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인 서울] 고궁에서 우리음악 한번 들어봐?

입력 2014-05-27 16:07   수정 2014-05-27 16:07


[박성희 기자] 유난히 마음 무거웠던 4월이 지나가고 휴식과 치유의 계절 5월이 왔다. 이에 지난 5월24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고궁에서 우리음악 듣기’를 개최했다. 총 4개의 궁에서 진행되는 본 공연은 ‘희망,’ ‘휴식’ 그리고 ‘치유’라는 테마로 전통음악을 감상함과 동시 고궁의 품격과 전통예술의 깊이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지난 5월20일 창덕궁 낙선재에서 ‘2014 고궁에서 우리음악듣기’ 기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배우 겸 전 문화체육부장관 유인촌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간담회는 조선의 여인 ‘김만덕 이야기’라는 주제로 가야금의 명인 황병기와 판소리의 명창 안숙선이 함께했다.

‘김만덕 이야기’는 고아에서 관기로 삶이 추락했지만, 양인으로 자신의 신분을 되찾고, 거상이 되어 번 돈을 제주 백성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아낌없이 내어 놓는 거상 김만덕의 이야기를 담았다. ‘풍년에는 흉년을 생각하며 절약하고, 편안하게 사는 사람은 고생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하늘의 은덕에 감사하며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유인촌의 스토리텔링과 함께 더해진 풍류 음악은 관객들이 민속 음악의 진정한 재미와 깊은 뜻을 깨닫게 했다.

이날 가야금의 명인 황병기 국악인은 독주곡 ‘침향무’의 일부를 연주했다. 전통적인 선율미와 화음이 돋보이는 이 곡에 황병기 명인은 화음들을 다양한 형태로 변화시키며 한 손만 사용하는 양수지법을 선보였다. 판소리의 대가 안숙선 명인의 공연 또한 인상적이었다. 그는 판소리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을 연주했는데, 이는 가난하던 흥보가 박을 타서 부자가 된 후 자신의 재물을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나눈다는 내용을 담은 중심 대목이다. 마이크 없이 뱃속 깊이 우러나오는 그의 힘찬 목소리는 관객이 저절로 ‘얼쑤’ 등의 추임새를 함께하게 하며 흥을 돋웠다.


2014년 대한민국 각 궁에서 만나보는 특별한 공연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고궁에서 우리음악 듣기’는 2009년 본격적인 상설공연을 시작으로 궁에서의 전통음악 재현을 통한 전통예술의 국가 브랜드화를 위해 힘써왔다. 올해는 앞서 거론되었던 전 문화부장관 유인촌, 황병기 그리고 안숙선을 포함 국립국악원, 종묘제례악보존회 등 국악계 최고의 명인들이 무대를 꾸민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되어있는 창덕궁에선 ‘힐링’과 ‘휴식’을 주제로 한 풍류 음악 공연이 준비되어있다. 창덕궁 음악회는 5월25일부터 6월22일까지 매주 일요일 아침에 열리며 낙선재 전각이 무대로 꾸며지는 ‘낙선재 음악회’와 창덕궁 후원을 산책하며 감상하는 ‘창덕궁 산책’ 등 두 가지로 구성되어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는 덕수궁에서는 ‘성장’과 ‘치유’라는 모티브로 어린이들을 위한 다채로운 스토리텔링 공연이 준비되어있다. 5월31일부터 6월15일까지 매주 토, 일 저녁 7시30분 덕수궁 함녕전에서 열리며 퓨전 국악공연과 동화를 2D 애니메이션으로 감상하는 ‘동화 음악회’가 진행된다.

한편, 조선왕조 역대 임금에게 바쳐졌다는 종묘제례악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전통 음악이다. 연 1회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종묘대제 이외에는 감상할 기회가 많지 않은 만큼 대중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해설을 넣었다. 종묘제례악의 역사, 음악적 가치, 구성 악기에 대한 소개, 문묘제례악과의 비교 등 전통음악의 격조를 느끼게 해줄 ‘해설이 있는 종묘제례악’은 5월24일부터 6월2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종묘에서 감상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비앤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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