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좋아하는이라면 한번쯤 접해봤을 레이싱 게임이 스크린에 상영된다. 게임 제작사 일렉트로닉 아츠(EA)의 '니드 포 스피드'를 영화화한 것. 게임이 최초 발매된 지 20년 만이다.
니드 포 스피드는 게임의 데모 영상도 실제 촬영을 통해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영화도 제작과정에서 컴퓨터 그래픽 사용을 지양했다. 덕분에 관객은 그래픽 영상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은 박진감 넘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게임 속 니드 포 스피드에서 과속, 사고 등을 유발하면 경찰이 추격을 시작하고 게이머는 이를 따돌려야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 영화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만들어지며 주인공 토비(아론 폴)가 스턴트에 가까운 운전으로 경찰에게서 멀어진다. 토비가 친구들의 도움으로 도심에서 보다 빠른 질주를 할 수 있는 요소도 비슷하다. 게이머의 시선으로 바라 본 카메라 구도도 재연돼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장면을 연출했다.
영화 속 슈퍼카들이 펼치는 초고속 레이싱은 하이라이트다. 영화 말미에 펼쳐진 경주에선 게임에서만 볼 수 있을 법한 부가티 베이론, 람보르기니 세스토 엘레멘토, 맥라렌 P1, 살린 S7, GTA 스파노, 코닉세그 아제라 R이 등장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화에서 수억원을 호가하는 슈퍼카보다 비중있는 차는 미국을 대표하는 머슬카다. 영화 초반 등장하는 클래식 머슬카들과 주연급 마지막 장면의 최신형 머스탱이 이를 증명한다. 토비와 친구들이 정비소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튜닝하고, 레이싱 참가를 위한 포드 쉘비 머스탱이 등장한다. 고철덩어리 시절 역경을 이겨내고 900마력급 머신의 완전체로 새로워진 쉘비 머스탱에 미국인들이 바라는 희망과 자존심이 투영됐다.
혹자는 유사한 내용을 가진 영화 '분노의 질주'와 비교하기도 한다. 레이싱을 주요 소재로 했고 사랑, 우정, 그리고 복수 이야기를 담아내서다. 두 영화를 놓고 재미의 우열을 가리는 것보다 각각의 색다른 매력을 즐기는 게 관람 포인트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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