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NE1, 그 퍼즐 같은 조각에 대하여

입력 2014-03-20 11:36  


[최송희 기자] “지난 2년 간, 답답함을 많이 느꼈어요. 새로운 무대도 보여드리고 싶고, 새로운 노래도 부르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한 답답함이랄까요. 그런데 ‘크러쉬’ 앨범이 나오면서 그게 다 깨져버린 것 같아요. 멤버들끼리도 굉장히 끈끈해졌고요. 굉장히 큰 산을 넘은 것 같아요.” (씨엘)

미처 몰랐다. 강렬한 얼굴 이면에 이렇게나 들끓는 마음이 깃들어있었을 줄은. 대게 사람들이 그렇듯 2NE1에게는 ‘강렬함’ 내지는 ‘유니크함’을 기대하게 된다. 그 당당한 태도나 에너지는 당연히 그들이 ‘쎈 언니’여야 한다는 일종의 기대감을 자아내는 것이다.

최근 정규 2집 ‘크러쉬’ 발매를 맞아 bnt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2NE1은 그런 대중들의 기대와는 조금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연애 이야기에 쑥스러운 듯 웃고, 좋아하는 음식을 이야기하며 눈을 반짝이는 모습들은 딱 그 나이 여자아이들과 다를 바 없었으니까.

무대 아래에서 맞닥뜨린 그들이 ‘평범한’ 소녀일지라도, 2NE1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것은 여러 면면을 가진 그들의 얼굴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수십 가지의 얼굴. 그것은 모두 2NE1의 것이니까.


◆ Girls talk

긴 시간이었다. 정규 2집 앨범 ‘크러쉬’를 발표하기까지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들의 말마따나 신곡들로만 꽉 채워진 이번 앨범은 사실상 2NE1에겐 ‘정규 1집’과 다름없는 귀한 앨범이다. ‘내가 제일 잘 나가’ 이후 2년 간 싱글앨범만 발매했던 2NE1에게 ‘정규앨범’이라는 의미는 무엇일까?

“첫 정규앨범은 예전에 나온 싱글들이 포함됐었어요. 이번 ‘크러쉬’는 정말 신곡만 꽉꽉 채워 나온 앨범이고요. 간만에 노래도 많이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고, 새로운 무대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즐거워요. 정규 앨범에 대한 갈증은 이번 앨범으로 시원하게 해소가 됐죠. ‘내가 제일 잘 나가’ 앨범이 워낙 마음에 들어서 그것보다 더 좋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2NE1은 “잊혀 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신곡 없이 투어 콘서트를 하는 묘한 기분”으로 지난 4년이라는 시간을 견뎌왔다. 매일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 채,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이어졌지만 2NE1은 주저앉거나 우울감을 호소하지는 않았다.

“기다리는 동안 작곡을 배우게 됐죠. 이번 타이틀곡인 ‘크러쉬’와 ‘살아봤으면 해’ ‘베이비 아이 미스 유’를 작사, 작곡했어요. ‘스크림’이랑 솔로곡인 ‘멘붕’과 작사를 했고요. 투애니원이 제 곡을 부르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서. (웃음) 심심해서 일기 쓰듯이 연습했던 것들인데 자연스럽게 쌓이게 됐어요.” (씨엘)

2013년 12월부터 작곡을 시작했으니 불과 3개월 만이다. 그의 갈증과 열정의 집약은 고스란히 앨범에 담기게 됐다. 이에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양현석 역시 리더인 씨엘에게 힘을 기울여주었다.

“사장님께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사실 제가 작년에 많이 힘들어했었거든요. 그런데 생일에 맞춰서 앨범을 미뤄주시기도 하고. 제가 쓴 곡을 앨범 타이틀로 해주시기도 하고요. 그런 게 정말 로맨틱하잖아요.(웃음) 많이 감동 받았죠.” (씨엘)

로맨틱한 양현석 사장의 선물은 비단 투애니원만의 것은 아니었다. 앨범 발표 후 각종 음원 차트에는 2NE1의 ‘크러쉬’가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수록곡들까지 모두 순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늦은 인터뷰는 앨범에 대한 자신감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2NE1은 손까지 가로저으며 “그런 건 아니다”라고 웃었다.

“저희는 싱글이 나와도 인터뷰를 해왔어요.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지도 않고, 많은 분들과 소통할 기회가 없으니까 이렇게나마 저희 소식과 생각,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요. 어쩌다 보니 늦었을 뿐이지 반응을 보고 인터뷰를 하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씨엘)


◆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제야 큰 산을 넘게 되었다는 씨엘의 말은 전혀 틀린 것만은 아니다. 계속해서 답답함과 불안감을 호소했던 2NE1은 짐을 내려두고 가뿐히 무대를 즐기게 되었으니까.

“투어를 하면서, 실력이라고 부를 순 없지만…무대를 즐기게 되었다고 할까요.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어요. 어떻게 보면 멤버들도 아무것도 안 하고 2년을 보낼 수 있었는데 자기 자신을 놓지 않고, 각자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했으니까요. 뭐 복근을 만든다던지, 작곡을 배운다던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큰일을 만든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끈을 놓지 않고 무언가 계속 한다는 것이요.”

2NE1은 강렬하다. 저마다의 컬러가 모두 다르고, 그 색채 또한 짙다.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네 명의 조합에서 씨엘의 역할이 더욱 커진 것이 사실. 이에 2NE1의 컬러가 흐트러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오히려 제가 만든 곡을 녹음하면서 더 끈끈해졌어요. 같은 배를 탄 사람이고 적이 아니잖아요. 지금 제 역할이 클 수 있겠지만 이후에 다른 멤버가 커질 수도 있는 거고요. 각자 맡은 역할이 있고, 없어서는 안 될 걸 잘 알고 있어요.”(씨엘)

“연습생 때부터 항상 사장님이 말씀하셨어요. 채린이와 저, 다라언니, 민지까지 잘하는 게 모두 다르고 뭉쳤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요. 제 생각에도 저는 저만의 보이스가 있고, 채린이는 래퍼로 역할이 분명해요. 일단 제가 못하는 걸 하고 있으니까. 서로 고맙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돕고 있어요. 네 명이 모여야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고 그래서 투애니원이 만들어지는 거죠.” (박봄)

퍼즐. 산다라박이 말한 “4명이 맞춰졌을 때 완성되는 그림”은 그야말로 2NE1에 대한 가장 적합한 정의다.

“2NE1 같은 그룹은 어디에도 없어요. 그건 자신 있어요. 개성이 다 다르고, 생긴 것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모두 다르죠. 좋든 나쁘든 이런 그룹이 없다는 것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정말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그게 목표죠.”(씨엘)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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