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선물’ 속 ‘신의 한 수’ 스타일링

입력 2014-03-26 11:31   수정 2014-03-26 11:29


[최원희 기자] 캐릭터에 따른 배우들의 스타일링은 드라마를 보는 또 다른 재미 요소 중 하나이다. 또한 스타일링은 배우가 그려내는 캐릭터의 이미지를 배가시켜주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사실이다.

사랑하는 아이를 되살리기 위해 2주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엄마의 이야기를 그려낸 감성 스릴러 SBS 드라마 ‘신의 선물-14일’.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톡톡 튀는 패션을 선보이는 것보다는 캐릭터의 특성을 살리는 것을 선택했다.

데뷔 10년차가 넘는 베테랑 배우들답게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절절하면서도 숨 막힌 전개를 이끌어낸 것이다.

■ 30대 초반의 시사프로 방송작가 이보영


30대 초반의 시사프로 방송작가이자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 김수현 역을 맡은 이보영은 드라마의 수수한 캐릭터를 살려내는 것에 집중했다. 화려한 스타일보다는 단정하고 꾸밈없는 스타일을 선택하며 엄마이자 아내이자 직장인인 30대의 엄마 캐릭터를 그려낸 것.

그는 출근할 때는 불평등한 사회구조, 불의와 범죄가 판치는 삐딱한 시선을 갖은 정의로운 방송 작가의 프로페셔널함을 살려낸 스타일링을 보여주지만 집에서는 편한 홈웨어룩으로 일관한다. 평소에는 트렌치 코트에 스카프 그리고 블라우스 스타일링을 즐기지만 엄마로서는 간단한 티셔츠에 가디건을 걸치며 데일리룩을 연출한다.

예뻐 보이고자 하는 여배우의 욕심보다도 드라마의 몰입도를 생각하는 배우의 모습을 택한 것. 이보영은 아이를 잃은 엄마의 심정과 캐릭터의 직업을 표현하기 위해 심플한 스타일링에 시크한 브라운 톤의 메이크업을 선택했다.

그 동안은 드라마에서 화사한 톤의 메이크업을 선보였다면 ‘신의 선물’에서 이보영은 슬픈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아련한 느낌의 세미 메이크업을 택했다.

이는 강인한 전문직의 엄마부터 아이를 구하기 위한 슬픔을 가진 엄마의 역할까지 다양하게 소화해낼 수 있는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평이다. 또한 중성적이면서도 강인하고 여성스러운 상반된 느낌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이 메이크업은 차분한 피부 표현과 깊은 눈매를 강조하며 그의 명품 눈빛 연기를 배가시켰다는 평도 이어지고 있다.

■ 20대 후반의 흥신소 운영자 조승우


20대 후반에 흥신소를 운영하는 기동찬 역의 조승우는 한 때는 잘나가는 강력계 형사였지만 과거 집안사가 알려지면서 경찰복을 집어던지며 일명 ‘묻지 마 서포터즈’ 생활을 하는 캐릭터를 맡았다.

엄마와 바보 형이 있었지만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은 사건 때문에 가족들과는 깔끔하게 의절하며 법과 정의와는 담쌓고 있는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는 극 중 김수현의 남편의 불륜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현의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된다.

그는 전에 형사임을 암시하기라도 하듯 김태우와 정겨운의 깔끔한 스타일링과는 다르게 가죽재킷에 셔츠, 야상에 남방에 셔츠와 같은 레이어링을 택하며 활동성 강한 스타일링을 연출했다.

■ 30대 초반 경찰서 강력1팀 팀장 정겨운 vs 30대 후반의 인권변호사 김태우


‘차기 경찰청장감’이자 수현의 과거 연인 사이였던 현우진 역을 맡은 정겨운과 인권 변호사이자 수현의 남편 역을 맡은 한지훈 역의 김태우. 딸아이가 유괴되자 이성을 잃은 김태우와 수현을 지켜주고 싶은 정겨운은 같은 듯 다른 스타일링을 펼쳐낸다.

형사로 임하고 있는 정겨운은 주로 화이트 컬러의 깔끔한 셔츠와 짙은 컬러의 블레이져를 선택하며 위엄을 나타낸다. 반면 김태우는 아빠가 줄 수 있는 포근한 느낌과 변호사의 위엄을 과시하기 위해 금속 테 안경에 니트와 셔츠 그리고 블레이져를 레이어링하며 비슷하지만 다른 캐릭터를 표현한다.

이들은 코트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각각 다른 캐릭터를 반영하는 듯 다른 아이템을 선택했다. 정겨운은 그레이 컬러의 트렌치 코트를, 김태우는 브라운 톤의 코트로 비슷하지만 다른 캐릭터의 위압감을 표현한 것.

드라마가 극을 전개하는 데에 있어 스타일링은 하나의 작은 역할일 뿐일 수도 있고 극을 끌어나가는 중심의 자리에 위치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신의 선물’은 배우 자신보다는 캐릭터 역에 맞는 스타일링과 메이크업을 선택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에 주력하는 선택을 보여주었다. (사진출처: SBS 드라마 ‘신의 선물-14일’ 공식 홈페이지 및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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