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담 기자] 그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배우 선언 이후 오랜만의 활동이라며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영광이면서도 궁금했다. 왜 다른 길을 선택을 했는지.
아직은 여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색한 한 사람.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위해 과감한 선택을 했고 그의 이야기를 들은 필자는 그가 ‘참 용기 있는 사람’이라 느끼게 됐다.
배우 김은정은 최근 그룹 쥬얼리를 떠나 혼자의 길을 걷기 위해 다른 보금자리에서 첫걸음을 시작했다. 그의 선택은 쉽지 않았다. 화려한 조명아래 팬들의 함성을 들으며 사랑을 받던 그가 갑자기 무대를 떠나 배우의 삶을 선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테니까.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할지도 모른다. 또 ‘가수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가 붙어 따라다니며 그를 괴롭힐지도 모른다. 허나 필자가 본 그의 꿈에 대한 고집과 뚝심은 부정적인 편견들을 완벽히 무너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배우 김은정으로 새롭게 돌아온 그에게서 현재의 생각, 앞으로의 꿈, 다짐에 대해 들어봤다.
# ‘쥬얼리’ 탈퇴를 선언하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계보 있는 걸그룹 쥬얼리를 탈퇴하고 배우로 전향한 이유와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가.
원래부터 데뷔 때부터 연기랑 가수랑 같이 하고 싶었다, 항상 데뷔 때부터 롤 모델을 꼽으라면 엄정화 선배님이었다. 연기도 잘하시고 가수로도 자리매김 잘하시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교체된 멤버로 영입되어서 다른 활동을 하기보다는 쥬얼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했다.
그 당시에는 제가 데뷔 했을 때 만해도 가수들이 연기를 한다 하면 부정적인 시선으로 봤다. 요즘에는 시선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아이돌이 한 명씩은 나오는걸 보니. 개인적으로 뭔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고 기회도 없었다. 활동을 하면서도 연기에 대한 관심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했었다. 회사 계약이 끝남과 동시에 쥬얼리가 아닌 나로서 뭔가를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탈퇴한지 모르는 대중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제가 작품을 들어가던지 쥬얼리 멤버들이 새 앨범을 내면 김은정이 없네 라고 알 수 있으실 텐데. 아직 저도, 쥬얼리도 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라 인식을 못하시는 것 같다. 어차피 그 부분은 차츰 인식을 해갈 것 같다. 연기자로 선언 후 작품 활동을 하던지 연기활동을 해야 사람들이 인식하는데 지금은 솔직히 연기 지망생 같은 자리에 서있다. “연기자예요”라고 하기에는 아직 먼 얘기인 것 같다.
쥬얼리 멤버들과 자주 연락하는 편인가? 주로 조언을 해주는 멤버가 있다면?
쥬얼리 멤버 세미라는 친구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필라테스를 같이 해서 자주 본다. 회사 계약이 끝난 후 샵에서 인영 언니를 우연히 만났다. 제가 가서 “언니 저 회사 계약 끝났어요”라고 말하니 뭐 할거냐고 묻더라(웃음) 연기자 해보고 싶어서 회사 알아보고 있다고 했더니 “잘할 수 있어. 잘 알아보고 열심히 해”라고 응원해줬다.
또 기획사 계약만료 기사가 뜨고 난 뒤 정아 언니에게 전화가 먼저 왔다. “은정아 기사 봤어. 네가 진짜 큰 결심했구나 열심히 하고 모르는 것 있으면 물어봐”라고 말해줬다. 아무래도 정아 언니는 저보다 배우로 전향한지 오래됐고 또 잘되고 있어서 좋다. 언니들이 있어서 든든하다.
# 배우 김은정으로 거듭나다.
‘가수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옛날에는 안 좋게 색 안경 끼고 본 것 같다. 요즘 드라마마다 아이돌 친구들도 한 명씩 등장하고 두각을 나타내는 것을 보면 예전보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누그러진 것 같다. 그래서 저만 잘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못하면 또 분명히 ‘가수 출신, 그냥 가수나 하지’라는 말을 듣게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제가 열심히 잘하면 생각보다 잘하네 라는 칭찬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가수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배우 전향을 선언한 뒤 주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니가 쥬얼리 나와서 잘될 것 같아? 할게 없어서 연기하는 구나’라는 악플을 봤다. 그러려니 하면서 그냥 그렇게 받아들인다. 오히려 관심인 것 같다.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되 별로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차피 이분들은 제가 잘하면 변하게 될 거라고 믿는다.
‘k팝최강서바이벌’ 연기력 논란에 대한 말이 언급되기도 했는데 그에 대한 생각은?
