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보조금 얼마나?

입력 2014-10-15 16:45   수정 2014-10-15 16:44


 100% 순수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기 전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친환경차 구분을 놓고 정부 내에서도 고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차로 구분하면 현재 100% 순수 전기차에 지원되는 2,000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주어지는 반면 하이브리드로 판정되면 보조금 규모가 310만원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어서다. 이에 따라 순수 전기차보다는 낮고,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많은 보조금을 주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항공과 관계자는 오토타임즈와 통화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아직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은 만큼 당장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중요한 것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100% 순수 전기차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기를 외부에서 충전, 전력을 구동에 활용하는 방식은 전기차와 같지만 일반 내연기관도 함께 마련된 하이브리드라는 점에서 현재 적용되는 순수 전기차만큼의 보조금은 어려울 수 있음을 내포한 셈이다. 

 이에 따라 현실적인 방안은 순수 전기차 만큼은 아니지만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많은 보조금이 주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체가 순수 전기차로 진행되는 과정 중의 친환경차라는 점에서 보조금도 일반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의 중간 정도 수준으로 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친환경차 구분에 관해선 완성차회사들이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판매에 돌입할 때 보조금 자체가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내놓겠다는 기업은 한국토요타와 현대차, 아우디 등이다. 토요타는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현재 시범 운행 중이며,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출시를 예고했다. 아우디 또한 A3 e트론 PHEV 등을 국내에 출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게다가 최근 유럽 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바람이 불면서 각사별로 이미 제품을 마련해 둔 점도 국내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보조금 규모에 관심을 쏟는 배경이 됐다. 보조금에 따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짧은 시간 대세로 자리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기본적으로 가정 또는 공공 충전망을 이용해 충전이 가능하다. 충전된 전력이 있으면 전기로만 구동되다 전력이 소진되면 하이브리드로 전환돼 전기 및 내연기관 구동이 병행된다. 통상 충전된 전력만으로 평균 40-50㎞ 주행이 가능해 전체 평균 효율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 토요타 프리우스 PHEV는 ℓ당 47.6㎞(북미 기준)의 효율이며, 아우디 A3 e트론 스포츠백 PHEV도 ℓ당 66.7㎞(유럽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벤츠 또한 대형세단 S500에 PHEV 시스템을 탑재해 ℓ당 35.7㎞(유럽 기준)의 효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보급 여부는 결국 보조금에 달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PHEV 가격 자체가 순수 전기차에 버금갈 만큼 낮지 않아서다. 아우디의 경우 플러그인 A3 스포트백 e-트론을 유럽 내에서 5,300만원에 판매한다. 하지만 국내로 들어올 경우 가격이 더 올라갈 수밖에 없어 보조금이 필요한 입장이다. 그러나 오랜 동안 PHEV에 매진해 왔던 토요타는 프리우스 PHEV 가격 경쟁력이 충분한 만큼 일단 지켜본다는 반응이다. 그렇다 해도 보조금 없이 대중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쏘나타 PHEV를 내놓을 현대차도 보조금을 원하기는 마찬가지다. PHEV 양산이 처음인 만큼 원가부담이 만만치 않아서다.

 이와 관련,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결합한 PHEV가 주목받겠지만 정부로선 PHEV 세금을 면제하는 것만으로도 세원 부담이 발생한다"며 "보조금보다 자체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게 현실적으로 앞서가는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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