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쇼]쌍용차 사장, "저탄소차협력금제 뒤로 늦춰야"

입력 2014-03-06 14:43   수정 2014-03-06 14:42


 쌍용자동차 이유일 대표이사(사진)가 내년부터 환경부가 도입할 '저탄소차 협력금제'가 미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지난 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모터쇼 현장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쌍용차는 SUV가 주력이어서 탄소 배출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과하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유연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모터쇼에 전시한 XLV 컨셉트는 내년 하반기 내놓을 계획이며, 쌍용차 제품 중 플래그십인 체어맨은 효율적으로 개발, 생산하는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현장에서 쌍용차 취재열기가 뜨겁던데
 "해외 모터쇼 나오지 않다가 2011년부터 매년 꾸준히 참가했다. 유럽에선 쌍용이 철수한 것처럼 여겨졌지만 매년 오니까 관심을 가져준다. 판매도 조금씩 늘고 있다"

 -컨셉트 XLV는 언제 나오나
 "이번에 공개한 차와 비슷한 제품이 곧 나올 것이다. X100보다 290㎜가 길다. 코란도 C와는 간섭이 없을 것이다. 1.6ℓ이며, B-세그먼트 제품이다"

 -내년에 나올 X100에도 코란도 브랜드를 사용할 계획인가. 또한 사명 변경은 준비하나
 "X100은 B세그먼트여서 새로운 이름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사명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 사명 변경 시기에 신차가 나오면 좋겠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새로운 사명을 찾는 것과 비용문제가 만만치 않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네트워크 및 구성원)이 바꾸라고 이야기한다. 언제까지 7번 쓰러진 사명을 가지고 갈 것이냐고 묻는다. 노사분규의 부정적 이미지는 물론 해외에서 '쌍용'의 발음도 어렵다"

 -9만1,000대 수출 목표 중 유럽은 얼마를 차지하나
 "서유럽이 1만5,000대 목표를 하고 있다(2013년 8,000대 정도). 그런데 요즘 러시아 루블화 폭락에 어려움이 있다. 올해 목표 물량은 모두 가져가겠다고 하지만 루블화가 10% 평가 절하되면서 수입 비용이 올라가 러시아 판매사들이 수입을 못하겠다고 한다. 그만큼 가격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데, 상황을 봐가며 협상 중이다. 한때 안 좋다고 물건 안주면 나중에 이미지가 떨어진다. 러시아 비중이 30%인 만큼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하지만 그 부분을 중국이 만회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이 7,000대에서 1만5,000대 정도 될 것이다. 코란도C 백오더가 너무 많아 중국 물량을 소화할 수가 없다"

 -정리해고 무효 판결에 따른 충당금은 얼마나 되나
 "지난해 충당금은 정확하지 않지만 약 150억 정도다. 통상임금으로 급여가 17~18% 올라 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는 650억원으로 떨어질 것 같다. 올해는 계산방법이 달라서 조금 차이가 난다"

 -대주주에게 뭐라고 설명했나
 "한국 법이 그런 걸 어떡하냐? 기다려 보자고 했다. 대주주도 난감해 하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될 저탄소협력금제에 대한 의견은
 "쌍용차의 주력은 대부분 SUV여서 저탄소협력금 제도가 시작하면 타격이 제일 크다. 그것을 맟추려면 값이 많이 오를 수밖에 없다. 지난달 산통부 장관이 왔을 때 문제를 거론했다. 본 사안은 쌍용차 뿐 아니라 다른 회사도 부담으로 여긴다. 그래서 장관에게 보조금 폭을 좁혀 달라고 말했다. 물론 언젠가는 해야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아직 준비가 안됐다"

 -환경부는 2015년에 제도 시행을 고수하는 중이고, 산통부는 연기하자고 한다. 현재 배출가스의 경우 중량이 2.5t 이상이면 기준이 조금 완화돼 있다. 그래서 SUV는 승용차와 달리 별도 구간을 정하자는 등의 역제안은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의 생각을 자동차산업협회(KAMA) 통해 건의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면 큰 비용이 들어간다. 결국 그 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하게 된다. 정부는 그것을 고려해야 한다"

 -유럽시장 늘리려면
 "X100이 유로6 엔진이고 규제 다 맞췄다. 하이브리드도 연구 중이고, 리튬이온 차도 생각 중이다. 가솔린 디젤만으로는 견딜 수 없다. 하지만 간신히 코란도 C로 회복 중일 뿐 투자할 여지가 아직은 충분하지 못하다"

 -체어맨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단종 등의 소문도 있는데
 "체어맨은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려면 2~3,000억원이 들어가는데 특히 대형세단은 비용이 크다. 아직 체어맨 브랜드에 투자할 여력이 많지 않다. 그래도 체어맨은 앞으로 계속 끌고 갈 것이다. 비용을 가장 효율적으로 투입해 최대 효과 발휘 방안을 찾을 것이다. 그 중의 하나가 디젤이다. 디젤 추가한다고 생산비용 올라가지 않는다. 가지고 있는 엔진을 사용하면 된다"

 -미국진출 및 해외 현지공장 설립 계획 있나
 "TF팀 만들었다. 미국과 접촉 중지만 언제 진출할 지 확정된 게 없다. 미국 진출이 성공하려면 다각적인 면이 검토돼야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평택 공장의 24만5,000대(평택공장) 규모가 모두 돌아간 뒤에 진출하게 된다. 언제가 될 지 모르겠다. 이처럼 어려운 살림에도 미국진출 서두르는 이유는 존재감 때문이다. 미국시장에 진출하지 않으면 자동차회사의 존재가치가 없다. 중국이 올해 2,000만대, 유럽이 1,300만대, 미국이 1,500만대다. 25만대 공장으로는 회사가 커질 수 없다. 미국으로 가면 차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다. 현대가 성공한 것도 미국 진출이 큰 역할을 했다. 컨설팅하고 준비하는 것만해도 돈이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가야 하는 길이다. 마힌드라와는 미국 진출은 얘기가 됐다" 

 -모터쇼 전시된 다른 업체들을 보고 느낀 점은
 "자동차들이 점차 소형, 경량화 된다. SUV도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큰 차가 없다. 쌍용차는 아직 탄소섬유 소재 못쓰고 있다. 물량이 그 정도까지 안 된다"

 -마힌드라의 국내 진출은 없나
 "없다. 다만 '우리-마힌드라 파이낸셜'이 합작사를 한 곳 세운다. 하지만 쌍용 이름은 안 들어갈 것이다. KB금융하고 인수합병 이슈가 있어 지연되고 있다. 마힌드라 파이낸스를 통해 쌍용차를 살 수 있을 것이다"

 -마힌드라가 쌍용차 기술을 제공하라고 하지 않나
 "전혀 없다. 기술 유출 의혹과 관련해 마힌드라 회장이 그럴 생각이 전혀 없음을 밝혔다. 지난달 5일 마힌드라 회장을 만났는데, 쌍용차 기술을 털끝 만큼도 가져올 생각 없다고 했다. 쌍용차 기술을 아무런 대가 없이 썼다면 상하이차처럼 기술 빼왔다는 오명으로 얼룩진다. 오히려 마힌드라 이미지가 흔들릴 수 있다. 

 제네바=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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