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등록할 때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하는 공공채권(공채)에서 비롯된 자치단체 간 세금 징수 논란이 6.4 지방선거 이후 결론이 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문제를 제기한 서울시와 '문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경상남도 등이 이미 걷은 2,000억원 가량의 세금 반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중으로 납부된 세금의 반환 주체 논란이 조세심판원에 넘어간 상황이다. 심판원은 문제를 제기한 서울시와 이에 맞서는 경상남도 등 일부 자치단체의 입장을 모두 감안, 지방선거 이후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단체 간 자동차 지방세를 두고 싸움을 벌인 이유는 적지 않은 금액의 관련 세수다. 지난 2012년 서울시는 자동차 리스운용사들이 경상남도 등에 자동차 등록을 한 후 서울시에서 운행을 한다며 16개 리스 운용사를 대상으로 2,000억원 가량의 세금을 부과했다. 이에 리스사들은 "기본적으로 자동차는 자동차관리법 상 소유자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등록이 원칙이지만 사용 본거지가 다를 경우 예외가 인정된다"며 "서울에 주소가 있어도 경남에서 근무를 한다면 경남에 등록해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경상남도 등도 리스사의 입장에 동의하며, 서울시 등의 문제 제기는 가치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강남구청 등을 앞세운 서울시는 리스운용사 본점 대부분이 서울에 있는데, 등록을 경남에서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자세를 굽히지 않았고, 결국 2,000억원에 달하는 자동차 관련 세금을 경상남도에 이어 16개 여신사에 추가 부과했다. 서울시의 강공(?)에 밀린 여신사들은 일단 서울시에도 세금을 납부한 뒤 국가에 내는 세금이 이중부과됐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조세심판원에 조정을 요구했다. 경남이든, 서울이든 한 곳에만 세금을 내면 되는 것일 뿐 양쪽에 모두 낼 수는 없어 중앙 정부의 판단을 요구한 셈이다. 결국 공은 조세심판원에 넘어갔고, 현재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심판원 결정에 따라 서울시 또는 경상남도 둘 중 한 곳은 이미 거둔 2,000억원 가량의 세금을 여신사에 다시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여신업계 관계자는 "일단 문제가 제기됐고, 자치단체가 내라고 하니 납부는 했지만 동일 세금을 두 곳에 내는 것은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것이고, 위헌의 소지도 명확하다"며 "심판원 결정에 따라 서울시와 경상남도 둘 중 한곳에서 돌려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신업계는 내심 서울시로부터 돌려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납부한 세액이 2,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어서 자치단체 재정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서울시가 반환자로 결정돼야 손쉽게 받을 수 있다는 것. 이 말은 곧 경남이 반환자로 지정될 경우 환급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음을 우려한다는 의미다.
한편, 업계에선 이번 기회에 자동차 사용지와 등록지 논란이 확실히 정리되고 갈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 공채 비율 조정은 자치단체의 몫이지만 여신사 입장에선 공채비율이 저렴한 곳을 찾을 수밖에 없어 예외조항을 활용, 오히려 불필요한 갈등만 일으킨 소지가 다분해서다. 게다가 일부 자치단체가 이 점을 파고들어 지방세 확대에 나서면서 자치단체 간 마찰의 소지가 돼 왔다.
실제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법인 구매 수입차 가운데 2,000㏄ 이상 승용차의 공채 의무 구입금액이 공급가격의 5%인 경남 지역 등록은 2,581대로, 공채비율이 20%에 달하는 서울시의 1,508대보다 많다. 이외 부산과 대구도 법인등록이 개인등록보다 두 배 이상 많은 3,495대와 2,745대에 달한다. 리스를 운용하는 금융사로선 자동차가 어디서 운행되든 공채 구입금액이 낮은 곳에 우선 등록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 여신업계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법령 정비"라며 "세금은 정당하게 낼테니 징수 주체를 명확히 해달라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며 "심판원의 결정만 기다릴 뿐"이라고 설명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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