그때는 저도 보기 싫고 창피했었다. 준비가 된 것도 아니고 연기를 배운다 던지 그것도 아니고 무작정 떠밀려서 한 상태라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 촬영을 하면서 그곳의 현장 분위기, 시스템을 보고 배웠다. 또한 저의 연기 실력을 보고 발판 삼아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꿈을 찾다. 그리고 노력하다.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어떻게 지내고 있나?
연기연습 열심히 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 레슨 받으며 지내고 있다. 발음연습도 하고 신문 사설을 많이 읽는다. 집에서 매일 해보고 사설 읽고 발음해보고 자고 일어나서 자기 전에 연습해본다. 정신을 차리고 싶어서.(웃음) 자고 일어나서 다짐하고, 자기 전에 다짐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빨리 작품 들어가고 연기하는 것을 보고 싶은 욕구가 있지만 급하게 하고 싶지는 않다. 준비도 안됐는데 괜히 안 좋은 모습 보이고 싶지 않아서 준비가 되고 난 뒤 연기활동을 하고 싶다.
연기를 배우며 힘든 점이 있다면?
편안하게 연기를 해야 하는데 가수활동을 할 때 뮤직비디오나 무대에서 과한 행동을 많이 해서 인지 대본을 받고 나서도 꾸며내려는 행동들이 자꾸 나온다. 아직 몸에 많이 베어서 그게 제일 힘들다.
어떤 색깔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은가?
남들이 봤을 때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연기. “힘을 주지 않아도 연기를 잘 한다”라는 말을 듣는 배우가 되고 싶다. 예를 들면 영화 ‘연애의 온도’에서 김민희씨의 연기,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공효진씨의 연기처럼. 편하게 연기하는데 그 캐릭터대로의 분위기가 뿜어져 나오는..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잘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말 빠른 역할이요(웃음) 말이 너무 빠르다. 연기 지도 선생님도 매번 연습 때마다 제발 천천히 하라고 하신다. 원래 성격이 급하다. 말도 빠르고 행동도 빠르다. 그래서 감정 잡는 것이 제일 힘든 것 같다. 특히 슬픈 연기. 성격이 급해서 잘 안되고 어렵다.
해보고 싶고 탐나는 역할이 있다면?
아까 전에도 언급한 영화 ‘연애의 온도’의 김민희씨의 역할이다. 무겁고 색깔 있는 연기보다 편하게 뿜어져 나오는 생활연기가 매력 있는 것 같다.
또 요즘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연애보다 결혼’에서 한그루씨도 매력 있지만 한선화씨의 역할이 탐이 났다. 도도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뿜어져 나오는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
같이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요즘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활약을 보여주고 계신 배우 이광수씨.(웃음) 또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은 손호준 오빠? 평소 친해서 편하게 연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호준 오빠랑은 사적으로 알게 된 사이여서 친하다. 둘이 매일 티격태격하며 지내는 사이다. 호준 오빠랑 하면 자연스럽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평소 존경하는 배우가 있나?
황정음 선배님. 걸그룹 출신 이셨지만 배우로 전향해 성공 하신 분이라 같아 롤 모델로 생각하는 분이다. 처음에는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보고 사람들이 “매번 밝은 이미지만 하는 것 아니냐” 라고 생각했지만 개인적으로 드라마 ‘비밀’을 보고 매일 엉엉 울면서 봤다. 그때 너무 연기를 보고 혼자 너무 감동 받았다. 나도 저렇게 제대로 연기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어 주신 분이다.
배우 김은정. 어떤 매력으로 대중들에게 어필 할것인가.
솔직히 아직까지 연기를 배우고 있는 상황이라 어떤 역할을 잘 소화해 어떤 매력을 어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상황에 맞게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대중들이 보면서 감동을 받고 그 역할에 동요될 수 있는 매력적인 배우로 인식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대중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한마디.
앞으로 연기자로 변신한 김은정의 모습을 많이 기대 해주셨으면 좋겠다. 조금 부족해 보이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저도 제 인생을 찾으려고 선택한 것이니까.(웃음)
기획 진행: 최소담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경섭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이보름
의상: 스타일난다, 나인걸, 락리바이벌
백: 플랫아이언
시계: 베카앤벨
선글라스: 에드하디 by 룩옵틱스
주얼리: 뮈샤
벽지: 올리브벽지
침구: 클푸
캔들: 퀸비캔들
헤어: 스타일플로어 송이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스타일플로어 강여진 부원장
네일: 유니스텔라 박은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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