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S/S 서울패션위크] 이명신 디자이너, “나는 평범한 보통여자.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의 공감을 사는 디자인이 나온다”

입력 2014-10-17 11:25  


[구혜진 기자/ 사진 김강유 기자] On Style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올스타’ 에서 최종 3인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대중들에게 각인된 실력파 디자이너 이명신.

2015 S/S 서울패션위크를 일주일 가량 앞둔 어느 날 오후, 이명신 디자이너와의 첫 대면은 꽤나 소탈하고 수수했다. 화장기 없는 맨 얼굴로 수줍게 자리에 앉는 애 띈 외모의 그에게서 론칭 5년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열정’과 ‘뚝심’이 느껴졌다.

브랜드 소개를 요청하는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로우클래식은 10대부터 20,30대까지 요즘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 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얘기하는 이명신 디자이너. 그가 전하는 로우클래식만의 스토리와 그녀의 생각이 점점 더 궁금해졌다.

‘클래식과 위트가 공존하는 모던 미니멀리즘’ 브랜드, 로우클래식 이명신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명신 디자이너의 로우클래식은 어떤 브랜드인가?
로우클래식은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여성브랜드에요. ‘패션브랜드’ 그 이상의 히스토리가 담겨있는, 새로운 감성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브랜드라 할 수 있죠.

디자이너의 꿈은 언제부터 꾸었고 꿈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가?
‘디자이너가 되어야지!’ 하고 결심하고 달려온 것은 아니에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조소 작가인 언니의 영향을 받으면서 자연스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꿈을 위한 노력은 정말 많이 했죠. 뭘 하나 꼽기가 어려울 정도로... 특별히 한국패션에 관심이 많아 어릴 때 국내디자이너 선생님의 쇼나 전시회를 많이 다녔어요.

다른 디자이너들과 차별화된 본인만의 강점이 있다면?
‘공감’. 저는 여느 여자들과 다름없는 평범한 ‘보통여자’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자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부분이 크죠. 또 그것을 디자인에 최대한 반영하려고 하구요.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일 로우클래식의 콘셉트 및 특별한 점은?
로우클래식의 이번 콘셉트는 ‘American Dream, The Complete worker’에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소녀에 대한 이야기죠. 완벽한 비즈니스 워커를 꿈꾸지만 아직은 부족한 어설픈 여자를 표현했어요. 이케아 나이키 등 유명 로고의 폰트에서 본듯한 로고의 변형으로 쓴 아메리카 드림은 아메리카에 대한 환상을 보여줘요. 에이프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메인 의상인데 서빙하는 소녀의 모습을 떠올리실 수 있을 거에요.

2015 S/S 의상의 영감은 어디서 받았으며 준비과정 중 어려움은 없었나?
콘셉트를 잡고 나서부터 제가 다니는 모든 장소에서 오직 ‘American Dream, The Complete worker’만 생각했어요. 디자인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밸런스인데 콘셉트에 치우치지 않되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도록 계속 연구했어요. 옷을 만들 때는 수 만가지 생각을 하며 만드는데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주제와 내가 생각하는 그림이 과연 로우클래식 다운가?’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어요.


로우클래식과 로클(로우클래식의 세컨브랜드)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우선 로클은 로우클래식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이지한 아이템들이 많아요. 학생들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맨투맨 셔츠 등의 웨어러블한 의상들이 많죠. 반면 로우클래식은 조금 더 특별한 감성을 찾고자 하는 분들, 혹은 자신의 감성을 좀더 유니크한 방법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브랜드에요. 더 과감하고 누군가가 입지 않을법한 감성적인 의상들이 많아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속 공효진 레터링 티셔츠로 큰 이슈가 됐다. 콜라보레이션 해보고 싶은 브랜드, 스타가 있다면?
엑소의 카이와 시우민 완전 좋아해요! 개인적으로 아이돌을 좋아해서... 남자 아이돌과의 콜라보? (웃음)

또 의류 브랜드보다는 제가 가고 싶은 장소, 사고 싶은 액세서리, 학용품 등 저의 감성을 담고 싶은 패션브랜드 외 브랜드와 콜라보를 해보고 싶어요.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해서 음식점과의 콜라보도 해보고 싶고요. 서울살롱, 핑퐁펍 같이 요즘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음식점과의 콜라보는 언제나 환영이에요.

