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e골프를 선보였다. 그러나 공차 중량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에서 효율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됐다. 그러나 폭스바겐은 BMW i3와 비교할 때 효율은 오히려 앞선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24일 폭스바겐에 따르면 골프 EV 버전인 e골프의 중량은 1,510㎏에 달한다. 최근 BMW가 선보인 i3의 1,195㎏과 비교하면 무려 300㎏ 이상 무거운 셈이다. 그러나 1회 충전 후 주행 가능한 거리는 i3 대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 폭스바겐 전기차 프로젝트 담당 헤르베르트 루홀 매니저는 "BMW가 탄소복합플라스틱으로 무게를 줄인 반면 폭스바겐은 내연기관 자동차와 같은 철강 재질을 차체로 사용한다"며 "그러나 효율 면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MW에 따르면 i3는 1회 충전 후 150㎞까지 주행 가능하다고 소개된 반면 폭스바겐은 e골프의 최대 주행거리가 최저 130㎞에서 최대 190㎞에 이른다고 설명한다. 완속 및 급속 충전 시간이 비슷할 때 경쟁력은 곧 최대 주행거리로 모아진다는 점에서 e골프가 i3 대비 앞서 있다는 게 폭스바겐의 설명이다.
이처럼 중량 차이에도 효율 격차가 크지 않은 이유는 각 제품의 컨셉트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본적으로 전기차 제작에 있어 경량 소재 채택은 성능에 무게 중심을 둘 때 활용된다. 실제 BMW는 내연기관 제품에서 꾸준히 지켜 온 역동성을 잃지 않기 위해 경량 소재를 적극 활용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같은 용량의 전기모터를 사용할 때 가속력에 비중을 둔 설계라는 얘기다.
반면 폭스바겐은 별도의 경량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수준에서 e골프를 내놨다. 대신 생산비 절감을 위해 혼류생산을 선택했다. 골프 생산 라인에서 전기차도 생산 가능하도록 기존 골프 전용 플랫폼을 전기차에 그대로 옮겼다. 대신 폭스바겐은 성능보다 효율에 주목했다. 주행모드와 에너지회생 시스템 적용으로 전력 사용을 줄였고, 덕분에 1회 충전 후 최장 주행거리를 BMW i3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늘리는데 성공했다.
이에 대해 헤르베르트 매니저는 "값 비싼 탄소 재질을 쓰지 않는 대신 경량화 된 플랫폼, 그리고 엔진과 변속기 등에 알루미늄을 적극 활용한 덕분에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무게중심이 낮아 고속과 핸들링에선 오히려 가벼운 차보다 유리한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사의 전기차 전략은 가격도 비슷하게 이끌었다. BMW i3는 3만4,950유로, e골프는 3만4,900유로에 판매되는 것. 이와 관련, 헤르베르트 매니저는 "전기차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배터리의 용량이고, 소비자가 불편함 없이 쓰려면 2018년 정도는 돼야 한다"며 "어떤 방식으로 제품개발 전략을 가져가든 결국은 효율 경쟁으로 집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폭스바겐은 e골프를 오는 5월부터 유럽 내 판매에 들어간 후 전기차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한국에선 내년 중반부터 판매에 착수할 예정이다.
베를린=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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