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일본식 돈까스의 매력, 다동 가쯔야

입력 2014-05-23 15:53   수정 2014-05-23 15:52


-오토타임즈 맛집여행⑥

 "한국엔 맛있는 돈까스가 없어"

 평소 알고 지내던 일본인 친구의 불평은 그 자신에게는 일종의 향수병적인 푸념이었겠지만, 심봉섭 가쯔야 대표에게는 '블루 오션'으로 다가왔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일본에서도 돈까스로 가장 유명하다는 집을 찾아가 6개월간 일당도 받지 않고 일하며 비법을 사사(師事)했다. 본점이 위치한 서울시 중구 다동에 가게를 연 게 1997년, 일본식 돈까스 1세대의 시작이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전국에 수십~수백 곳의 가쯔야가 성업중이다. 그러나 심 대표의 가게는 본점인 무교점과, 최근 개업한 강남점 두 곳뿐이다. 개업 초기 상표등록은 우여곡절 끝에 2년만에 취소됐고, 현재는 가쯔야가 '돈까스집'이라는 의미의 일반명사여서 상표로 등록하기 곤란하다는 게 특허청 입장이다.

 2000년 초반 일본식 돈까스 전문점 열풍에도 가쯔야는 프랜차이즈화(化)하지 않았다. 이후 거품이 빠진 시기에도 걱정은 없었다. 본래 맛을 잘 지키며 시류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철학이 있어서다.






 "90년대 당시 가게 근처에 일본계 회사가 많았어요. 주한 일본인들에게 맛있다고 인정받았을 때 무척 기뻤습니다"

 다른 일본 요리와 마찬가지로 돈까스는 좋은 재료를 얼마나 잘 살리느냐가 핵심이라는 게 심 대표의 설명이다. 장사가 조금 잘 된다고 잔재주를 피웠다간 바로 손님들이 알아차린다는 것. 지금도 다동 본점에서는 심 대표가 직접 주방일을 본다. 강남점에도 철저한 교육을 했고, 수시로 드나들며 맛을 점검한다.

 가쯔야의 대표메뉴는 히레까스다. 다른 돈까스전문점과 모양이 사뭇 다르다. 작은 튀김 몇 개가 샐러드와 함께 접시 위에 올라가 있을 뿐이다. 언뜻 보기에 양도 적고 특별할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일단 한 입 베어 물면 육즙을 촉촉히 머금은 돼지 안심살의 고소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평소 먹던 다른 히레까스와 달리 퍽퍽하거나 느끼한 맛이 없다. 튀김옷이 얇고, 통고기를 쓰는 게 비결. 양이 적지 않느냐는 오해도 사지만 다 먹고 난 뒤 모자라다는 손님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멘치까스는 한국인에게는 별미, 일본인에게는 '추억의 맛'이다. 고기를 양파와 갈아 반죽해 튀긴 것으로, '갈았다'는 의미의 영단어 'mince'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다른 곳에서는 잘 팔지 않는 메뉴여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 함박스테이크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식감과 바삭한 튀김옷의 조화가 절묘하다. 입에 들어가면 양파와 후추향이 식욕을 돋운다.






 아담한 가게 앞에 점심시간이면 직장인들이 몰려 긴 줄을 선다. 심 대표는 그래도 주문 직전 빵가루를 묻혀 튀기는 방식을 고집한다. 저녁엔 히레까스를 비롯해 소박한 메뉴를 곁들여 술 한 잔 기울이기 좋다. 월~토 11시~23시(준비시간 3~5시), 주말엔 쉰다. 주차는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02-772-9023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사진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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