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 겉과 속이 다른 배우 이해인

입력 2014-04-04 10:29  


[송은지 기자] “역할 때문에 그런지 저를 깍쟁이로 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사실 저는 깍쟁이와는 정 반대인데 말이죠. 언젠가는 제 다른 모습을 보여줄 날이 분명 올 거라고 믿어요”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도도하고 차가워 보이는 외모와 달리 그 누구보다 속 깊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배우 이해인이다.

어느새 데뷔 9년차에 접어든 이해인은 올리브 ‘악녀일기 시즌4’와 tvN ‘롤러코스터’ 속 ‘헐녀’로 이름을 알린 이후 꾸준히 배우로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KBS 드라마 ‘감격시대’ 선우진역을 맡아 한층 성숙해진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

본인의 진짜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이해인. 차가운 외모와는 대조적인 따뜻함과 인간미로 가득한 ‘진짜’ 이해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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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시대’ 선우진 vs ‘진짜’ 이해인</U>

“실제로는 진짜 허당이에요. 제 원래 성격은 선우진처럼 카리스마가 있기보다는 여성스럽고 조용하거든요. 그런데 그동안 맡아온 역할들이 깍쟁이, 부잣집 딸 이러다보니 저에 대한 편견이 생긴 것 같아요”

현재 이해인은 수목드라마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감격시대’에서 냉철한 카리스마를 지닌 여의사 선우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해인의 도시적인 외모를 보고 있노라면 선우진은 그에게 딱 맞는 역할이 아닐까 싶지만 실제 이해인은 ‘허당’ 그 자체라고. 단지 그런 이미지들을 많이 연기하다보니까 냉철하고 깍쟁이라는 오해가 생긴 것 같아 아쉽다고 한다.

하지만 선우진과 이해인에게는 닮은 점도 있었다. 한 번 친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점, 그리고 내 사람에게는 한 없이 다정하고 순한 양이 된다는 점 역시 비슷한 것 같다고.

선우진은 분명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조연이다. 여배우로써 주연에 대한 욕심이 없을 수는 없는 법. 특히 ‘감격시대’에서 이해인보다 배우생활을 늦게 시작한 진세연이 주연을 맡고 있는 것에 대한 솔직한 마음이 궁금했다.

“워낙 사람마다 길이 다른 거니까요. 예전에는 주인공 욕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요. 그리고 그 친구가 먼저 주연을 한다고 해서 제가 주연을 못하고 그러는 것도 아니잖아요(웃음)”

일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데뷔 초에 비해 주연이나 조연에 대한 인식이 사라졌다는 이해인. 그러다보니 ‘다섯손가락’ 이후 두 번째 호흡을 맞추는 진세연은 그에게 있어 주조연을 떠나 진짜 동생처럼 편하고 챙겨주고 싶은 존재라고 한다.

<U>이해인 ‘지성이면 감천’이다</U>

이해인은 한창 얼짱 붐이 일어날 때 2기 5대 얼짱으로 뽑히며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방 출신이다 보니 연예인이 될 기회가 희박했는데 얼짱으로 뽑히면서 본격적인 연예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아는 사람하나 없는 서울에 가서 어떻게 하겠냐며 처음엔 주위의 반대가 심했지만 일단 하고 싶으면 하고야마는 성격이기에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예계에 발을 내딛었다.

그렇게 시작한 배우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주연을 맡았던 KBS 드라마 ‘지성이면 감천’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길게 역할을 이어본 적도 없었기에 일일드라마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겁도 많이 났고 부담감도 컸었다.

“김명욱 감독님이 호랑이 감독님으로 유명하세요. 처음 시작할 때 다들 울고 시작한다고 들어서 정말 각오를 많이했고 또 열심히 했어요. 그러다보니 ‘지성이면 감천’이 제일 힘들면서도 보람도 많아 지금까지 가장 생각나는 작품이에요. 욕도 많이 먹었고요(웃음)”

사실 그는 굉장한 노력파다. 촬영 몇 시간 전에 혼자 반복해서 리허설을 해보는 것은 물론 식사를 과자로 대체하며 쉴 새 없이 연습하고 또 하는 그다.

너무 도회적으로 생긴 외모 탓에 처음에는 제대로 안할 것 같다고 오해를 받곤 하지만 너무나도 열심히 하는 모습에 감독님은 물론 선배님들에게까지 인정받는다는 이해인.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정말 노력파라는 말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진국’ 배우였다.


<U>‘헝그리 정신’으로 성장한 배우 이해인</U>

물 한 방울 손에 묻히지 않고 우아하게 자랐을 것만 갔지만 그의 삶은 사실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스무 살에 혼자 올라온 뒤 기회를 한 번 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몸소 느낀 이해인에게는 자연스럽게 헝그리 정신만이 남아있었다.

더 열심히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에 사소한 일 하나에도 공부와 끊임없는 연습을 반복했고 그 결과 이 자리까지 이해인은 성장할 수 있었다.

“보이시한게 어울린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남장여자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환상의 커플’ 한예슬씨 같은 푼수 같은 역할도 욕심나요. 망가짐이 있는 반전매력이 있는 역할, 너무 멋질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해인이 생각하는 배우의 매력은 무엇일까.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그는 다른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우라는 직업은 너무나도 매력적이라고 답했다.

