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완선 기자] 투팍, 그는 힙합의 전설이자 미국 웨스트 사이드를 대표하는 힙합 뮤지션이다. 현재 힙합계의 거장 나스와 제이지 역시 투팍이 존재했을 때에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으며 심지어 나스는 투팍을 따라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한 전 세계에서 7,700만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한 투팍은 힙합계에서는 가장 많은 앨범을 판매한 아티스트로 이름을 올린 바도 있다. 그러나 1996년 투팍은 라스베가스에서 타이슨의 경기를 보고 돌아오던 중 차 안에서 의문의 총격을 받고 숨진다. 그 후 그는 영원히 힙합계의 전설로 남게 되었다.
한편 그가 패션계에 미친 영향 또한 상당하다. 약간의 과장을 더해 한국의 너바나로 불리기도 했던 서태지 역시 데뷔 초 음악과 패션은 얼터너티브 록이 아닌 힙합이었다. 세월이 흘러 2014년 현재는 음악과 패션에 있어 힙합은 완전한 주류로 자리잡았다.
➤ 오버사이즈와 스킨헤드
투팍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스킨헤드’. 이제는 우리나라의 거리에서도 스킨헤드를 한 젊은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이미 미국 힙합계에서 스킨헤드는 너무나도 평범한 스타일이 되었다. 투팍은 스킨헤드와 루즈한 후드티, 루즈한 데님 팬츠 등으로 초기 힙합 패션을 이끌었다.
투팍이 이끈 미국 힙합의 문화는 대한민국의 패션에도 영향을 미쳤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대한민국의 트렌드 패션은 힙합바지와 빅 사이즈 티셔츠였다.
배드 보이, 잠뱅이 등과 같은 국내 브랜드들은 모두 루즈한 핏의 티셔츠와 팬츠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DJ DOC의 힙합음악이 국내 음악시장을 주름잡기도 했다.
➤ 볼드한 주얼리와 서스펜더 팬츠
일명 ‘멜빵 바지’로 알려진 서스펜더 팬츠. 오염이나 마찰로부터 옷을 보호하기 위해 바지 위에 덧입는 용도로 탄생했으며 과거에는 작업복으로도 많이 사용된 팬츠이다. 때문에 3D업종에 많이 종사했던 미국 흑인들이 많이 착용했으며 자연스럽게 힙합 패션으로 스며들었다.
투팍 역시 갱스터 랩터 답지않게 귀여운 서스펜더 팬츠로 평화를 노래하던 시절이 있었다. 또한 그 시절 1990년대에는 서태지와 아이들, H.O.T 역시 서스팬더 팬츠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리고 2014년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듯 서스팬더 팬츠는 2014년에 다시 등장했다.
힙합 패션하면 떠오르는 것 중 골드 컬러의 두꺼운 네크리스와 반지가 있다. 하지만 투팍은 마치 보헤이안룩에 어울릴듯한 스트랩 네크리스와 팔찌도 애용했다. 이는 거친 느낌의 두꺼운 메탈 주얼리와 비교해 좀 더 귀엽고 개구장이 같은 패션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 가난이 만들어 준 스냅백 패션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이거니와 전 세계적인 스냅백 열풍. 특히 스냅백은 챙이 반듯하고 브랜드로고 스티커를 떼지 않은 채로 착용하는 것이 트렌드이다. 이미 1990년대 투팍이 스타일링했던 이러한 스냅백 착용법의 유래에는 미국 흑인들의 가난이 있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힙합음악은 지금처럼 대중성이 있는 음악이 아닌 주로 흑인들이 즐기던 음악이었다. 흑인들은 그들이 우상으로 삼던 투팍, 비기, 제이지처럼 여러 개의 스냅백을 갖고 싶었지만 가난한 사정으로 인해 모자를 사고 되팔고를 반복했다. 이때 조금 더 많은 값을 받아내기 위해 챙을 구부리지 않고 브랜드 스티커를 떼지 않았다.
현재 스냅백은 마치 박찬호가 활약하던 시절 유행했던 다져스의 모자처럼 누구나 하나쯤은 있을법한 모자가 되었다. 만약 투팍이 지금까지 살아있었다면 현재의 힙합의 위상과 패션 트렌드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그의 대표곡 ‘Life goes on’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삶은 계속된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힙합은 영원하다고 말하지 않을까?
(사진출처: 영화 ‘Tupac: Resurrection’ 스틸컷, 공식 포스터, 뉴에라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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