‘어떻게 하면 저 물건에 로우클래식의 감성을 담을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요. 자신만의 고유한 감성을 지니고 있는 문화, 예술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는 생각만으로도 즐겁네요.

로우클래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로우클래식을 모방하는 브랜드들이 눈에 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3~4년 전부터 그런 브랜드들이 있더라고요. 예전에는 신경을 많이 썼는데 지금은 별로 개의치 않아요. 오히려 브랜드의 인기를 실감하게 만들죠. 로우클래식이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는지 알기 때문에 위기나 긴장감은 크게 느끼지 못해요.

저희 것이 좋아 보여서 시작했던 분들도 아직까지 저희보다 더 뛰어나거나 성장한 분들이 없는 것 같아요. 모방을 한다고 해도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감성을 담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이명신 디자이너가 추천하는 2015 S/S 머스트해브 아이템은 무엇이며 쇼핑하기 좋은 핫 플레이스는?
2014 S/S시즌에 슬립온, 샌들, 플랫슈즈 등이 정말 큰 인기였어요. 이번 시즌에도 그 인기는 계속될 것 같아요. 특별히 글래디에이터 같은 조금 더 특색 있는 디자인의 샌들을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아요. 시크하고 이지웨어한 운동화나 크로스 디자인의 좀 더 편안하게 착용 가능한 백 아이템들을 미리미리 챙겨 놓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옷을 살 시간도 없을뿐더러 쇼핑은 거의 하지 않는 편이에요. 백화점, 인터넷을 다 둘러봐도 제 마음에 드는 옷을 찾을 수가 없어요. 국내외 패션쇼 관람 후 마음에 드는 아이템이 있다면 그때마다 바로 구매하는 편이에요. 물론 로우클래식 제품을 가장 많이 입죠(웃음). 결국 제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든 거니까.

‘여유롭고 섹시하게’는 제 슬로건이에요. 기존에 있는 셔츠에 단추를 하나 더 오픈해서 자신만의 특별한 룩을 완성할 수도 있고, 브이넥에 여유 있고 루즈한 니트나 롱 카디건을 매치하면 아름답고 섹시한 느낌을 줄 수 있어요. 소재도 뻣뻣한 느낌보다 부드럽고 편안한 소재를 추천해요. 피케이 셔츠같은 클래식한 아이템을 스키니 팬츠가 아닌 와이드 팬츠에 매치하면 보이시하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낼 수 있답니다.

이명신 디자이너에게 패션이란?
‘로우클래식’. ‘어떤 것이 가장 로우클래식다운가’가 항상 제 머릿속에 있어요. 이것을 생각하면서 패션을 알아가고 로우클래식을 통해 패션을 배우고 있어요.

이명신 디자이너의 패션철학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가장 나다운 것을 하자!’. 솔직히 말하면 저도 저다운 것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태어날 때 부터 그걸 아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음악도, 디자인도 이제 더 이상 새로운 것이 나올게 없다고들 얘기하는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성향이라고 생각해요. 퍼스널리티가 선택을 만들고 그 선택이 분위기, 취향, 콘셉트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앞으로 제가 계속 연구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요.


20대 여성으로서, 디자이너 이명신으로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졸업 후 5년 넘게 쉼 없이 일하며 로우클래식을 만들어 왔어요. 지금은 많은 분들이 알아 봐 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큰 보람을 느끼죠. 로우클래식은 앞으로 갈 길이 더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요. 더 자신감 있고 열정 넘치는 ‘로우클래식 이명신 디자이너’로서 브랜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일하고 싶어요.

20대 여성으로서 저는 참 불쌍하죠...(웃음) 일하면서 놓친 부분이 너무 많아요. 가족, 친구 등... 이제는 주변 분들을 챙기면서 조금 더 여유롭게 일하고 싶어요. 이번 쇼가 끝나면 런던을 베이스로 파리, 베를린 등 혼자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요. 30대가 되기 전에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것이기도 하고 쉼과 함께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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