또한 평소 감정표출을 잘 하지 않는 심심한 성격인데 연기할 때만큼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하기에 좋다고. 연기를 통해 일탈 아닌 일탈을 경험하며 스트레스까지 풀린다고 하는 그를 보니 배우야말로 이해인의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문뜩 배우 이해인이 함께 작업해보고 싶어 하는 동료 배우나 작가가 궁금해졌다. 골똘히 생각하던 그는 조심스럽게 류승룡을 꼽으며 그처럼 오래 연기를 했음에도 늦게 빛을 발한 배우들과 함께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은 스타를 동경할 나이도 지났고 일을 하면서도 인생 공부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연기를 하지 않고 있을 때 힘든 적이 많아서 그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조언도 듣고 싶고요”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작가도 있었다. 바로 김순옥 작가다. SBS 드라마 ‘다섯 손가락’을 통해 한 번 호흡을 맞추긴 했지만 아쉬움이 너무 많아 다시 한 번 김순옥 작가와 작업해보고 싶다는 이해인.

“제가 사실 그 드라마에서 연기를 너무 못했어요. 그 땐 열심히 한다고 한 거지만 제가 연기 경험도 많이 없고 그러다보니 마음은 굴뚝같은데 안 나오더라고요. 그 역할이 정말 좋은 역할이었는데 제가 제대로 못 살려서 너무나도 죄송해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김순옥 작가님과 호흡을 맞추어보고 싶어요”


<U>‘평범’을 꿈꾸는 이해인의 리얼라이프</U>

“평범한 게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저는 평범함 속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요. 배우 생활이 화려해 보이지만 그건 사실 몇 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거든요. 그냥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평범하게 알콩달콩 살고 싶어요”

촬영이 없을 때 이해인의 삶은 지극이 평범하다. 그 중에서도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장보기와 무작정 떠나는 것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장을 본다는 그의 카트에는 초콜릿과 과자로 가득하다. 다이어트 때문에 단 것은 입에도 대지 않을 것 같은 여배우지만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과자, 초콜릿과 같은 군것질거리. 아침 집에서 나올 때 캐릭터 가방에 과자와 초콜릿을 챙겨서 나와야만 마음이 편하다고 할 정도다.

또 다른 그의 취미는 무작정 떠나는 것이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떠오르는 장소나 안 가본 곳에 가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해인. 계획적이기 보다는 뭐든 즉홍적으로 훌쩍 떠나는 것이 너무나도 좋다는 그다.

“사실 제가 연애를 잘 못해요. 남자 다루는 법을 잘 모른다고 해야 하나? 사랑을 주는 법도, 받는 법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사랑을 해보고는 싶은데 겁이 나요”

여배우이기 이전에 한 명의 여성으로써 로맨스를 꿈꾸는 것은 당연한 일. 특별하거나 거창한 이벤트보다는 소소한 것이라도 함께 하고 편안한 그런 연애를 하고 싶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해인의 이상형은 어떤 남자일까. 외모를 전혀 안 본다는 이해인은 남자답고 듬직하면서도 생각이 어른스러운 사람이면 된다고 답했다. 특히 류승룡같은 스타일이 너무나도 좋다고.

<U>29세 이해인, 30대를 상상하다</U>

“제 20대요? 정말 힘들었어요. 뭔가 정신없고 내 위치가 어딘가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 참고 참았으니까 많이 쌓여서 어른이 된 것도 있는 반면, 속이 많이 시커메진 것 같아요”

이해인의 20대는 결코 순탄치 않았다. 기회를 잡는 것도 힘들었지만 역할들 때문인지 대중들에게 본인이 호감보다는 비호감의 이미지로 각인된 것 같아 아쉬움 역시 크다.

배우로서 그의 향후 활동 계획이 궁금했다. 어느 위치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편안하게 일이 있으면 즐기면서 하고 싶다는 이해인. 흘러가는 대로 압박감 없이 주어진 일을 즐기고 싶다고.

그래도 욕심은 있었다. 정 많고 따뜻한 이해인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과 소주나 화장품, 초콜릿 광고는 꼭 한 번쯤 해보고 싶다고.

알고 보면 정말 ‘진국’인 배우 이해인. 도시적인 외모에 가려진 그의 따뜻한 마음과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대중들이 알아주고 훌륭한 국민 여배우로 등극하는 그 순간을 기대해 본다.

“30대가 되면 지금보다 더 편해질 것 같아요. 20대가 조급하고 정신이 없었다면 30대에는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여유를 갖고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꼭 언젠간 모든 분들이 인간미 넘치는 제 진짜 모습을 알아주실 거라 믿어요”

기획 진행: 송은지
포토: bnt포토그래퍼 오세훈
영상 촬영, 편집: 이홍근 PD
의상: 드랑, 맥앤로건, 락리바이벌, 르샵
주얼리, 슈즈: 뮈샤, 라뮈샤, 탠디
선글라스, 시계: 에드하디, 베카앤벨
면사포, 가발: 디어데이지, 박승철 위그 스튜디오
헤어: 프리미엄 박승철 청담점 다나 실장
메이크업: 아하바 노화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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