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이 커져가지만 성장 의존도는 상위 4개사에 쏠려 편중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는 1만8,112대로 사상 최고를 갱신했다. 내수 승용 점유율도 14.5%를 기록, 전년대비 2.2%P 증가했다. 때문에 업계는 올해 수입차 시장이 내수에서 최고 15%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내수 승용 점유율은 15%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의 대부분이 상위 4개사에 집중돼 있어 오히려 시장 확대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BMW를 비롯한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의 7월 신규 등록은 1만2,719대로, 수입차 전체의 70.2%를 차지한 것. 지난해 같은 기간 이들의 실적은 1만62대로, 시장 전체(1만4,953대)의 67.3%를 점유했지만 1년간 2.9%P 상승했다.
실적 증가에 있어서도 이들의 성장은 뚜렷했다. 지난해 대비 17.8%가 늘어난 것. 반면 상위 4개사를 제외한 수입차 회사의 7월 실적은 5,393대로, 지난해 4,891대와 비교해 10.3% 상승에 그쳤다.
올해 누적 실적에서도 상위 4개사에 대한 쏠림은 뚜렷했다. 상위 4사의 1-7월 신규 등록은 7만8,533대로, 지난해 5만8,728대와 비교해 22.1% 증가했다. 반면 이들을 제외한 수입차의 증가폭은 지난해 3만712대에서 올해 3만3,842대로 겨우 10.2%가 늘었을 뿐이다. 이 기간 시장 내 상위 4개사 점유율도 지난해 65.7%에서 올해 69.9%까지 확대됐다.
이처럼 특정 브랜드 쏠림이 심해지면서 수입차 업계 내에선 시장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자칫 상위 4개사 성장이 더뎌지면 수입차 판매도 주춤할 수밖에 없어서다. 게다가 하위 회사들이 분발하기도 쉽지 않다. 이미 시장 자체가 '가격'으로 버텨내고 있어서다. 프리미엄과 대중 브랜드 관계 없이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경쟁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판매 상위 회사들은 판매량 증대 기반의 '박리다매' 전략을 펼치는 반면 하위 기업은 '다리박매'에 매달리고 있어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소비자 서비스 인프라에 대한 요구나 신차 가격 인하 압박이 브랜드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하위권 업체들의 시름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수입차 관계자는 "지금의 수입차 성장은 사상누각(沙上樓閣)에 가깝다"며 "일부 브랜드가 주도하는 성장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를 고민해 볼 때"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상위 회사들의 성장이 멈추는 지점인데, 그 때를 대비해 시장 건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상위 브랜드 모습은 눈 가리고 질주하는 경주마를 보는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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