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완성차회사는 내수에서 121만3,181대를 판매, 113만7,029대였던 2013년과 비교해 6.8% 신장했다. 지난해초 경기침체로 내수시장 부진을 예상했으나 연이은 신차 출시 등으로 파고를 넘었다. 그러나 수입차업계의 약진은 국산차업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따라서 오토타임즈는 지난해 국내 자동차시장을 분석, 완성차업체별로 올해를 전망한다. 편집자
한국지엠은 지난해 내수 승용차시장(RV 포함)에서 14만7,104대를 판매했다. 2013년 13만378대와 비교해 12.8% 늘어난 것. 전체 승용차시장 성장률이 6.9%임을 감안하면 지난해 농사는 일단 풍년이다.
무엇보다 말리부의 판매가 고무적이었다. 2013년 1만1,294대에서 지난해 1만9,157대로 69.6% 증가했다. 이유는 디젤 엔진이다. 초기 품질문제, 수익보전을 위한 이른 연식변경 등이 비판받았지만 디젤차의 긍정적인 영향은 확실했다.
아웃도어 열풍에 따른 RV 선호 경향도 쉐보레 RV 삼총사를 웃게 했다. 특히 올란도는 2013년 1만6,252대에서 지난해 1만9,695대로 상승, 국내 대표 MPV 입지를 다졌다. 소형 SUV 트랙스 역시 2년차 징크스없이 28.6% 신장했다.
스파크의 제자리걸음은 아쉬웠다. 거의 모든 차의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전체 실적의 40%를 책임지는 스파크는 오히려 줄었다. 2013년 6만969대에서 지난해 6만500대로 0.8% 감소했다. 따라서 한국지엠은 새해 벽두부터 기존 스파크S에만 적용하던 아이신 C-테크 변속기를 전 트림으로 확장했다. 상품성 향상을 통해 판매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다.
한국지엠의 내수 승용차시장 점유율도 판매증대에 따라 크게 높아졌다. 11월 현재 13.0%로 전년동기(10.3%) 대비 2.8%P 증가한 것. 국산차 중에서는 최고의 점유율 신장세다. 통상 판매대수보다 경쟁시장 내 점유율을 높이 평가하는 자동차회사로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올해 한국지엠은 무조건 버텨야 하는 게 지상과제다. 완전변경 스파크 외에는 뚜렷한 신차가 없어서다. 즉 신차 부재는 올해 한국지엠의 가장 큰 약점이다. 상황에 따라선 지난해 이룬 성적이 1년도 못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가능성도 크다.
관건은 역시 말리부다. 디젤 엔진이 숨통을 뚫어줬지만 여전히 경쟁차에 비해 판매대수가 적어서다. 현대차 쏘나타, 르노삼성 SM5 등이 각각 신형과 부분변경으로 분위기를 바꿨음에도 말리부의 디자인 변경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북미에서 소개, 호평받은 말리부 부분변경차도 국내 출시소식이 없다.
디젤 엔진 외에 특별한 동력계 추가가 없다는 것도 약점이다. 쏘나타가 지난해말 하이브리드, 올해 디젤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내년 전기차로 시장을 확장하고 SM5 또한 1.6ℓ 가솔린 터보, 2.0ℓ 가솔린, 1.5ℓ 디젤로 다양한 제품을 확보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올란도 역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지만 2011년 출시 이후 특별한 변화가 없다. 어디까지나 이름으로만 판매할 수는 없다. 따라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캡티바 역시 마찬가지다.
오는 3월 출시가 예정된 트랙스 디젤은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다. 그 동안 트랙스는 경쟁차와 달리 디젤 엔진이 없었지만 지난해 말리부 디젤로 얻은 자신감을 트랙스에도 이식하면 르노삼성 QM3 수준의 인기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국내 생산이라는 점이 경쟁력이다.
임팔라는 변수로 꼽힌다. 국내 생산이 아닌 수입으로 가닥을 잡고 있기 때문. 이 경우 가격과 트림 구성에서 국내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지엠이 임팔라에 대한 언급을 아끼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은 올해 성장의 기로에 설 것"이라며 "트랙스 디젤이 그나마 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알페온을 대체할 임팔라는 국내 생산이 아닌 수입 가능성이 큰 만큼 변수"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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