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멘토로 유명세를 탄 레이서 권봄이(서한퍼플모터스포트)가 출전중인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 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즈 클래스 참가 자격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그러나 국내 열악한 모터스포츠 현실을 감안할 때 지나친 규정 적용 자체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는 중이다.
13일 모터스포츠 업계에 따르면 권봄이 선수는 지난해부터 KSF 세미 프로 클래스 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즈에 참가했다. 올해 서한퍼플모터스포트에 새 둥지를 틀고 같은 클래스에 출전하고 있는 것. 지난 27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열린 2전은 4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KSF 진출 이후 최고 성적을 거뒀다.
논란의 발단은 권봄이 선수의 과거 레이싱 경력이 KSF 규정집 상 참가 자격에 위배된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KSF 규정에 따르면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 공인 대회 참가자 중 2,000㏄급 이상 클래스에 참가한 경력이 있으면 공백 기간을 3년 이상 가져야 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즈에 출전할 수 있도록 돼 있다. 2011년 슈퍼레이스 제네시스 쿠페(배기량 3,800㏄급) 1·2라운드에 출전했고, 이듬해 같은 대회인 N9000클래스(배기량 1,600㏄급)에서 전체 7라운드 중 5라운드를 소화한 권봄이 선수로선 2013년 KSF 첫 출전 당시 이미 명시된 규정에 맞는 조건이 아니었던 셈이다. 해당 규정에는 미자격자 출전이 확인될 경우 기존 수상에 대한 권리 박탈 및 향후 경기참가를 불허한다는 조항도 병기돼 있다.
이에 대해 KSF 프로모터인 이노션측은 "해당 규정은 세미 프로 클래스인 벨로스터 마스터즈에 자칫 상위 클래스 선수들이 참가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음을 우려해 준비한 일종의 안전장치"라며 "권봄이 선수의 경우 그간 레이싱 경력과 제반 상황을 고려해 선수 자격에 대한 특별 심사회를 거쳐 출전을 허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열악한 모터스포츠 환경 상 레이스 경력과 별개로 상위 클래스에 잠시 출전하는 경우도 있다"며 "위 규정이 상위 클래스를 잠시 경험했던 선수가 실력과 달리 하위 클래스 출전을 원천 봉쇄하자는 의미의 규정은 아닌데, 이는 선수 본인이나 레이싱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규정은 있지만 상황에 따라 해석은 다를 수 있음을 강조한 셈이다.
올해 권봄이 선수를 영입한 서한퍼플모터스포트 이문식 감독 역시 주최측의 특별 심사를 "서한퍼플모터스포트는 프로모터와 심판관들의 판단을 100% 수용하는 팀"이라며 "지난해 출전에 문제가 없었고, 올해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연간 선수 등록을 신청해 주최측 심사를 거쳐 받아들여진 만큼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등록이 완료된 시점에서 이미 주최측이 공정한 심사를 끝냈다고 믿고, 그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팀과 선수들은 레이싱 규정집은 말 그대로 '법전'과 같은 것인데, 자꾸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내는 중이다. 따라서 한 관계자는 "현재 프로와 아마추어 경계선이 모호한 국내 모터스포츠 현실에서 이번에 논란이 된 규정이 너무 엄격한 잣대로 작용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주최측 의도가 그렇지 않다면 규정을 현실에 맞게 수정해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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