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담 기자] 자욱한 안개가 피어나며 희미한 불빛만이 비춰져 있던 도시 런던. 19세기 중반의 런던은 암흑과 불안이 엄습했다.
19세기 중반 영국은 수많은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넘쳐났던 시기다. 런던 동부에 위치한 화이트채플을 인구 과밀 지역이 되어 수 많은 빈민들이 넘쳐났다. 강도, 폭력사건은 흔한 일상이 됐고 수많은 여성들이 몸을 파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1888년 8월7일에서 11월10일사이 런던 화이트채플역에서는 최소 다섯 명의 매춘부가 살해됐다. 수 많은 경찰과 언론이 이 사건에 달려들어 힘을 썼지만,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범인의 실체와 범행 동기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건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뮤지컬 ‘잭더리퍼’가 탄생하게 됐다.
“넌 그저 살인자야 잔인한 살인마야. 저 끔찍한 살인에 박수치는 너 또한 살인자야. 얼굴없는 살인마야”
뮤지컬 잭더리퍼는 사건을 파고드는 수사극 형식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퍼즐과 같은 구성으로 진범을 파헤쳐간다. 극이 점점 절정에 달아 진실이 파헤쳐지는 순간 끔찍했던 살인사건 보다 더욱 잔혹한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미궁속에 빠진 사건 속 살인 용의자 ‘잭더리퍼’. 그는 누구인가에 대한 많은 추론과 궁금증을 유발하는 내용 속에서도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인 사랑은 존재했다. 인간의 죽음과 엇갈린 운명의 사랑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뮤지컬 계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추리스릴러 뮤지컬 ‘잭더리퍼’. 18세기 런던의 분위기를 잘 표현한 무대연출은 관객들이 극의 내용에 더욱 빠져들도록 만든 요소였다. 배우들의 의상 또한 무대연출만큼이나 ‘잭더리퍼’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위태로운 길 위의 여인 글로리아. 그에게 사랑이 나타났고 절망에 빠져있던 인생에서 희망의 꽃을 발견하는 인물이다. 암흑한 도시 속 글로리아의 의상은 이를 상황을 대변해주는듯했다.
글로리아가 주로 입은 의상의 컬러는 레드. 그와 어우러진 레드 컬러는 강렬함을 전해주면서도 공포와 불안 속에 살고있는 그를 애처로워 보이게 만들기도 했다.
그의 의상은 가슴라인이 드러날 정도로 아찔했다. 오프숄더 디자인에 팔 부분에 프릴을 달고 허리라인을 강조해 여성스러우면서도 과감함을 뽐냈다. 블랙 컬러의 레이스 장식과 꽃문양의 자수를 가미해 글로리아와 어울리는 화려함을 더했다. 또한 수술과 프릴을 단 디자인의 플리츠 스커트를 매치해 여성스러움까지 녹여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추리 과정속에서 피어난 글로리아와 사랑을 쫒는 남자 다니엘. 그의 의상은 부드러움과 남성적인 분위기가 동시에 풍겼다.
19세기 남성들의 패션은 직선적인 실루엣의 근대적 디자인이 주를 이뤘다. 이에 수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디자인이 단순해지면서 조끼와 넥타이가 포인트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다니엘 역시 시대상황을 보여주듯 수트룩을 선보였다.
그는 모노톤의 원 컬러 수트와 체크 패턴의 수트를 선보였다. 칼라가 좁고 라펠이 있는 조끼를 입어 클래식하면서도 깔끔한 룩을 보여줬다. 셔츠 깃을 세운 뒤 어두운 컬러의 크라바트를 매 남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도시가 싫어. 상처만 있어. 아무리 울어도 보는 사람 없어. 그저 혼자 일뿐 이 도시가 싫어. 몸서리쳐도 벗어날 수 없어. 날 가두고 있어. 그냥 내버려두질 않아”
범인을 쫒는 자, 앤더슨. 그의 의상은 카리스마 있으면서 어딘가 어두워 보이는 무대의상을 보여줬다. 브라운 계열의 어두운 컬러를 주로 매치해 계속되는 수사에 지친 형사의 모습을 나타냈다. 허리에 찬 큰 벨트, 단추 몇 개를 풀어 해친 셔츠 위에 입은 긴 바바리 코트 등 형사 앤더슨만의 분위기를 살렸다.
돈에 눈이 멀어 돈을 쫓는 자 먼로. 얄미운 그의 패션은 무거운 분위기의 앤더슨과는 달리 귀여운 신사라 표현하고 싶다. 그는 주로 동그란 테의 안경에 밝은 브라운 컬러로 구성된 체크 패턴 디자인의 의상을 입어 귀여운 수트룩을 보여줬다.
의상 때문일까 ‘신비스러움, 몽환적’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인물 잭. 긴 머리에 보랏빛 컬러의 원 컬러 수트를 입어 파격적이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선사했다.
(사진출처: 뮤지컬 ‘잭더리퍼’ 공식홈페이지, bnt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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