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업계가 내수 시장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치는 중이다. 2014 오토차이나에 화려한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신차로 자신감을 드러낸 것. 이른바 양과 질에서 세계 선두권 회사들과 정면승부하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는다. 제품 완성도는 기대 이상이었고, 그 속에선 중국의 힘이 감지됐다.
▲고급화
중국 시장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각축장이 된 지 오래다. 때문에 중국 토종 회사도 고급 세단 개발이 한창이다. 이번 모터쇼에 둥펑자동차는 고급 세단 시장을 겨냥, 1호 세단 컨셉트를 출품했다. 둥펑은 1992년 중국 내 합작법인 둥펑푸조시트로엥 설립 후 최근 PSA 대주주가 될 정도로 프랑스와 인연이 깊다. 그래서 1호 세단 컨셉트는 시트로엥의 기술을 적극 반영했다.
크기는 길이 5,091㎜, 너비 1,871㎜, 높이 1,463㎜, 휠베이스 2,950㎜다. 경쟁상대로 토요타 크라운, 아우디 A6L, 홍치 H7 등이 꼽힌다. 시트로엥 C6과 플랫폼을 공유하며, 질소가스를 사용해 차고를 조정하는 시트로엥의 하이드렉티브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주행속도와 노면환경에 따라 서스펜션의 높이 및 강도를 조절, 고속주행 시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중국은 일찍부터 전기차 보급에 힘쓰고 있다. 교통 체증과 대기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역시 중국에서 관심이 높다. 특히 최근 독일 업체들이 상용화 단계의 PHEV를 잇따라 출시, 중국 토종 회사들도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리자동차가 소개한 디하오(帝豪) 크로스 컨셉트 PHEV가 대표적이다. 지리그룹 상하이 디자인 센터가 개발한 두 번째 컨셉트카로, 최고 136마력, 17.5㎏·m의 1.8ℓ 가솔린 엔진과 65㎾와 40㎾급 전기모터를 결합했다. 배터리 전력은 10㎾h다. 0→100㎞/h 10초, 최고 시속은 190㎞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46g에 불과하다. 최대 주행거리는 650㎞에 이르며, 전기모터만으로 50㎞ 주행이 가능하다. 양산차는 2015년 출시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8년/15만㎞까지 동력 성능의 5%도 저하되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디자인
'짝퉁차'로 악명이 높았던 중국차지만 이번 모터쇼에선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할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 체리자동차가 내놓은 알파, 베타 컨셉트는 이런 중국의 변화를 여과없이 보여줬다.
컨셉트 알파는 올해 시장에 투입할 중형 세단 아리조(Arrizo)5의 예고편이다. 쿠페의 지붕선과 유선형 차체, 면발광 LED와 그물형 라디에이터 그릴, 3분할 공기흡입구 등 최신 자동차 디자인 분야의 유행을 모두 담았다. 엔진은 1.6ℓ 가솔린과 1.2ℓ 터보 등 2종이다. 각각 최고 126마력, 15.8㎏·m, 최고 130마력에 21.6㎏·m의 성능이다. 변속기는 5단 자동 및 무단변속기(CVT)를 결합한다.
컨셉트 베타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차급인 소형 SUV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아담한 차체와 커다란 휠하우스, 짧은 후면 등은 낮익은 실루엣이며, 4기통 1.5ℓ 가솔린 또는 터보엔진을 얹을 가능성이 높다. 양산형은 2016년 출시 예정이다.
▲고품질 컨셉트카
높아진 중국 소비자의 눈높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화려한 컨셉트카도 속속 공개됐다. 특히 컨셉트카는 향후 제품 방향성과 기술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만큼 많은 노력이 돋보였다.
이 중 장화이자동차(JAC)는 컨셉트카 SC-9를 출품했다. 전면부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대한 그릴은 크롬으로 장식됐고, 하단 공기 흡입구와 에어벤트에는 복잡한 장식을 더했다. 마치 양문형 냉장고처럼 문이 열리는 수어사이드 도어를 열면 '2+2+2'로 구성된 6개의 시트가 드러난다. 2열 시트는 180도 회전이 가능하다. 실내는 나무와 도장이 되지 않은 금속 소재, 가죽, 탄소섬유 등으로 꾸며졌다. 손동작을 인식해 라디오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작동하는 모션 인식 시스템도 탑재했다. 양산화는 2017년께 이뤄질 예정이다. 동력계에 대한 공식 정보는 밝히지 않았지만 최고 250마력을 내는 2.0ℓ 터보 가솔린 엔진이 얹혀질 전망이다.
베이징=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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