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현 기자] “‘용문신녀’라는 수식어도 전 반갑고, 감사해요. 19살 때 데뷔 했지만 인지도가 높지 않은데 그 에피소드로 인해 배우 김선영을 좀 더 알릴 수 있게 됐으니까요”
2000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MBC 시트콤 ‘세친구’에서 정웅인의 여자 친구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선영은 어느덧 데뷔 16년차에 접어들었다. 앳된 얼굴에서는 신인 배우의 향기가 물씬 풍기지만 그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눠보니 오랜 기간 쌓아온 내공이 느껴진다.
이벤트성으로 잠깐 화제가 되고, 대중들에게 잠시 기억되는 것 보다는 어느 자리에서든 ‘배우 김선영’이라는 말을 제일 듣고 싶다고 말하는 그다. 그 어떤 수식어보다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져가기를 꿈꾸는 김선영을 만나봤다.
Q 최근 근황
영화 스릴러 막바지 작업 중에 있구요. 중국에서 모델 활동도 병행하고 있어서 정신없이 지내고 있어요. 중국 활동은 오히려 편한 게 한류를 이끈 선배님들이 워낙 길을 잘 다져놓으셔서요. 제가 아직 인지도가 그리 높은 배우가 아님에도 한국 배우라는 타이틀 만으로도 굉장히 대우를 잘 해 주셔서 감사해요.
Q 처음 배우의 길에 들어서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잡지 모델부터 시작했어요. 사실 학창 시절부터 배우를 꿈꾸던 건 아니었는데,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께서 저는 연극영화과가 체질에 맞을 것 같다고 추천해 주시더라구요.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제가 사범대에 가기를 원하셨기 때문에 배우를 해보겠다고 하니까 처음엔 무척 반대하셨죠. 결국 타협점을 찾은 게 연영과 입학 후 편입을 하는 조건이었는데 적성에도 잘 맞아서 그 길로 쭉 배우의 길을 걷게 됐어요.
Q 데뷔 이래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아무래도 최근에 했던 작품이 아쉬움이 남아서 그런지 기억에도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최근에 한 작품이 영화 ‘소원택시’랑 ‘화려한 외출’인데요. 처음으로 비중이 많은 주연을 맡다보니까 부담감이 크기도 했고, 노출신도 많아서 힘든 점이 많았어요.
Q 지난해 청룡영화제에서 용문신 드레스로 화제를 모은 바 있는데 소감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그때 이후로 저를 만나는 분들마다 등부터 보려고 하시더라구요.(웃음) 사실 레드카펫을 밟을 당시 바들바들 떨면서 올라갔어요. 악플도 많이 달리지 않을까 너무 부담되고, 겁도 났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어요.
레드카펫에 서기 전에 디자이너 선생님이랑 거의 매일 만나서 회의할 정도로 신경을 쓴 건 사실인데요. 용문신을 하기로 한 건 청룡영화제 당일날 결정됐어요. 제가 장난삼아 ‘청룡영화제니까 용문신 어때요?’라고 했더니 타투를 해주시는 선생님께서 흔쾌히 좋다고 하시더라구요. 어설프게 꽃 그릴 바엔 용이 훨씬 예쁘다면서 용기를 주셨죠.
Q 파격적인 드레스로 시스루 패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는데 평소 선호하는 패션 스타일은
어렸을 때는 꾸미는 것도 좋아했는데 요즘은 그냥 입었을 때 편한 옷에 더 손이 가는 것 같아요. 평상시에는 높은 힐도 잘 안 신고 루즈한 티셔츠에 스키니진, 운동화 차림같이 캐주얼 복장을 즐겨 입는 편이에요.
Q 이력을 보니 2010년 그룹 오로라로 앨범도 발표한 적이 있다. 가수에 도전하게 된 배경은
배우 활동을 할 당시 음반 제의가 많이 들어왔었어요. 결국 트로트 걸그룹으로 앨범을 발표하게 됐고 지방 행사를 많이 다녔어요. 울릉도, 독도, 제주도까지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특히 군부대에서 인기가 많았던 것 같아요. 군인들에게 목숨과도 같은 건빵도 선물 받았거든요.(웃음) 그러다가 체력적으로도 너무 힘들고, 연기 활동에 도저히 전념할 수가 없어서 정리하게 됐죠. 지금 생각해보면 배우 활동에도 좋은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Q 평소 즐겨하는 취미활동은
혼자 집에 있을 땐 독서도 많이 하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해요. 뜨개질로 인형도 만들고,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구요. 요즘 새롭게 빠져있는 취미는 클레이 아트요. 손재주가 있는 편이라 전부 집에서 독학으로 배웠어요. 또 외향적인 성격이라 해외여행도 혼자서도 잘 다녀요. 외국어도 잘 못하는데 바디 랭귀지로 해도 마음은 다 통하더라구요. 워낙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두려움은 없는 것 같아요.
Q 인생의 롤 모델이 있다면
부모님이라고 생각해요. 어려서부터 가정교육을 철저히 받은 편이거든요. 젓가락질 하는 방법이나 밥 먹을 때 소리 내서 먹으면 안 된다는 등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도 항상 부모님 생각이 먼저 나는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는 어려서부터 저를 온실 속의 화초처럼 키우고 싶어 하셨는데 제가 워낙 잡초 같은 아이라 좀 억세게 자랐을 뿐이에요.(웃음)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과 역할은
지금까지는 성격도 세고, 좀 무거운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요. 실제 성격은 밝고 활달한 편이라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해보고 싶어요. 사실 전 웃는 모습이 자신 있는데 그동안 항상 도도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해서 어려움이 많았거든요. 이제는 제 본연의 밝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Q 배우로써의 최종 꿈을 말해준다면
허황된 슈퍼스타를 꿈꾸는 게 아닌 나이가 들어서도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배우 김선영이 되고 싶어요. 지금 주연을 했지만 다시 단역을 할 수도 있는 것처럼 앞으로도 작은 역할이어도 뭐든 제 자리라고 생각되는 곳을 찾아갈 생각이에요. 그렇게 언제든 어디서든 필요한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사진: bnt포토그래퍼 오세훈)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