜서가 된 후 스트레스는 더 많아졌지만 일에 대한 열정과 생각은 더 확고해졌다고.

울타리가 있던 직장에서 벗어나 혼자 세상과 부딪치고 있는 최희를 만났다. 프리 선언때부터 각오했던 일이기 때문에 지금이 힘들지 않다고 말하는 그녀. 1년 안에 자신의 이름을 건 대표 프로그램을 맡고 싶다고 웃는 그녀는 그 누구보다 당차고 또 행복해보였다.


Q. 프리랜서 선언이 많은 이슈가 됐다. 그 이유가 궁금한데…

일단 직장을 나와 자유롭게 활동을 해보자는 생각이 컸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싶었다. 연예인을 하겠다고 나온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송 활동과 스포츠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프리랜서 선언을 하게 됐다. 지금은 직장인에서 자영업자가 된 기분이다(웃음)

Q. 프리랜서를 한다고 했을 때 주위의 반응은 어땠나?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을 것 같은데

찬성보다 반대하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안정된 직장이 있는데 그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며 반대하더라. 나도 방송일이 쉬운 것이 아니란 걸 알기 때문에 많이 고민했는데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나 스스로 안주할 것 같았다.

직장인 4년차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는 부분인 것 같다. 과연 내가 이직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안정적으로 계속 다닐지. 결국 이직을 선택하는 것은 더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이 아닐까.

Q. 하지만 아나운서에서 프리랜서 선언하는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특수한 것 같다. 어떨 때는 직장인의 삶을 요구받고. 어떨 때는 방송인의 삶을 요구받는 이중적인 잦대가 놓여진다. 그것이 그동안 프리랜서를 하게 된 선배들이 느낀 한계였을 것이다. 나 역시 방송을 계속하기 위해서라도 좀 더 자유롭게 방송할 수 있는 프리랜서를 선택하게 됐다.

또한 프리 선언 후 스포츠를 버리고 연예인이 되려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이직의 개념이지 스포츠를 버린다는 생각은 안했고 실제로  XTM ‘베이스볼 워너B’을 맡아 야구 프로그램은 계속 하게 됐다.

Q. 그만큼 ‘야구여신’ 최희가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존재였던 것 같다. 그렇다면 최희에게 야구여신이란 어떤 의미인가

나에게 야구 여신은 한마디로 영광이다. 야구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지금 다른 도전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아니었다면 포기했을 수도 있는데 나에게 힘을 실어줬다.  나도 똑같이 스포츠를 사랑하는 팬의 한사람으로서 계속해서 야구를 하고 싶다.

Q. 프리 후 성공한 아나운서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롤모델이 있는가?

전현무 선배처럼 되고 싶다. 지난 설 특집때 예능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이 전현무 선배라고 하더라. 잘 하고 계시니깐 후배로서 든든하다. 현무 선배처럼 방송도 많이 하면서  내 이름을 건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 예전 ‘아이 러브 베이스볼’처럼 최희하면 떠오르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


Q. 앞으로 하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가? MC 아니면 연기자?

스포츠는 계속 할 것이다. 지금 제일 하고 싶은 분야는 MC다. 예능과 교양이 함께 있는 프로그램 MC를 하고 싶다. JTBC의 ‘썰전’에 몇 번 출연했는데 재밌었다. 예능이지만 시사적인 내용도 있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라 좋았다.

지금도 ‘썰전’ 녹화 전날은 잠을 못 잔다. 공부를 해가지 않으면 방송에서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매번 긴장하고 준비를 많이 해간다.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작던 크던 열심히 하고 싶다.

Q. 경쟁이 치열한 프리랜서 세계에서 최희만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교양과 예능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정형화된 아나운서의 이미지는 아니지만 진행도 할 수 있으면서 스스로 망가지는 것에 대한 부담도 없다. 요새 여배우들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망가지는데 내가 뭘 더 못하겠나(웃음)

Q. 프리랜서가 된 후 개인적인 시간이 많아졌을 것 같다. 쉬는 동안에는 주로 무엇을 하나

개인시간이 많아진 것이 직장인과 프리랜서의 차이인 것 같다. 방송 외에 개인 시간이 나의경쟁력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중국어, 영어 어학부터 운동, 독서와 같이 자기개발에 시간을 쓰고 있다.

Q. 프리 선언 후 생각이나 행동도 많이 바뀌었을 것 같다

프리랜서가 된 후 스트레스를 훨씬 많이 받는다. 직장인은 월급이 나오지만 이제는 내가 하는 것에 따라 잘될 수도 잘 안될 수도 있기 때문에 책임감이 크다.

또 매번 스포츠 스타들만 만나다가 방송국의 재능 있는 선배들을 만나면 문화적인 충격을 받을 정도다. 기가 죽을 때도 있지만 하나씩 배우는 중이다. 처음부터 도전하려고 나온 것이기 때문에 극복해야한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야구여신’ 외에 자신에게 새로운 타이틀을 붙인다면 어떻게 불리고 싶나?

‘국민누나’라고 불리고 싶다. 수지, 아이유같은 국민 여동생을 하기 에는 나이가 많으니 국민 누나라도(웃음). 옆집누나처럼 친숙하면서 동시에 설레는 대상이기도 하고 포근하기도 한 그런 사람이 남고 싶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1년 안에 최희하면 떠오르는 프로그램이 있도록 열심히 활동할 것이다. 첫발을 내밀었으니 더욱 노력할 것이다. 이제 스포츠 이야기뿐만 아니라 사람, 연애부터 19금 이야기까지 새롭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인데 그 모습을 낯설게 보지 않아주셨으면 좋겠다.

나의 최종 꿈은 즐겁게 일하는 것이다. 최고의 MC를 되겠다는 것은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 방송에서 즐겁게 일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재밌게 일하고 싶다.


기획 진행: 윤희나
포토: bnt포토그래퍼 최승광
의상: 맘누리, 나인걸
주얼리, 백: 뮈샤, 아틀리에K, 폴스부띠끄
슈즈, 시계: 탠디, 베카앤벨
헤어: 제니하우스 김남현 디자이너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김자영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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