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르노 혁신의 인큐베이터, 테크노센터를 가다

입력 2014-10-25 18:36   수정 2014-10-25 18:34


 프랑스 자동차기업 르노는 사실 독일 벤츠 못지 않은 역사를 지닌 제조사다. 무려 110년간 자동차를 만들어 왔다. 그리고 언제나 기술 발전은 인간이 가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집중했다. 그리고 그 철학을 '르노 인본주의'라 부르고 있다.

 르노 인본주의의 핵심은 혁신이다. '보다 인간을 풍요롭게 하라'는 전제 아래 기술 혁신을 끊임없이 이뤄온 것. 이런 뚜렷한 열망이 없었다면 르노의 발전도 없었을 것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혁신의 본거지는 프랑스 일-드-파리에 위치한 르노 테크노센터다. 






 일-드-파리는 프랑스 레지옹중 하나다. 레지옹은 프랑스 지방행정구역 단위의 하나로, 자율행정권을 갖고 있는 최상위 지방행정구역이다. 우리나라의 광역자치단체 단위인 도(道)와 비슷하다. 프랑스 본토에 22개, 해외에 4개가 있다. 그 중 일-드-파리는 가장 대표적인 레지옹으로 꼽힌다.
 
 일-드-파리는 수도 파리를 중심으로 발두아즈주, 발드마른주, 센생드니주, 센에마른주, 에손주, 오드센주, 이블린주 등 7개 주가 파리를 감싼 형태로 속해 있다. 따지자면 우리나라의 수도권 개념이다. 일-드-프랑스에는 르노 본사를 비롯한 핵심 부서 6개가 위치한다. 이 중 테크노센터는 일-드-프랑스 남서쪽 이블린에 터를 잡고 있다. 






 테크노센터의 설립연도는 지난 1998년이다. 상주직원은 2010년 기준으로 1만1,000여 명에 이른다. 150만㎡ 면적에 건물은 42만5,000㎡를 쓴다. 그 자체로 하나의 도시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테크노센터는 르노그룹의 자동차 설계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한 곳에서 통합관리하기 위해 설립했다. 센터 임직원들은 자동차 제조에 필요한 사전조사부터 양산을 위한 최종 모형제작까지 모든 업무를 여기서 진행한다. 테크노센터의 업무목표는 개발에 혁신을 부여하고, 품질을 향상시키며, 비용과 생산시간을 절감하는 일이다. 르노의 국제 영업을 확장시키는 일도 맡았다. 






 여기에 지난 2010년엔 영업과 마케팅 부서가 이전해 왔다. 그리고 소비자 납기 준수를 비롯해 시장 수요에 따른 생산계획을 담당하는 제조와 글로벌 공급체계 부서도 테크노센터로 옮겼다. 따라서 테크노센터는 르노그룹 내 유일무이한 통합기구로 인정받고 있다.

 테크노센터의 구성은 개발단계에 맞춰 크게 4곳으로 나뉜다. 대표적인 건물은 아방세와 라 뤼세다. 아방세는 신규 제품의 초기 디자인 업무를 맡는다. 시장조사와 전반적인 추세분석 결과, 혁신 및 설계관련 사항을 모두 고려해 제품 개발방향을 정한다. 라 뤼세는 르노 엔지니어링 소속 직원들이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신규 제품을 개발하는 곳이다. 총 4층으로 이뤄진 라 뤼세는 종과 횡으로 각 프로젝트팀을 연결, '벌집'이라는 애칭도 갖고 있다. 또 각종 직원 복지설비(공연장, 헬스장, 탁아소, 미용실, 은행, 직원 전용 판매소 등)이 들어서 마치 대학의 '학생회관'을 보는 듯하다.  
 




 테크노센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케이브(CAVE™, Cave Automatic Virtual Enviroment)라 불리는 시뮬레이터다. 7,000만 픽셀 이미지를 3D로 구현하는 몰입형 시각화 시스템으로, 첨단 슈퍼컴퓨터와 조합해 제품과 관련한 모든 데이터를 실물 크기로 가상화해 보여준다. 실제 개발중인 차의 실내 디자인 시뮬레이터에 앉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실시간 등거리 구현이 가능해 놀라운 인상을 받았다.

 현재 케이브의 역할은 자율주행차 실험과 1대1 디지털 목업 디자인 리뷰 등이다. 특히 경영진이 개발 착수에 앞서 미리 제품을 경험할 수 있어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CEO 카를로스 곤 역시 이 곳을 자주 드나든다고 한다. 해당 시설 덕분에 더 이상 기술 개념 설명을 위한 모형 제작은 필요없게 됐고, 연간 200만 유로를 절약할 수 있었다. 물론 이 같은 시설은 르노에만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지닌 시설이라고 르노는 강조했다. 






 이어 방문한 곳은 테크노센터에서 조금 떨어진 GIE S2A(Economic Interest Grouping Aeroacoustic Automobiles) 풍동실험장이다. 다양한 공기역학관련 실험을 할 수 있다. 르노와 PSA 푸조시트로엥, 프랑스 정부(CNAM:국립공예원)가 각각 출자해 만들었다. 2003년부터 풀 스케일 윈드터널과 5분의2 윈드터널을 운영 중이다.  






 풀 스케일 윈드터널은 공기역학 실험에 있어 실제 주행과 똑같은 환경을 구현한다. 유럽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몇 안되는 특수설비다. 공기흐름을 눈으로 볼 수 있는 특수장치와 치밀한 공기흡입 시스템을 갖췄다. 자동차 각 부위 공기저항을 측정, 가장 효율적인 공기 흐름을 만들어낸다. 최고 풍속 240㎞/h, 자동차 최고시속 200㎞까지 실험 가능하다. 또 발생하는 모든 소리를 벽면이 흡수, 자동차 내외부 소음측정의 정확도를 높였다.

 르노의 테크노센터는 한국 르노삼성자동차 중앙연구소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최근 출시한 QM3나 SM7 노바 또한 테크노센터에서 결실을 맺은 차다. 지금은 SM5와 QM5 후속차를 개발하고 있다. 






 테크노센터 홍보 담당자는 "테크노센터는 신차 개발과 함께 르노그룹이 판매한 모든 차의 사후관리까지 담당하는 곳"이라며 "자동차 일생을 책임지는 게 르노의 기본 철학"이라고 전했다. 테크노센터가 이른바 르노 인본주의 산실인 셈이다.
 
에블린(프랑스)=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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